책을 머리에 어떻게 넣어! 담푸스 어린이 5
가브리엘라 루비오 글.그림, 배상희 옮김 / 담푸스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아이의 엉뚱한 질문이나 상상이 유쾌할 때가 많지만 때론 막무가내식의 '못말리는 상상'일 때도 있어요.
학교에 간 첫날 "일 학년이 끝날 때까지 책에 있는 걸 몽땅 머릿 속에 집어넣어야한다"는 선생님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책을 머리에 어떻게 넣을까? 고민하는 아이가 내 아이라면 어떨까요?
책에 든 지식이 아니라 책 그대로를 머리에 넣어야한다고 생각한 아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 나노랍니다.

나노는 이제 막 학교에 입학한 아이에요.
입학 첫날부터 책을 버스 정류장에 두고 와버리고 공부는 커녕 숙제도 안해 부모의 걱정이 점점 커지게 되지요.
공부를 왜 해야하는지 모르겠다는 나노에게 엄마 아빠는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살살 달래보기도 하고 교육학자와 아동심리학자까지 만나 상담을 받아보지만 그것이 나노에게는 전혀 안통합니다.
나노는 지식이나 발명 이런 것들이 이미 책으로 나와 있기 때문에 자기가 따로 공부할 필요가 없고 공부란 것이 더 이상 쓸모가 없는거라 생각하는 아이거든요.
하지만 나노와 쌍둥이인 나나는 나노와 전혀 달라요.
나나는 학교생활에 매사 열심이고 나노에게도 공부하는 것이 영화를 보거나 선물을 열어보거나 수수께끼에 답하는 것처럼 새로운 걸 아는 게 재밌기 때문이라 말합니다.
나노는 나나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점점 자기 머릿 속에 자기도 모르는 신비로운 것이 있고 또 지식이 머릿속에서 자리를 차지하지 않는 다는 말이 정말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일 학년이 끝날 무렵 치룬 특별시험에서 모두를 놀라게 합니다.

나노처럼 이제 막 초등 1학년생이 된 우리 큰아이도 처음엔 책 제목과 표지그림을 보고 "맞아! 어떻게 책을 머리에 넣어??" 하며 맞장구를 치더군요.
'책이 재밌겠다~'하며 혼자 책을 펼쳐놓고 읽기 시작하더니,, '책을 머리에 넣는 것이 아니라 책 속 내용을 알아가는 거야' 하며 아는 체를 하기도 합니다.
학교에 들어가고선 공부를 왜 해야하는지는 어렴풋이 느끼는 듯 하지만 공부를 하는 것보다 노는 것이 좋고 공부상에 앉아서도 자꾸 딴짓을 해 저랑 매일 실랑이를 벌이는 우리 아이 모습은 나노와 별반 다르지 않은거 같아요.
나나처럼 공부에 즐거움을 아는 아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대개의 아이들이 모두 공부를 좋아하는것은 아닐텐데요..
이 책은 그런 아이들에게 그리고 저같은 학부모에게 아이들을 이해하게 해주는 쉼표같은 책이었어요.
처음 나노를 엉뚱한 아이라고 소개했지만 나노는 1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스스로 지적 호기심을 깨우치게 된 아이로 성장해 있어요.
18개의 에피소드들을 보면서 나노의 생각이 황당하기도 하고 재치있는 말에는 소리없는 박수를 또 특별시험지의 답안지를 보면서는 나노의 기발함에 덩달아 신나는 기분을 느끼게 되었는데요.. 동화 속 나노를 지켜보듯 우리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주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를 키우면서는 정답이란 게 따로 없지만 나노와 대화를 하며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는 나나의 모습에서 제가 배워야할 것들을 느끼게 됩니다.
나나는 자기 생각을 말하고 자기와 다른 나노의 의견을 들어주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책에 나노만 등장했더라면 다른 실마리가 또 있었겠지만 나나를 통해 아이들 뿐만 아니라 부모가 함께 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나와 나노는 마지막까지 우리에게도 스스로 깨닫고 생각케할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  수학을 좀 더 많이 안다고 자신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멍청한 건 없어" 라구요.

나노와 나나,, 너희들 말이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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