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어린이들의 비밀 지침서'라는 부제가 붙은 엄마 아빠를 사랑하는 아주 특별한 방법' 부모의 입장에선 아주 대견하고 귀가 솔깃해지는 책 제목이죠?!^^ 책 제목을 보는 순간 품에 안기며 '사랑해요'하고 말을 하는 아이들 얼굴이 떠올랐지요. 사내아이인 큰 아이는 주로 '사랑한다'는 말과 포옹으로 제 애정을 표하고 둘째 딸은 엄마 아빠를 공주님과 왕자님으로 그려 하트를 여러 개 그려주는 것으로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데 '어떤 다른 깜찍한 방법들이 담겨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아이의 일기장을 몰래 들여다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어요. 책 표지를 여니 구체적인 방법들이 간단하게 메모되어 있었어요. 아주 특별한 방법들 속에는 엄마 아빠를 일찍 깨우고 멋쟁이로 만들고 아침을 챙겨주는 등 부모님을 위해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그야말로 착한! 일인 듯 싶더군요. 말썽꾸러기 동생아, 너도 이제 철 좀 들어야지. 이건 다 널 위해 하는 소리니 잘 들어. 너도 다 컸으니까 엄마 아빠를 잘 보살펴 드려야 해. 때로는 두 분도 우리의 따사로운 손길이 필요하거든. (본문에서) 그런데 본문에서부터는 내용이 어딘가 이상해집니다. 동생을 불러 부모님을 위해 자기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말하려하는 누나가 꽤나 기특하다 싶었는데.. 이 물꼬가 부모님을 자기들 맘대로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것으로 방향을 틀더군요. 마치 부모님을 위한 듯 겉으로 표하는 이유는 그럴싸하지만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못말리는', '화나는'. '괘씸한'것들이에요. 엄마 아빠를 깨우겠다고 부모님이 방으로 올 때까지 고함을 질러대고 옷 입는걸 돕기 위해 드레스나 해적 옷을 만들어두고 또 힘이 나는 아침을 위해 설탕이 듬뿍 뿌려진 음식을 차리구요. 점잖게 동생을 가르치던 누나는 이제 유치원에 싸가고 싶은 음식을 얻어내는 방법과 갖고 싶은 것이 있을 때 어떻게 해야할지 그리고 집에서 생활하면서 부모님을 도울(?) 수 있는 이런저런 방법들을 알려줍니다. 이건 동생이 말썽꾸러기가 아니라 누나가 말썽을 자초하는 지침대장이에요. 누나의 이 이유있는 행동들은 글쎄 썩 달갑지 않게 받아들여졌어요. 동생을 붙잡고 부모의 마음을 흔들고 부모를 힘겹게 하는 방법들을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하는거 같았거든요. 그런데 한편으론 아이들의 말썽이 아이들의 다른 속마음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 되더군요. 아이들의 문제행동이 때론 부모나 선생님의 관심을 사려하는 행동일 수 있는 것처럼.. 우리 아이가 하는 말썽이 '나를 더 사랑해주세요.' '나에게 관심을 더 가져주세요' 하는 다른 표현이라는 거죠. 마지막까지 누나는 엄마 아빠를 사랑하는 일은 꽤 어렵다고 그래도 누나가 시킨대로 하라고 하죠. 하지만 윙크를 나누는 두 남매 옆에 그려진 말풍선을 보면 허허 웃게 됩니다. ^^ 말썽부릴 일을 알려주면서 결국 누나가 바랐던 것은 따로 있었어요. 그리고 동생 또한 이미 알고 있다는 거~ 아이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을 재차 확인하게 됩니다. 저도 그러고 자라왔겠지만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부모를 위하는 것인지 이미 알고 있고 그걸 푸는데 있어 자기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방법을 만드는 것일 뿐,, 잔머리라 해도 좋을 그들의 엉뚱한 생각이 웃음나게 합니다. 그나저나 우리 아이들의 말썽이 더 특별하게 깊어지는건 아닌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