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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한테 찰딱 ㅣ 아기 그림책 나비잠
최정선 글, 한병호 그림 / 보림 / 2011년 1월
평점 :
어린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의 품만큼 따뜻하고 편안한 곳은 없을 거에요.
그래서 아이들은 부모에게 안기고 업히고 또 치대며 부대껴 노는 것을 좋아합니다.
엄마가 몸을 부비며 재미나게 놀아줘도 좀 서운함이 남을 때 체력적으로 우세한 아빠가 놀이를 함께 하면 이내 그 즐거움은 배가 되지요.
그런데 막상 대부분의 아빠들은 작고 여린 아이들과 어찌 놀아줘야할지 어렵다고 합니다.
[아빠한테 찰딱!]은 아이랑 놀아주고 싶은데 그 방법이 어렵다시는 아빠에게 보여드리고픈 책이에요.
표지그림을 보니 아기 고릴라가 커다란 아빠 고릴라 품에 안겨 살며시 웃고 있어요.
이 둘은 말 그대로 '찰딱!'
작은 빈틈 하나 없게 꼭 껴안고 서로의 숨소리와 체온, 정서적인 유대감까지 함께 나누고 듯 해 보입니다.
페이지를 넘기니 아기 병아리들이 살짝 졸고있는 아빠 닭의 날개죽지 속에 들어가 있기도 하고 두어 마리는 아빠의 등에서 미끄럼이라도 타나 봅니다.
듬직한 아빠의 품은 세상에서 가장 편한 쉼터이자 놀이터이지요.
본문을 보기 전에 이 두 그림에서 이미 친근함과 따뜻함, 포근함, 행복과 즐거움이란 감정들이 생각나더군요.
아기 토끼가 폴짝폴짝 뛰어 아빠에게 달려가 품에 안기고 아기 악어는 물 속을 헤엄쳐 아빠 악어의 얼굴에 올라갑니다.
긴 다리를 가진 기린은 겅중거리며 아빠의 다리에 몸을 부비고 장난꾸러기 고릴라는 힘껏 달려가 아빠에게 안기네요.
그리고 아빠들은 아주 흐뭇한 표정으로 아이들의 찰딱! 몸놀이를 받아줍니다.
새침데기, 재롱둥이, 어리광부리, 귀염둥이, 천하장사, 개구쟁이 등 아이의 성격을 보여주는 표현말도 재미나고 폴짝폴짝, 찰바닥 동동, 어영차, 겅중겅중, 곰질곰질, 다다다다, 살곰살곰 등의 의태어나 의성어도 리듬감이 있어요.
단순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할 반복적인 리듬을 갖고 있고 또 그 속에는 색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토끼와 악어, 기린과 애벌레(나비), 고릴라와 호랑이까지 그림책에서 자주 보여지는 친근한 동물들이 등장합니다
아기 동물들은 폴짝 뛰거나 기기도 하고 겅중거리나 힘껏 달리고 또 몰래 살살 걸어 가는 등 서로 다른 행동으로 아빠의 품에 안깁니다.
그리고나서 아빠의 품에 안겨 몸을 부비는 아기 동물들의 모습은 사랑스럽고 귀엽지요.
마치 우리아이들처럼요..
갑작스런 아기 동물들의 행동에 아빠들의 몸은 뒤로 제쳐지기도 하고 뒤로 쿵 넘어지기까지 합니다.
그만큼 작은 듯 하면서도 아기동물들의 움직임은 크고 힘있는 에너지가 넘쳐 그 모습은 웃음을 유발합니다.
여섯 살 우리 딸도 이 책을 보면서 스스로 찰딱!!하며 제 품에 안기고 까르르 웃어대며 즐거워 했어요.
아마 다른 아이들도 책장을 넘길 때마다 펼쳐지는 행복한 웃음을 보며 따라해본다 서두르며 안길거 같네요.
아이들이 바라는 것은 크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아주 쉽고 간단한 놀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빠 품에 안기는 그 자체 하나만으로도 훌륭한 놀이이구요.
어쩌면 아이만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행복하고 함께 기분 좋아지는 방법이지 싶습니다.
아빠한테만 찰딱이 아니라 엄마한테, 오빠한테 찰딱찰딱 하면서 서로에게 즐거움과 행복한 웃음이 찰딱 붙는 주문을 외워 보는건 어떨까요?
그리고 살며시 안고 서로 뺨을 부비며 사랑한다 속삭여 보세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우리아이의 웃음을 보실 수 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