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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 타러 간 총각 ㅣ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11
정해왕 글, 한병호 그림 / 보림 / 2009년 2월
평점 :
정해왕 글 / 한병호 그림 / 보림
옛날 부모 형제 없이 외톨이로 자란데다 지지리도 가난하고 잘 되는 일이 하나 없는 총각이 살고 있었어요.
어느 날 동네 할머니가 하신 말씀을 듣고 그는 하늘님한테 찾아가 복을 타와야 겠다 생각하고 무작정 길을 떠납니다.
하늘나라로 가는 도중에 그는 혼인만 하면 신랑이 자꾸 죽는다는 젊은 여자와 삼십 년 동안 나무를 길러도 꽃이 피지 않아 상심한 노인, 그리고 삼천 년 동안 늪에 살아도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를 만납니다.
그들은 모두 하늘님에게 그 이유를 물어달라 부탁을 하지요.
드디어 하늘나라에 닿은 총각은 하늘님을 만나 자신이 복이 없는 이유와 하늘나라에 오는 도중에 만난 이들의 왜 뜻대로 되지 않는지 그 이유와 해결할 방도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을 다시 만나 그들의 소원을 이루어주고 자신은 다시 여의주와 금덩어리, 그리고 부인까지 얻어 고향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뒤로 땀흘려 농사짓고 자식 낳아 기르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여보게, 자네가 타고난 복이 그뿐인 걸 어쩌겠나. 하늘나라 하늘님한테 따질 수도 없는 노릇이고..." 동네 할머니의 이말에 총각은 하늘나라를 찾아가 하늘님한테 복을 타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복을 찾기 위해 여행을 시작합니다.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어떤 일이 잘 안 풀릴 때 '내 복이 거기 뿐인걸~'라고 생각하고 위안삼는 저에게 총각의 여행은 좀 솔깃한 것이더군요.
더군다나 새해를 맞은 지금 '복을 구하고 복을 빌어주는 때라 적극적인 그의 모습이 눈에 더 들어왔어요..
그런데 제 생각과 다르게 아직 우리 아이들은 '복'이란게 무언지 잘 모르고 그냥 좋은 게 좋은 것일 뿐이라 '복' 그 자체를 설명하는 것도 좀 어려웠어요.
'사람을 행복하고 즐겁게 해주는 것'이 복이라 했두만 가족들의 복으로 엉뚱한 것들을 이야기합니다.
주인공 총각을 보자니 복이 없다고 혹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불행하다 체념하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불행을 극복하고 복을 찾으려는 노력,, 그것이야말로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열쇠인거 같아요.
하늘나라를 찾아가면서 만나는 여자와 노인, 이무기는 총각 못지 않은 고민을 갖고 있는데요...
사는게 다 비슷하듯 누구나 자기가 가진 복이 있고 또 불행이나 고민도 갖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런데 뿌리를 막고 있는 금덩어리가 꽃을 못피우게 하고 여의주 두 개를 물고 있느라 용이 되지 못하는 것을 모르는 것처럼.. '혹시 내가 모르는 내 복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옛이야기의 정취를 살리는 입말체의 글은 [토끼 뻥튀기]의 정해왕 작가님이 쓰셨고 차분하고 담담한 색으로 번지듯 그려진 수묵화는 [도깨비 방망이], [도깨비와 범벅장수], [꼬꼬댁꼬꼬는 무서워], [해치와 괴물 사형제], [황소와 도깨비]를 그리신 한병호 작가님의 작품이에요.
작가 특유의 개성도 보여지는 듯 한데 다른 그림책 그림보다 내내 점잖고 부드럽습니다.
복이란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복이 들어가는 글자는 무엇이 있는지 물으니 딸랑 '행복', '복주머니' 둘로 끝납니다.ㅋㅋ
아직 아이들에겐 좀 어렵고 막연하지 싶은데요.. 행복 말고도 웃으면 복이 와요, 오복, 식복, 자식복, 처복.. 주절주절 이야기를 좀 했더랬어요^^
1. 색종이로 복주머니 접기
색종이 앞판에 간단하게 귀주머니 접는 방법이 나왔길래 유주랑 접어보자 했어요.
마침 전통무늬 색종이가 있어서 좀 작은 듯 하지만 그대로 접었습니다.
대문접기, 반접어올려 풀칠하기까지는 잘 따라 하더니 옆에 귀를 접어 내는 부분은 어렵다고 내미네요.
'복을 담는 복주머니를 누구에게 만들어줄까?' 물으니 아빠, 엄마, 오빠 식구들을 먼저 댑니다.
그래서 출장 간 아빠에게 편지를 써서 복주머니에 담아 드리자 했어요.
유주가 쪽지 편지를 쓰고.. 만든 복주머니 중에 아빠께 드릴 것을 골라 편지를 넣어 끈을 묶었어요.
눈이 많이 온 날이라 제가 통화하면서 했던 말이 쓰여 있기도 하고..
아직 글쓰기가 서툴러 틀린 글자도 있구요.. 그래도 출장 다녀오신 아빠에겐 기쁨과 웃음을 준 복편지입니다.
규현이가 복주머니라 하니 유주, 귀주머니라고.. 오빠를 가르쳤다지요.ㅋ
2. 복주머니로 연하장 만들기
할아버지와 할머니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 드릴 연하장을 만들기로 했어요.
유주가 할아버지께 드릴 복주머니를 고르고 주머니는 제가 붙여주구요..
내지의 맨 위에서부터 편지를 쓴다더니 중간쯤엔 쓸말이 없다고.. 자기가 여섯 살이 된 걸 써도 되느냐고 묻고.. 쓸말이 없던가, 자기 모습을 크게 그려 마무리했어요.
모양도장을 찍어 조금 꾸미고 색종이를 붙인다길래 오려줬더니 주머니 아래에 무지개처럼 붙인다고요..
그리곤 편지 쓰느라 힘들어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껀 안할거라 합니다.(이론이론~)
봉투를 보더니 봉투 주소를 직접 써보고 싶다 해서 연필로 쓰게 했어요.
색종이접기할 때 유주 보라고 A4용지를 잘라 만들었던 복주머니는 한지를 찢어 꽃을 만들었어요.
만드는 중간엔 한지가 생각대로 잘 안찢어진다고 짜증도 냈는데 붙여놓고는 좋아하더라구요.
그런데 주인을 찾지 못해 속이 하얗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