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지켜라! 뿅가맨 보림 창작 그림책
윤지회 글.그림 / 보림 / 2010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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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자라 내것이란 소유의 개념이 생기면서 또 그 만큼 갖고 싶어하는 새로운 것들이 생겨납니다.
그냥 한 번 내뱉듯 말하고 지나치는 경우도 있지만 며칠 "나 이거 갖고 싶다~", "나 갖고 싶은데 사줄 거에요?"하면서 욕심을 내기도 하고 때론 막무가내로 사달라고 떼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의 그런 요구 앞에 부모는 아이의 마음 못지 않게 꼭 필요한 것인가 아닌가 가격이 비싼가, 싼가.. 여러가지를 따지게 되지요.
무턱대고 사주는 것은 아이의 교육에도 분명 좋지 않고 아이의 마음이 또 금새 바뀌리란 걸 알기 때문에요.
 

무언가가 갖고 싶어 그 생각에 잠 못 이뤄본 적 있으신가요?
그것만 있으면 세상 부러울거 없이 가장 즐겁고 행복해질 것만 같고... 생각이 온통 그것에 사로잡혀 있지요.
이 책 속의 주인공 다섯 살 준이도 요즘 유행하는 뿅가맨을 마트에서 본 후로 뿅가맨에게 마음을 빼앗겼답니다.
로보트의 이름 그대로 뿅가맨에게 뿅~가버린 준이.. 준이의 머리와 가슴, 눈 속엔 온통 뿅가맨이 들어와 앉아 있어요.
오죽하면 준이는 '다섯 평생 이렇게 멋진 로봇은 처음이에요.'라고 말할까요...
뿅가맨을 사면 뿅가맨 가면도 준다는 판매원의 말에 준이는 엄마의 치맛자락을 잡고 떼를 써보지만 엄마가 쉽게 그걸 사줄리 없고
집에 돌아온 준이는 밥맛도 잃은 채 시무룩해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유치원 소풍을 가면서 버스에 올라 타는데 뿅가맨이 나타납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 공원의 매표원 그리고 동물원의 동물들, 놀이기구마저 뿅가맨의 얼굴로 보일 지경.. 마침내는 버스에 탄 친구들이 모두 뿅가맨 얼굴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마중 나온 엄마 손에 뿅가맨이 있네요!
기분이 최고가 된 준이는 뛰는 듯 나는 듯 놀이터로 향합니다. 그런데 뿅가맨으로 누린 기쁨도 잠시, 친구들은 또 다른 장난감을 갖고 있어요.
준이 다섯 평생 이렇게 멋진 로봇은 처음!!이라 할 만큼 또 몇날 며칠 그리 간절하게 갖고 싶었던 뿅가맨도 팽개쳐 둘 만큼 준이의 마음을 한꺼번에 사로잡아 버린 새로운 로봇 왔다맨이에요.

흰색과 번쩍이는 은색의 격자 무늬, 그리고 그 안에 그려진 로봇의 얼굴, 빨간 색과 파랑으로 모양을 낸 각진 글꼴의 제목..
이색적인 이 책의 표지가 아이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는데  저는 어릴 때 본 로봇만화가 생각나 유심히 보았습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떤 얼굴이 멋진지, 또 특징을 잡아 이름을 지어주고 독후활동을 먼저 해보자 하더군요.
빨강과 파랑을 주로 쓴 뿅가맨과 밑그림색으로 많이 쓰여진 노랑색이 환한 이 책의 느낌을 잘 살려주는 듯 해요.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재미는 본문 페이지 하단에 쓰여진 '뿅' 글자들이에요.
점점 늘어가는 뿅 글자.. 뿅뿅뿅 빠르게 읽고 쓰여진 대로 모두 읽느라 숨을 참아가며 쉼없이 뿅뿅뿅~~
책을 읽어주면서 준이의 마음에 얼마나 뿅가맨이 가득찬 것인지 짐작이 되더군요.^^
준이 앞에 서 있는 거대한 뿅가맨과 왔다맨, 준이의 눈에 가득 찬 왔다맨, 식탁 앞에서 울쌍지은 준이 그리고 가족들과 강아지 얼굴까지 왔다맨으로 보이는 그림은 글 없이도 책의 내용을 더 깊이있게 보여줍니다.
일곱 살 큰아이는 남자 아이라고 뒷표지 그림에 뿅가맨과 왔다맨이 대결하는 그림도 빠뜨리지 않았어요.
뒷 날개 장치가 달린 왔다맨이 집에 있는 장난감 트랜스포머 옵티머스 프라임과 비슷하다고 가져와 확인도 시킵니다.
국회 의사당의 둥근 돔에서 나온 로봇이라니!!
아이들에게는 일일이 설명을 해주어야 했지만 어른들에게는 절로 웃음이 나오는 부분이에요. 
[뿅가맨]은 이렇게 어른도 아이들도 함께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명랑 유쾌한 그림책이랍니다.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 쓰는 모습, 결국 원하던 것을 갖게 되었지만 다시 다른 것을 갖고 싶어하는 준이의 모습은 이름만 다르지 바로 우리 아이의 이야기같습니다.
우리 작은 아이도 이번 크리스마스에 산타할아버지께 받고 싶은 선물을 바꿔 달라고 편지를 쓰고 덕분에 저도 마트에 몇 번 걸음을 했거든요.
그런데 자기 마음과 비슷한 아니 아주 아주 닮은 준이를 보면서 아이들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 그리고 소유와 절제에 대해 좀 배우고 느끼게 될 거 같아요. 
이 책 뿅가맨 앞에는 '마음을 지켜라~'라는 부제가 달려 있어요.
우리 어린 시절 태권브이나 마징가제트가 지구를 지켰다면 뿅가맨은 준이의 마음을 가져가고 한편으론 아이들에게 마음을 지키라고 깨우침을 주는 로봇입니다.
쉽게 즉흥적으로 갖고 싶다고 욕심을 낼 순 있지만 그걸 얻게 되었다면 제대로 아끼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속지에도 그림이 나와 있지만 공장에서는 분주히 물건을 만들어내고 포장을 합니다.
물건이 흔해진 만큼 우리들도 쉽게 그것이 얼마나 귀한지 모르고 또 올바른 소비에 대해 좀 둔해지기도 하지요.
오늘 혹여 '나는 다른 뿅가맨에게 마음을 빼앗긴 것이 없는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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