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놀러 와 분홍토끼와 친구들
오드레이 푸시에 지음, 이주희 옮김 / 보림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토끼와 생쥐, 말과 양, 닭, 늑대, 코끼리, 그리고 소속(?)을 알 수 없는 삼총사 동물이 등장하는 분홍토끼 시리즈..
간결한 구성과 배경그림없이 그려진 그림책 속에서 우당탕 그들의 일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네 다섯 살 아이같은 이들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의 생활과 마음을 들여다 보게 되는데요..
[우리 집에 놀러와]는 친구를 사귀면서 겪는 애정과 관심, 그리고 초대 예절에 대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분홍토끼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놀러 오라고 합니다.
이때 한쪽 다리를 굽힌 채 발가락을 구부린 자세로 통화하는 분홍토끼의 표정은 마치 시트콤의 한 장면 같네요.
초콜릿 케이크를 함께 먹자고 전화한 분홍토끼는 초콜릿 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재료를 섞어 반죽을 하고 오븐에 넣은 다음 케잌이 구워지는 동안 머리도 곱게 빗구요.
말끔히 치운 식탁에는 장미꽃 한 송이가 담긴 꽃병과 구운 초코 케잌이 놓여집니다.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 드디어 기다리던 친구가 왔습니다.
그런데 게슴츠레하게 눈을 뜨고 앉아 있던 토끼의 눈이 깜짝 놀라 커지네요.
좋아하는 여자 친구에게 주려고 애써 케이크를 굽고 기다렸건만.. 생쥐는 분홍토끼의 마음을 모른 채 친구들을 몽땅 데려온 것이에요.
'과연 분홍토끼의 다음 행보는 어찌 될까?' 기대되면서 페이지를 넘겼습니다.
"맛있게들 먹어!"
생쥐를 주려고 만든 케이크 하나만 덩그라니 남겨 놓고 나오는 분홍토끼의 표정은 아까와 다르게 영 심드렁 그 자체입니다.
 
전화로 손님을 초대하고 손님을 위해 음식과 꽃을 준비하는 분홍토끼에게선 설레임같은 것이 보입니다.
그런데 한꺼번에 몰려온 동물친구를 본 후로 심통이 좀 난거 같네요.
저도 어린 시절을 지나왔지만 아이들은 보통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나를 가장 생각해주고 나하고만 놀아줬으면 하는 생각을 하곤 하지요.
어른의 입장이라면 분홍토끼처럼 손님을 대하지 않았을텐데.. 손님만 남겨두고 나오는 분홍토끼는 그야말로 분홍토끼 답습니다.
분홍토끼는 이 책에서도 내 생각대로 기분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아이들의 심리를 유쾌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분홍토끼 시리즈는 어른 손바닥 만한 보드북 형태라 어린 유아들도 쉽게 펼쳐볼 수 있구요..
저희 작은 아이는 어디 여행을 간다커나 할 때 가방에 넣어갖고 다니며 본답니다.
아이에게 여러 동물중에 누구랑 가장 닮았니? 하고 물으니 분홍토끼를 고르네요.
심술궂고 때론 엉뚱해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장난꾸러기 분홍토끼..
아기자기하고 동글동글하게 귀여운 토끼는 아니지만 분홍토끼의 행동이나 표정만큼은 어떤 토끼보다 재미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