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히어로 팬티
폴 브라이트 지음, 정준영 옮김 / 세상모든책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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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배트맨, 엑스맨, 스파이더맨, 파워레인저.. 시간은 흘러도 슈퍼영웅의 캐릭터는 계속해서 창조됩니다.
정의를 쫓는 그들에겐 보통 사람이 갖지 못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지요.
그래서인지 슈퍼영웅은 아이나 어른 모두 좋아합니다.
우리집 일곱 살 먹은 꼬마도 그들을 동경하고 종종 놀이를 하면서 하늘을 날고 때론 손에서 레이저가 발사되는가 하면 악당을 혼내주었다면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데요..
우리 꼬마처럼 슈퍼맨이 되고 싶은 아이라면 특별한 공감과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책 [슈퍼 히어로 팬티]에요.



이야기는 바람이 많이 부는 5월의 어느날, 큰 돌풍이 빨래를 멀리 날려 보내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런데 날아가버린 빨래중에는 찰리에게 가장 소중한 '슈퍼 팬티'도 있다는군요.
팬티 앞쪽에 크고 굵은 검정색 글씨로 '펑'이라 쓰여 있고 뒤쪽에는 '짠, 앗, 철썩' 이라고 작게 쓰여진 찰리의 팬티는 여느 옷처럼 평범한 것이 아니라 팬티를 바짝 올려 입으면 슈퍼맨처럼 하늘을 날 수 있고 커다란 자동차도 번쩍 들 수 있게 힘을 주는 아주아주 특별한 팬티랍니다.
어느새 악당까지 잡아서 찰리는 도시의 소년영웅이자 도시의 해결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는데.. 그 팬티가 없어지다니!!
찰리는 날아간 슈퍼 히어로 팬티를 찾아 짐을 꾸려 모험을 시작합니다.
열기구를 타고 꼬불꼬불한 해협을 건너고 햇살이 내리쬐는 세렝게티의 끝없는 평원을 걷는가 하면 페루의 높은 고원을 기어 올라야했어요. 게다가 진흙이 많은 거대한 미시시피 강까지 거슬러 올라가 보았지만 슈퍼팬티는 찾을 수 없었어요.

찰리는 네팔의 가파르고 눈이 쌓인 산허리에서  
마치 자신이 작아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춥고 얼음으로 가득한 그곳에서
갑자기 찰리의 눈에
거대한 털북숭이 물체가 보였어요.
(본문에서)

처음 의기양양 자신만만하던 찰리는 끝이 없는 여정에 외로움과 싫증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자기 맘대로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고 세상이 얼마나 큰가도 경험하게 되지요.
하지만 소년 영웅 찰리의 이야기가 이렇게 끝나버리면 안되겠지요? 
춥고 얼음으로 가득한 네팔의 산허리에서 마침내 찰리는 자신의 팬티를 입고 있는 눈사나이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팬티가 이제 자기것이라고 말하며 맘에 쏙 들어하는 눈사나이에게 귀여운 흥정을 겁니다.

찾으려는 물건이 제자리에 없을 때 더군다나 자기에게 가장 소중한 물건이 없어졌을 때 대부분의 아이들은 눈물을 흘리고 안절부절 못합니다. 하지만 찰리는 당황하지 않고 표정이 우울하지도 않습니다.
어려운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결국 자신이 그토록 소중히 아끼는 빨간 슈퍼 히어로 팬티를 찾게 되지요.
그리고 한층 더 슈퍼 영웅으로서의 자질도 키울 수 있게 됩니다.
넓은 세상을 향해 나가는 찰리의 용기 뿐만 아니라 이 책에서는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게 하는데요..
'펄럭펄럭'거리며 세상을 향해 날아간 빨래를 쫓아 프랑스와 세렝게티, 페루, 미시시피강, 네팔 등 찰리는 다른 나라를 가게 됩니다.
그러면서 각기 다른 나라의 기후적 특색도 보여주지요.

그림을 들여다보면 여동생의 분홍 물방울 무늬 양말을 신고 있는 프랑스 여우는 포도주 향을 맡으며 예술가처럼 서있고 줄무늬 셔츠와 넥타이를 하고 있는 사자는 혼자 바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다소곳이 앉아 차를 마시는 라마 , 그리고 양털모자를 쓰고 있는 악어까지 이 책에서는 아이다운 상상력과 발랄함이 돋보이는 거 같아요.
찰리의 팬티를 입고 있는 거대한 털북숭이 눈 사나이를 보는 순간 우리 아이들은 웃음보가 터졌어요.
줄무늬 와이셔츠와 넥타이 그리고 아주 작은 잠옷 바지를 껴입은 눈사나이의 어울리지 않는 옷차림, 그리고 발가락을 모으고 어정쩡하게 서 있는 모습도 아이들에게 웃음을 주더군요.  
이 책은 색과 움직임이 많아 발랄하고 그림책의 내용을 십분 더 표현하는 그림때문에 읽을 때마다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어요.
슈퍼맨이 되고 싶은 친구들은 이제 보자기 망토보다 찰리의 마법같은 '펑!' 팬티를 갖고 싶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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