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토끼 마시멜로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04
클레어 터레이 뉴베리 지음, 최순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손 안에 담뿍 들어갈 듯한 작은 토끼가 꼬박꼬박 조는 듯 앉아 있는 모습이 귀여운 표지그림입니다.
이 책은 1943년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으로 지금도 꾸준히 사랑을 받는 책이라고 하네요.
70년의 시간을 아우르는 그림책의 힘!
이 책을 읽고나서 가장 먼저 이 책 특유의 따스함이 그 시간을 이어오게 했을거라 생각되더군요.
목탄으로 그린 부드러운 선, 흑색과 어우러진 연한 오렌지빛 색채, 사랑스런 토끼와 고양이의 움직임과 사실적인 묘사, 그리고 작가 특유의 잔잔하고도 편안한 문체가 이 책이 전하는 사랑을 더 따뜻하게 데워주고 있는 듯 합니다.



늙은 고양이 올리버는 새끼 고양이 적부터 가정부 올리버 양과 함께 맨해튼의 아파트에서 함께 살았어요.
다른 대부분의 고양이들은 제힘으로 먹이를 찾아야 하지만 올리버는 야옹거리기만 하면 쉽게 밥을 먹을 수 있었지요.
이렇게 제 시간에 밥을 먹을 수 있고 또 평화롭고 고요한 일상은 올리버가 바라는 것이기도 했어요.
그런데 삶이 그렇게 항상 평탄할 수만도 없고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죠.
한 번도 집 밖에 나가 본 적이 없는 올리버는 이 세상에 온갖 동물이 많다는 것을 몰라 어느 날 틸리 양이 가져온 작은 토끼를 보고 겁을 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토끼를 지켜보던 올리버는 한결 용감해지고 본능처럼 토끼에게 덤벼들게 되지요. 이내 틸리 양에게 들켜 저지 당하고 다른 방으로 들어가게 되지만요..

쫑긋한 귀, 분홍색 눈과 발름거리는 코, 그리고 파르르 떨리는 수염이 달린 살아 있는 동물, 그리고 어미와 헤어져 슬픔에 잠긴 채 웅크리고 있던 작은 토끼는 차츰 더 많은 것을 보고 또 알게 되면서 이전과 다르게 부산스런 토끼로 자라납니다.
하루종일 물어 뜯고 온 방안을 장난치며 돌아 다니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요.
틸리양이 외출하고 없던 어느 날, 올리버는 마시멜로가 있는 방 안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아무런 근심 걱정 그리고 의심없이 깡충거리며 노는 마시멜로와 언제고 덤벼들 태세를 갖추고 때를 기다리는 고양이 올리버!!
그러나 올리버가 덮칠까 어쩔까 머뭇거리는 사이, 마시멜로가 갑자기 다가와 올리버의 코에 입을 맞춥니다.
그리고 눈을 감고 포근히 몸을 기대 오고.. 다음 순간, 올리버는 새끼 고양이에게 하듯 마시멜로의 얼굴을 부드럽게 핥아 주지요.
 
유함이 강함을 이기는 순간!
올리버보다 몸집이 큰것도 아니고 털을 세운다든지 이를 드러내놓고 으르렁거리며 위협하는 것도 아니지만 작은 토끼의 입맞춤은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그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아무런 의심없이 순수하게 다가온 마시멜로의 모습이 고양이 올리버의 본능과 긴장감을은 누그러뜨린 것이지요.
그 어느때보다 평화롭고 고요한 시간을 가지면서 올리버 또한 이 세상에는 평화와 고요보다 더 값진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겠지요.
두 마리 새끼 고양이처럼 장난을 치며 노는 고양이 올리버와 토끼 마시멜로..
그 둘의 사랑과 우정, 그들이 느끼는 행복감이 엄마 품처럼 또 그들의 낮잠처럼 따스하고 달콤하게 전해지는 듯 합니다.

마치 옆에서 마시멜로와 올리버의 일상을 지켜보는 듯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작가의 이야기와 그림은 담담하면서도 부드럽고 편안합니다.
그리고 이야기 안에는 어리고 순한 토끼를 키우기 시작하며 쓴 '토끼를 칭송하는 시'와 점점 부산스러워진 토끼를 보며 쓴 '토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엄중히 경고함'이라는 틸리 양의 시가 있는데 이 또한 틸리양을 통해 보는 작가의 재치있는 시선이지 싶습니다.
사소한 행동 하나도 놓치지 않고 글과 그림으로 풀어 놓은 작은토끼 마시멜로!
이 책 특유의 소박한 색채와 담담한 글에서 따뜻한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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