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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쟁이 며느리 ㅣ 옛이야기 그림책 6
신세정 글.그림 / 사계절 / 2008년 10월
평점 :
![](http://www.iqeqcq.com/uFiles/activity/201044019/방귀쟁이며느리.jpg)
신세정 글. 그림 / 사계절
동네에 소문이 자자할 정도로 고운 처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처자가 생긴것과 다르게 방귀를 참말로 잘 뀐다지요!
이웃 마을 부잣집 외아들에게 시집을 간 처자는 사흘마다 뀌던 방귀를 참다 그만 뽀얗게 곱던 얼굴이 누런 메줏덩이로 되고 말았어요.
며느리가 병이 들었나 걱정하는 시아버지께 며느리는 방귀를 못뀌어 그렇다 하고 시아버지는 시원하게 방귀를 뀌라고 하지요.
며느리는 시아버지께 가마솥을 시어머니께 문고리를 그리고 남편에겐 아무거나 꽉 붙잡고 있으라 하고 방귀를 뀌어댑니다. 그 바람에 문고리 잡은 시어머니는 펄럭펄럭 정신 못차리고 가마솥 잡은 시아버지는 어디로 간지도 모르게 날아가 버리고 남편도 영 정신을 못차리지요.
집안은 풍비박산나고 방귀쟁이 며느리는 친정으로 돌려 보내지게 됩니다.
친정으로 가는 길에 시아버지와 며느리는 커다란 배나무 아래서 장사꾼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배 하나씩 따주면 비단이랑 놋그릇이랑 절반씩 갈라준다 하니 며느리는 나무를 향해 방귀를 뀝니다. 후두두둑~ 떨어지는 배.. 그래서 며느리는 귀한 물건을 반씩 갈라 받고 시아버지와 함께 왔던 길을 되돌아 집으로 가서 잘 먹고 잘 살았다 하네요.
곱디 고운 새색시가 방귀쟁이라니요??
이책은 숨은 그림찾기를 하듯 곱고 화려한 그림을 보며 재미난 이야기들을 만들어 볼 수도 있겠어요.
방귀가 마려우면 종을 흔드는 고운 처자 그런데 부끄러운 듯 눈을 낮추고 있는 처자가 좀 의심스럽습니다. 처자 곁의 새는 곤두박질 치고 꽃들은 모두 시들어 있거든요^^
시집을 가면서 종을 두고 가는 처자의 얼굴엔 슬픔이 어려 있어요.
게다가 방귀를 참으면서 얼굴이 누렇게 떠가고 메줏덩이가 된다니..
아이들은 며느리 표정 흉내를 내며 웃기 바쁩니다.
그리고 며느리 뿐만 아니라 시아버지, 시어머니, 남편의 망가진 모습과 표정도 살펴볼 만 합니다.
'아이고, 야야! 고만 뀌어라, 고만 뀌어라'
'이제 시작인디.... 뀌는 김에 조금만 더.... 뿡, 뽕, 빵'
'고만 뀌어라, 고만 뀌어라아!'
그림도 그렇지만 맛깔나는 전라도 사투리가 이책의 재미를 더해 줍니다.
좀 느린 듯 하면서도 상황에 맞춰 크고 작게 읽다보면 흥이 나거든요.
재미난 옛이야기에 사투리와 고운 그림들이 더해져 익살스러운 웃음과 재미를 갖게 합니다.
"며느리가 뭘까?"하니 아이들이 모르겠다 하네요.
그래서 "엄마가 바로 할아버지 할머니께 며느리야" 하고 일러주니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아직 '며느리, 사위, 장인, 장모...'는 몰라도 삼촌, 숙모, 고모, 이모, 고모부 이런 호칭이라도 아니 다행이라 생각하며 가족에 관한 놀이로 해보았어요.
![](http://www.iqeqcq.com/uFiles/activity/201044019/0511-1-vert.jpg)
신문의 사진이나 그림에서 인물을 찾아 오려 붙이면서 가족 사진이 되게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우리집처럼 아빠, 엄마, 오빠와 동생으로 꾸며도 좋고 거기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셔도 좋겠다고 이야기했더니 신문 여러장을 넘겨가며 아이들이 새로운 가족들을 찾아줍니다.
유주는 젊은 여자는 엄마, 하얀머리는 할머니..로 구분해 붙이고 비를 아빠로 한다는군요.
규현이는 남자 어른이 아이를 자전거 태워주는 걸로 아빠와 아이를 한꺼번에 해결하고 우리 식구처럼 네 명만 있는 가족이라며 다른 가족은 없다 합니다.
가족들이 각각 어떤 소리로 방귀를 뀔까? 물었는데
유주는 아빠,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 구성원들의 이름만 적어주고
규현이는 방귀소리를 써 놓은 다음 방귀의 모양이라며 별도 여러개 그려 주었어요.
![](http://www.iqeqcq.com/uFiles/activity/201044019/0511-6-vert.jpg)
삐리리릭, 삐익, 삑 뿡, 빠앙~
규현이 한바탕 말로는 방귀소리를 제법 내더니 쓴 것은 몇 가지 안됩니다.
방귀를 제일 잘 뀔거 같은 사람으로 유주는 "아빠" 라며 비를 택하고
규현이는 "엄마"라며 각각 방귀쟁이 축하 꽃다발을 안겨주었어요.
꽃은 고우나 좀 반갑지만은 않은 꽃선물이지죠?! ㅋㅋ
![](http://www.iqeqcq.com/uFiles/activity/201044019/0511-4-vert.jpg)
저녁식사 후에 최고의 방귀쟁이에게 상장을 써주기로 했어요.
규현이가 꽃을 받은 엄마가 상장을 받을 주인공이라 하네요.
규현이에게 받은 첫 번째 상장이 최고 방귀대장상이라니?? 규현이가 큭큭 웃으며 재미있어 했어요.
규현이 옆에서 보고 쓰기를 하던 유주는 상장 바로 옆에 이름이 들어가고 '아빠' 대신 '비'라고 적더군요.
그리곤 '비는 가수 상장에 꽃이 있다'라고 적어 놓고.. '비가 가수라 상장과 꽃을 주는거라고... 이야기합니다.
아주아주 웃긴 상장이지요?!
방귀쟁이 며느리.. 그러고보니 제가 바로 주인공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