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자전거 환경지킴이 3
이상교 지음, 오정택 그림 / 사파리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초등학교 5학년 무렵이었던가요..
동네 친구들이 하나 둘 자전거를 탈 줄 안다고 자랑하며 의기양양하게 자전거 탄 모습을 보이니 그때까지 관심없던 자전거를 배워보고 싶더라고요.
키도 작을 뿐더러 겁도 많아 토방에 발 하나를 얹고 안장에 오르면서도 막내오빠한테 꼭 잡고 있어야한다 얼마나 신신당부를 했던가.. 어젯일처럼 기억에 남습니다.
하지만 페달을 구르며 달릴 때의 기쁨도 잠시, 그것보다는 넘어지면서 깨진 무릎팍에서 나는 피가 무척 두려웠던가봐요.
전 아직까지도 자전거를 못타거든요.

그래도 자전거에 대해서는 '두려움'이란 단어보다 '신나는' '즐거운' 이란 단어가 먼저 떠올라요.
비단 저뿐만 아니라 요즘 우리 큰 아이도 자전거가 바로 그런 존재가 되었답니다.
얼마 전에 보조바퀴가 달린 자전거를 사주었는데.. 유치원 다녀오면 자전거 타는게 하루 일과가 되었어요.
자전거를 좀 더 잘 타게 되면 중랑천에서 아빠랑 자전거를 타자고 이야기를 했더니 아주 열심으로 탄답니다.
열심히 연습을 해서 여덟 살이 되기 전에 보조바퀴도 뗄거라 아주 자신만만하구요.



[초록자전거]에 나오는 동이도 우리 큰아이만치나 기분이 좋겠어요.
방학을 맞아 엄마가 새 자전거를 사주셨거든요. 날씬한 초록색 자전거에게는 벌써 씽씽이라는 이름도 지어 주었고요.
동이는 아침 일찍 일어나 자전거를 타러 밖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이름 아침부터 동네 길 양옆으로는 빽빽하게 자동차들이 늘어서서 서로 먼저 빠져 나가려고 경적을 울려댑니다.
동이는 씽씽이를 타고 좁은 길을 쑥쑥 빠져나오고 페달을 밟지 않고서도 언덕길을 미끄러져 내려오기도 하지요.
막힌 도로 자동차 안에 갇힌 사람들은 동이를 부러운 듯 바라보고 동이는 기분이 좋아 절로 어깨가 으쓱합니다.
골목을 빠져 나온 동이는 이웃 어른들께 인사를 드리고 기분좋게 아침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큰 길에서는 달리는 자동차들 때문에 생긴 시커먼 매연으로 숨을 쉬기조차 어렵고 오토바이는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지나가 유모차에서 자고 있던 아가까지 놀라게 만들어요.
자전거 도로에서는 동이의 씽씽이 말고도 빨강, 파랑, 노랑 갖가지 색깔의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동이 눈에는 동이의 씽씽이가 최고로 멋져 보인답니다.
공원에는 초록 풀들이 산들거리고 예쁜 꽃들과 나비들도 보여요.
이제 자동차 소리 대신 자전거 바퀴살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공원은 조용합니다.
풀냄새와 상쾌한 기분에 동이는 쉬었다 가려고 그늘 아래 누웠어요.
그리고 싱씽이와 함께 하늘 높이 나는 꿈을 꾸면서 언젠가 씽씽이를 타고 아주 멀리까지 가볼거라 생각합니다. 

빨강, 파랑, 노랑, 초록, 파랑 풍선을 잔뜩 달고 하늘 위로 날아오르는 꿈을 꾸는 동이의 모습은 아마 이제 막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의 꿈과 비슷할거 같아요.
저희 아이도 보조바퀴를 떼고 어서 두발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그리고 두발 자전거를 잘 익히게 되면 놀이터 말고 멀리 공원으로 가 자전거를 탈거라 계획하고 있거든요. 
다른 친구들이 탄 자전거보다 내 자전거가 최고라 하는 것도 꼭 닮았어요.
초록 자전거를 읽으며 "꼭 규현이 같네?!" 하고 이야기 했더니 피식 웃으며 동이는 두발자전거를 탔으니까 아직은 자기랑 좀 다르다고 하네요.

꽃과 나비,푸른 잔디.. 초록으로 채워진 풀밭길을 빨강 풍선을 달고 씽씽 달리는 동이의 모습은 아주 산뜻하고 명랑해 보입니다.
힘있게 구르는 자전거 바큇살의 모습, 꾸밈없이 귀엽고 솔직한 동이의 표정은 유쾌함도 느껴지고요. 
동이가 집을 나서서 좁은 골목과 마을길, 큰길, 자전거도로, 공원을 지나는 동안.. 우리도 그림책을 보면서 동이가 보고 느낀 것들을 함께 공감하게 되었어요.
아직 모두를 이해하지 못해도 무엇이 좋고 무엇이 그른지 어렴풋이 나마 마음으로 배우게 될거 같아요.
 
자동차가 빽빽하게 막혀 있는 모습이나 오토바이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장면등은 아주 어둡게 처리되어 동이와 초록 자전거 씽씽이의 밝은 색채와 아주 대조적인 느낌을 주어요.
교통체증, 매연, 자동차나 오토바이 소음등 대체적으로 우리가 불편하게 느끼는 것들은 공기를 오염시키고 에너지를 많이 쓰게 해 지구환경을 해칠 위험요소가 아주 높습니다.
빠르고 쉽고 개인주의적인 것들이 점점 늘어나는 세상, 하지만 그것보다 초록 자전거를 통해 나 스스로의 노력과 남을 위해 배려해야할 것들도 보여주고 있어요.
그리고 헬맷과 무릎 보호대를 착용한 동이의 모습, 그리고 큰길로 나갈 때 조심해야하고 횡단보도를 건널 땐 먼저 신호를 지키고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걸어야 한다는 것 등 자전거를 타면서 조심해야할 것들을 그림책을 보며 이야기나눌 수 있었어요.
책의 뒷부분에서는 자전거가 왜 환경지킴이인지, 자전거를 탈 때 지켜야할 여러 안전규칙등이 자상히 소개되어 있어요.
지구를 바퀴삼아 달리는 동이의 모습은 하루하루 건강히 자라는 동이의 모습과 조금 더 멀리 달려가보는 동이의 일상을 그려보게 합니다.
그리고 씽씽 달리는 동이의 얼굴에 자기자신의 얼굴을 바꿔 보게도 하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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