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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 쓴 개 ㅣ 맹앤앵 그림책 4
박정연 옮김, 아르노 부탱 그림, 마티스 글 / 맹앤앵 / 2009년 9월
평점 :
이 책을 보고는 작은 아이가 [방귀] 책을 찾아와 고티에랑 비슷하게 생겼다고 아는 체를 하더군요
[방귀]를 그린 아르노부탱의 그림이라 주인공은 달라도 생김새나 색감이 유사한데다 코믹한 느낌이 아주 비슷합니다
그런데 저는 항상 어눌하고 소심하던 한 은행원이 타이거 마스크를 쓰고 레슬링을 하던 영화, <반칙왕>이 생각나더군요
얼떨결에 레슬링을 배우겠다 나섰다가 잠깐 후회를 하기도 하지만 그는 고된 훈련을 거듭하면서 자신안에 숨겨져 있던 열정을 발견하고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승리를 합니다
'링 위에서 만큼은 내가 왕이라 생각한다'던 그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기도 하는 영화였고요..
자신의 맨 얼굴로는 대중 앞에 나서지 못하고 복면을 쓰고 롤러스케이트 챔피언의 꿈을 이룬 몽이의 모습은 <반칙왕>의 주인공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하지만 몽이는 은행원과 다르게 소심하지 않고 명랑해서 늘 기분이 좋은 데다 항상 웃는 얼굴이었어요
그런데 왜 복면을 쓰고 사람들 앞에 나섰을까요?
특이하게도 몽이는 웃을 때면 입꼬리가 내려가 험악하고 심술궂게 보였어요
사람들은 몽이가 웃고 있다는 걸 모르고 되레 몽이를 무서워해 몽이를 보면 피해 다니거나 아예 다른 길로 돌아가기도 했어요
"저 개 좀 봐! 성질이 장난 아니겠는걸."
"저 개는 너무 심술궂어 보여. 누구 한 번 크게 물릴 테니, 두고 보라구"
몽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몽이의 겉모습만 보고 이렇게 쉽게 이야기했어요
하지만 몽이는 이런 얘기에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꿈, 롤러 스케이트 대회 세계 챔피언이 되기 위해 매일같이 연습을 하고 실력을 키웠어요
그런데 롤러스케이트 국가대표 감독님은 몽이에게
"정말 롤러스케이트 천재로군! 하지만 챔피언이 되려면 활짝 미소를 지으라구.
사람들에게 행복하다는 표정을 보여 줘야지.
그렇게 입 꼬리를 내려 뜨리고 인상을 쓰고 있으면, 누가 너를 좋아하겠니!"
입 꼬리를 올리고 환한 웃음을 웃을 수 있을때 다시 찾아오라는 말에 몽이는 실망합니다
하지만 몽이는
"세계 챔피언은 될 수 없겠구나. 왜냐하면 나는 바르게 웃을 줄 모르니까.
하지만 제대로 웃는 것 따위에는 관심 없어.
내가 좋아하는 건, 즐겁게 롤러를 타는 것이니까"
라고 말하지요
그리고 몽이는 복면을 쓰고 시합에 나가 이전 챔피언들의 기록을 깨뜨리고 경기 사상 최대의 성적을 올리며 자신의 꿈을 이룹니다
시상대에 서지 않고 사라졌던 몽이는 거리에서 신문을 보다 한 소년에게 알아채여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롤러스케이트 챔피언이 되었어요
자신의 복면을 진짜로 벗게된 몽이는 자신의 웃음을 매력으로 볼 줄 아는 순이와 결혼을 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룹니다
몽이를 무서워하거나 쉽게 판단해 버리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은 실력보다는 외모로, 그 사람의 됨됨이보다는 학벌, 재산과 같은 배경을 보는 우리네 사는 모습과 아주 많이 닮아 있어요
미리서 첫인상만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고 자신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쉽게 부정적인 편견을 갖기도 하고요
누구나 나와 다르고 또 누구나 장점과 단점이 있다는 걸 순수히 받아들여야 하는데 내 기준 내 잣대로만 평가하려는게 우리 사회에 '복면'을 만드는거 같습니다
이 책은 겉모습만 보고서 쉽게 판단하지 말고 사람은 누구나 다른 모습으로 살 수 있다는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고 일깨워줍니다
몽이의 이야기를 보자면 우스갯소리로 '웃으면 복이 와요'가 맞지 싶어요
웃는 모습은 심술궂어 보여도 항상 명랑하고 밝은 웃음을 짓는 몽이에게 진짜 복이 찾아왔으니까요
나와 좀 달라도 웃으며 상대를 이해하고 봐줄 수 있다면 복이 올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타인을 보는 시선 말고도 내 자신이 나를 보면서 남과 좀 달라도, 또 남보다 부족해 보여도 소심해지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긍정의 힘을 보여준 몽이.. 아이들도 진짜 챔피언 몽이의 씩씩한 도전을 꼭 배우기를 바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