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걸린 날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1
김동수 글 그림 / 보림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김동수 글. 그림 / 보림

눈이 많이 오는 겨울, 엄마는 오리털이 들어있는 따뜻한 점퍼를 사다 주셨어요
옷을 입고 거울을 보니 깃털 하나가 빠져나와 있습니다 
그날밤 꿈속에 오리들이 와서 털이 없어 춥다며 옷 속에 든 깃털을 나눠 달라고 하네요
옷 속에서 깃털을 꺼내 오리들에게 심어주고 우리는 멀리 있는 언덕으로 달려가 썰매도 타고 숨박꼭질도 했어요
다음날 엄마는 내가 이불을 잘 덮고 자지 않아 감기에 걸렸다고 하셨어요
오리들에게 옷 속에 든 깃털을 모두 주어서 감기에 걸린건데 말에요

간결한 글과 그림이 있는 이책은 엉뚱한 상상을 많이 하면서 이야기를 짓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원고지에 쓰여진 글, 아이가 그려놓은 듯한 작은 삽화들은 그림일기를 보는거 같기도 하구요..   
옷에서 삐져나온 깃털을 보고 깃털 빠진 오리떼들과 열심히 오리에게 깃털을 심어주는 자기 모습을 꿈꾸는 아이의 모습이 예쁘게 그려졌어요
학교 다닐 적에 '오리털 점퍼 하나를 만들기 위해선 도대체 몇 마리의 오리털이 필요할까?' 짝꿍이랑 이야기 하던 것도 생각나고.. 마치 내이야기인양 싶은 내용이에요

책을 읽고 아이들에게 어떤 꿈을 꾸었느냐 물으니 유주는 백설공주가 나왔대고 규현이는 로봇이 나왔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번 크리스마스에 갖고 싶은 것들이라고 말했던 것이라 웃음이 났습니다
얼마나 갖고 싶으면 꿈에도 나올까 싶어서요..^^

혹시 그림책의 아이도 오리 한 마리를 갖고 싶지는 않을까?
규현이와 함께 오리 만들기를 해보았어요

오리 그림을 그려주었더니 규현이도 따라그려보고 싶다고 굵은 펜으로 윤곽선을 따라 그립니다
오리의 부리와 얼굴, 다리는 색연필로 칠하고 오리의 몸통은 깃털 대신 붉은 단풍잎사귀로 붙였어요
(노란 은행나뭇잎이면 더 오리가 멋있으련만..^^ 가을이 지난 후라 이제 은행잎은 다 지고 붉은 단풍잎만 남았네요)  

뒷꽁지쪽을 몇 개 붙여주면서 꼼꼼히 붙여야 오리가 따뜻할거라고 이야기했더니.. 잎을 떼어 붙이면서 집 근처 중랑천의 오리들은 아직 물 위에 있을까, 무얼 먹고 살까 묻기도 합니다
단풍잎을 그대로 붙이는 게 아니라 한 가닥씩 찢어 붙이느라 손끝에 묻은 풀때문에 안떨어진다고 힘들다고 하네요  
그리고 혼자 하기 지루하다고 해서.. 함께 하는 대신 저도 다른 종이에 오리를 그려 맞은 편에서 오리 만들기를 했어요  

"규현이가 꼼꼼히 붙여서 오리가 정말 따뜻해 보인다~"하고 칭찬했더니 정말 잘했느냐며 다시 묻기도 합니다
엄마꺼보다 더 멋진 오리라고 했더니, 제꺼랑 쌍둥이처럼 생겼는데 자기 오리가 더 크다며 좋아하네요^^
오리가 다다다다=33 하면서 강가로 뛰어갈거 같다고 하구요.. 이름은 '꽥꽥이'라고 했다가 다시 '콩쥐'라고 지어준다 합니다
그래서 제가 만든 상자종이 오리는 '팥쥐'가 되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