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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 - 3~8세 ㅣ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29
존 셰스카 글, 레인 스미스 그림, 황의방 옮김 / 보림 / 1996년 11월
평점 :
![](http://www.iqeqcq.com/uFiles/activity/2009821071/0928-1.jpg)
존 셰스카 글 / 레인 스미스 그림 / 황의방 옮김 / 보림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는 누구나 알고 있고 아니면 알고 있다고 생각할거야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아무도 몰라. 늑대 입장에서 하는 이야기는 아무도 들어본 적이 없어서 말야
내 이름은 알렉산더 울프. 그냥 알이라 부르지
할머니 생일케잌을 만들다가 설탕이 떨어져서 옆집에 사는 돼지네 집에 설탕을 얻으러 갔어
돼지가 없어서 돌아나오려는데 요란한 재채기가 나오지 뭐야. 난 심한 감기에 걸려 있었거든
지푸라기로 만들어진 돼지네 집은 몽땅 무너지고 그 한복판에는 글쎄 아기돼지가 죽어 있었어
짚더미 속에 있는 햄을 보고 내 본성상 그냥 나올 수 없어서 난 돼지를 먹어 버렸어
다시 설탕을 구하러 옆집에 사는 둘째 돼지의 집에 갔어. 또 재채기가 터지는 바람에 나뭇가지로 만든 집도 무너지고 면도를 하던 돼지도 죽어버렸지
음식을 그냥 두면 상하기 때문에 난 먹어 치울 수 밖에 없었어
세번째 돼지네 벽돌집 문을 두드렸는데 이 돼지는 나오지도 않고 욕만 하는거야
할머니에게까지 욕하는걸 듣고 난 너무 화가 나서 집을 부수려고 야단법석을 떨었어
그때 경찰과 신문기자가 쫓아오고..
감기에 걸린 늑대가 설탕 한 컵을 얻으러 왔다가 일어난 이야기는 독자의 흥미를 끌지 못할거라 생각한 신문기자들은 내가 집을 부수고 돼지 두 마리를 잡아 먹은 것이라는 이야기를 꾸며내 신문에 냈지 뭐야. 나는 누명을 쓴거라고!!!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는 원래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를 반대(늑대)의 입장에서 들려주는 반전동화, '아기돼지 삼형제'의 패러디 그림책이에요
이 책에 나오는 늑대는 나비넥타이를 매고 할머니를 위해 생일케잌을 만드는 단정하고 착한 모습이에요. 오히려 돼지형제들이 누가 불러도 내다보지 않고 욕설을 퍼붓는 험상궂은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 이야기와 다르게 지푸라기 집에 살던 돼지는 막내돼지이고. 늑대의 괴롭힘으로 도망다니는 돼지들이 아니라 거친말과 찡그린 얼굴로 늑대와 맞서기도 하고요..
늑대는 설탕 한 컵이 필요해서 이웃집을 찾았고 단지 자의가 아닌 재채기로, 그리고 무엇보다 죽은 돼지를 음식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자신의 본능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늑대의 입장에서 들려주는 이야기.. 늑대의 말이 옳고.. 늑대만이 억울한가요?
늑대의 이야기가 과연 설득력이 있을까요?^^
그림이 익살스럽고 재미있는데.. 유심히 보면 아주 풍자적이기도 해요
늑대의 입장에서는 돼지형제들때문에 억울하기만 한데.. 경찰과 신문기자 그리고 감옥의 교도관까지 모두 돼지에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와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 모두 늑대와 돼지 서로에게는 악연중의 악연이지요?!^^
아이들의 그림책이지만 상대의 입장에서 볼 때 그럴 수 있겠다 싶게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입장동화>에요
그리고 과정은 보지 않고 결론만으로 치부되는 세상도 풍자하는 듯 하고요..
신문기자들에 의해 커다랗고 고약한 늑대가 되어버린 이 늑대는 끝까지 자기에게 설탕 한 컵쯤 꾸어줄 수 있는거 아니냐고 물어요
설탕 한 컵으로 일어난 일 치고는 넘 엄청나고 황당한 결과를 맞이하게 됐는데 말에요..
규현이와 함께 읽으면서 아직 규현이가 이해하기는 좀 어렵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하지만 다른 입장동화도 읽어보았고.. 살짜기 설명을 보태줬더니 고개를 끄덕이네요
유주가 자는 동안, 규현이와 함께 신문지를 활용해 늑대를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아마 늑대는 신문지로 만든 옷을 싫어할지도 모르지만요^^)
규현이는 책에 그려진 신문과 늑대 모습을.. 신문지로 표현한다 하니 시작부터 흥미로와했어요
![](http://www.iqeqcq.com/uFiles/activity/2009821071/0928-2-vert.jpg)
그림책을 그리고 쓴 이가 외국인이라 그림책 속 신문도 영자신문이에요^^
커다란 늑대 한 마리를 그려주고.. 규현이와 신문지에서 영어글자를 찾아 보았어요
종종 보이는 영자들.. 아는 글자가 나오면 크게 아는 체도 하고 모르는 것은 알려주고..
그림책에서 늑대가 '울프'로 쓰여져 있는 걸 일러주고 해당 영자를 찾았어요
그러다 'W'가 없어서 'M '을 뒤집어 쓰기로 하고요.. 규현이 글자를 오려 붙여 놓고 무척 흡족해 합니다
개를 닮았다고 한 마디 하더니 신문지를 찢어 붙입니다
종이를 찢어주기도 하고 거들어 붙이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빨간모자' 공연에 나오는 늑대도 나쁜 늑대였다면서.. 그림책이야기도 합니다
커다란 개미 그림을 보고 그걸 오려 붙이고 싶다 하더라구요
개미를 붙이고.. 개미가 무슨 말을 할까? 했더니 (늑대 발에 밟히지 않게) "제발 살려주세요" 한다 합니다
말풍선을 만들어 쓰고.. 다른 그림을 또 붙이고 싶다 하다가, 작긴해도 반가운 돼지 그림을 찾았어요
돼지는 늑대 다리를 물고 있다고 늑대 옆에 붙인다 합니다
그런데 "너를 물어버리겠다"를 써주고 싶다더니 글자는 좀 틀리게 썼어요
틀린걸 지적하다가 의욕상실이 될까봐 ㅋㅋ
'재밌다 잘한다' 박자 맞췄더니.. 신문지를 꼼꼼히 잘 붙였어요
(얼굴은 많이 도와주고.. 카메라 사진에서 렌즈그림을 오려 줬더니, 눈이라고 붙이며 재밌다고 합니다)
![](http://www.iqeqcq.com/uFiles/activity/2009821071/0928-5_1.jpg)
규현이 말처럼 개를 닮은거 같기도 하고 화가 난 늑대가 아니라 춤을 추는 듯한 늑대같기도 합니다
오랫만에 신문지로 독후활동을 하면서 신문에 나온 그림을 활용해 늑대 뿐만 아니라 개미와 돼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까지 표현하게 되었어요
규현이 아주 흡족해서는 스케치북에서 절~대 떼지 말라 합니다
그림을 볼 때마다 그림책의 이야기와 즐거운 이 시간이 생각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