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홍이
박경란 지음 / 하늘퍼블리싱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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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독일, 근현대를 살아간 수많은 ‘홍이’들의 서사


우리가 누구였는지를 증명하는 것은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이다.

타인은 내가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나를 기억하고 찾아낸다.

- 지그문트 바우만


1994년, 똥례 이모가 세상을 떠났다.

나는 가족을 대표해 장례식에 참석하러 독일에 갔다.

그때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마땅한 일을 찾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곧바로 일을 시작하고 싶지 않았다.


내면 깊숙이 차오른 고독감, 값싼 성공에 대한 저항, 열정과

냉정 사이의 망설임 속에서 나는 한참을 서성이고 있었다.


이모는 악착같이 돋을 벌었고, 열심히 쓰며 즐겼다. 돈을

더 주는 밤 근무를 자청했고, 휴가 때는 자신을 위해 최고급

여행을 떠났다. 마치 인생의 마직막을 사는 사람처럼,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살았다. 이모의 삶은 일하고 여행하는 일로 메워졌다.


독일에 온지 2년이 다 되어 간다. 독일에서 사는 삶은 즐겁지도

슬프지도 않다. 그저 내 일을 하는 것뿐이다. 인생은 원하지 않아도

살아야 할 때가 있다. 나에게 삶이란 무엇일까. 우리 삶 자체가

시험이다.


잊고 살았던 똥례 이모가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의 존재감이 두레박을 타고 우물 밖으로

건져 올려지는 느낌이었다. 이모는 죽었지만, 나는 여전히 이모의

이력을 품고 곰팡이처럼 살아가고 있었다.


이방인으로 산다는 것은 기본적인 결핍이 존재한다.

독일 사회에 자연스레 스며드는 일도, 한인 사회에서 강한 결속을

기대하는 일도 쉽지 않은 것 같았다.


삶은 이중적이다. 행복하다가도 불안이 영혼을 잠식하고, 만남과

이별, 삶과 죽음 같은 이원적 가치가 뿌리처럼 한데 엉켜 있다가

전혀 다른 가지로 뻗어 가기도 한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hanl_publishing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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