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테이블에 놓인 노트 - 이야기를 찾는 다큐멘터리 작가의 도시 산책
오명은 지음 / 다반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야기를 찾는 다큐멘터리 작가의 도시 산책


어떤 사람은 한 도시를 자신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인다.

또 누군가는 전혀 낯선 도시에 둥지를 틀고 그 땅의 사람들과

환경 속으로 들어간다. 여행자들은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움직이면서 그곳을 탐색하고 새로운 시선을 얻어 전혀 다른

것들을 만들어 낸다. 한 도시를 기억한다면, 우리는 무엇 때문에

그 장소를 말하게 되는 것일까?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도시를 바라볼 수 있다. 나의 방식은

그 도시를 걸어 보는 것이다. 걷는 것은 눈으로 보는 것만이

아니라 발바닥과 어깨, 호흡으로 그 장소를 직접 감각하는

일이다. 도시가 다 드러내지 않는 것들에 다가서서 눈높이를

맞추는 '낮은 자세의 대화'이다.


어떤 것들이 그 도시를 기억하게 할까. 내가 보고 싶은 

이야기를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이야기는

잊히지 않고 한 사람의 일부가 된다. 그 기억이 새로운 

발자국을 만든다.


아무도 나를 모른다는 해방감이 있다. 낯선 여행지에서

왠지 홀가분해지는 이유가 있다. 이미 나를 아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지만 그 시간은 방해받고 싶지 않다.

모두가 알아보는 스타라고 해서 다를까.


"남을 흉보는 일은 말이야.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거야."

부드럽게 우린 차는 거친 입담에 어울리지 않는다.

받드시 펄펄 끊이는 차여야만 한다. 남의 흉을 보지 않는

것이 미덕인줄은 모두 알지만, 사람 사이 어쩔 수 없이

이어지는 속성이라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사피엔스]의 유발하라리도 지적하지 않았나. 오랜 인류의

역사를 보아도 무리나 단체는 '뒷담화'를 매개로 결속한다.

어느 조직이든 정치 없이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특정 거리에 몰리는 발걸음에는 이유가 있다. 젊은이들은

자신들을 대변해 주고 시대를 반영해 줄 거기를 찾는다.

무의식적으로 스치는 벽보. 에나멜 간판, 카페의 테라스가

기꺼이 떠도는 마음의 거처가 되어 준다. 그리고 그 도시는

누군가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는다.

"뉴욕의 어디에서 첫 밤을 보내느냐에 따라 뉴욕 경찰에 

대한 평가는 달라지죠."


오늘날의 아파트에서 이웃이 누군인지 잘 모르는 편이

더 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익명성을 깨면서까지 친밀한

이웃을 두고 싶은 기대 혹은 낭만은 사라진 지 오래다.

그들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혼자는 아니라는 안도감.


모든 상처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바라봄으로써도

우리는 치유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 던진 작은 위로가 

무지개색 불빛이 되어 세계의 도시 위를 여행하고 있다.

지구가 반짝이는 하나의 방식이다.


"말을 할수록 그 의미가 사라져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하지만, 의미가 없다고 말을

나누지 않는다면 정말로 체념이 되어서 편안해질까.

상처받지 않겠다고 진공 상태만을 고집하며 자신을 

가둔다면 무엇으로 숨을 쉬게 되나.


내가 서울에 산다는 것은 세계를 사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히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삶의 방식 속에서

저마다 다른 가치관과 각기 다른 욕망을 분출하고 기쁨과

슬픔과 희망과 고통과 좌절의 궤도를 돌고 있다.


건축가는 단순히 걷고 쉬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주목했다. 산, 바람, 물결, 우주, 도시. 자하 하디드가 DDP를

통해 바라본 풍경이다. "건축은 사람들이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게 해야 한다."


사람은 늘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갈망한다. 한편 이런 질문도

해볼 수 있다. 그래서. 바쁜 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좋은 것인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davanbook

@chae_seongmo


#도시와테이블에놓인노트

#오명은 #다반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도시산책 #정체성 #기억 

#해방감 #익명성 #여행 

#바라봄 #건축 #희노애락 #질문

#책 #도서 #독서 #철부지아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