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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정원의 살인 ㅣ 한국추리문학선 22
황정은 지음 / 책과나무 / 2026년 1월
평점 :
폭주한 욕망과 되돌릴 수 없는 삶
그녀는 투지를 불태웠다. 시청에 전화해서 개구리
걱정된다고 말하면 이상하게 들릴까? 연못을 되살리고
싶가고 간청하면 나만 너무 심각하다고 여길까?
김영은은 다소니 연못의 물을 빼서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사랑벌레뿐 아니라 모기 개체 수도 줄어들었을
거야, 그녀는 확신했다. 초여름이면 귀 따갑게 울어 대는
개구리 소리도 짜증스럽기 그지없었다. 어치산에서 뱀이
내려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 불안은 극에 달했다.
뱀이 개구리를 잡아먹으러 내려온다는 것이다.
좀 아니꼽긴 해도 김영은의 비위를 맞추는 건 그녀가
돈을 잘 쓰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재력도 빵빵하지만
화통한 성격으로 돈을 쓰는 데 쩨쩨함이 없었다.
또 기분파인 탓에 가끔씩 값비싼 선물을 안기기도 했다.
학부모들의 요구 사항이다. 그들의 뜻을 거스르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교육청이나 정부기관에 민원을
제기할 수도 있고, 차기 시장 선거에 영향을 미칠 확률
또한 높아진다. 시청은 그들의 민원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강우혁은 운동에 능했고 화술 또한 뛰어났다. 한마디로
그는 여자들의 마음 귀신같이 캐치해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능력이 출중한 남자였다.
"형수는 어때?"
윤석민의 아내와 강우혁을 연관 지어 떠올리는 자체가
혐오스러워 도리질만 했다. 그는 아내의 계좌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 아내에게 물어도 대답하지 않을 게 뻔했다.
아내를 잃은 두 남자의 한숨이 방 안 공기를 무겁게
짓눌렀다.
강우혁이 한 더 강조하자 여자들의 마음이 스르르 풀어졌다.
가슴을 짓누르던 죄책감 따위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대신에 라운딩에 대한 기대감이 두둥실 부풀어 올랐다.
전상미의 벤츠가 용인을 향해 속력을 높였다.
망설이는 마음과 파멸을 맞더라도 끝을 봐야 한다는 욕구가
맞부딪쳤다. 결국 진실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는 욕구가
망설임을 집어삼켰다.
그녀는 그토록 염원하던 과업이 성사됐는데도 자살로 생을
마감해 버렸다. 강우혁을 죽일 장소로 다소니 연못이 유력
해졌다. 술에 취한 그가 연못에서 실족사한다는 시나리오다.
이정화의 자살은 윤석민의 실행 의지에 트리거가 돼 주었다.
보안등을 꺼야만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고층 주민들의
시선을 차단하려는 목적이다. 세대수가 많은 고층 아파트의
특성상 누군가는 창밖을 내다볼 수도 있다. 보안등이 켜진
다소니 연못은 고층 주민의 시야에 고스란히 노출될 것이다.
주민들의 태도는 분명했다. 성가신 일에 끼고 싶지 않다는
무심한 눈빛, 불필요한 증언은 하지 않겠다는 냉담한 침묵,
지 형사는 그 안에서 불길한 공포의 기운을 느꼈다.
그는 벽을 마주한 사람처럼 외로웠다. 교와 포레스트에서
진실을 말하는 이는 오직 그 하나였다.
결정적인 증거만 남기지 않으면 어떻게든 빠져나갈 수
있다. 동기 면에서 의심을 사겠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것을 대전제로 살인을 실행했다. 범행 장면을 고스란히
찍힐 수는 없었기에 CCTV에 래커 스프레이를 뿌렸고,
보안등은 라이트를 센서에 비추는 방법으로 껐다.
강우혁과 양혜숙은 교와 포레스트에 거주할 자격이
없는 인간들이었고, 전상미와 정현아는 불륜을 저질러
단지의 품위에 씻기 어려운 오점을 남겼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booknamu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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