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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
맥스 포터 지음, 민승남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1월
평점 :
여기 미래가 있어, 샤이, 너의 미래.
그는 복도에서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카펫
한가운데로만 걷는다.
계단을 내려가 정원으로 걸어 들어가는 소년.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 지금 이 기분이 바로 그거다,
존나 똑같다. 그 책은 몇 년 동안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그는 고개를 돌려 집을 바라본다. 색이 다 빠져 흐릿한
낡은 사진처럼 보이는 집. 창문 너머로 창백한 얼굴이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희미한 기대.
제일 친한 친구가 그를 저능아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건 절대 용서 못해, 제이미가 말했다. 죽을 때까지,
제이미는 그렇게 말했다.
저마다 마음속 명부에 누가 진짜로 정상이 아닌지,
누가 갑자기 미쳐버릴지, 누가 센 놈이고, 누가 쫄보고,
누가 정말 괜찮은지 기록한다. 그리고 뜻밖에도 우정이
그 잘못된 기록들 틈바구니로 스며든다. 증오가 그렇듯이,
끔찍한 외로움이 그렇듯이.
제발 부탁이니 하기 싫다는 말로 하루를 시작하지 좀 마/
네가 우리한테 어떤식으로 말하는지 좀 들어봐/ 네가
엄마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면
진지하게 반성해야 할 거야.
방 안 전체가 긴장한다. 싸움이 나기 직전 모두가 숨을
죽이는 순간. 베니가 자리에서 일어나 샤이 쪽으로
다가온다. 샤이는 뺨을 맞을 준비를 하며 이를 악문다.
“너로 사는 게 지칠 때는 없어?”
생각이 토막토막 기이하게 반복적으로 비틀거리며 그를
향해 달려든다. 용기가 솟구치다가 한심한 기분이 들다가
아무 느낌이 없다. 패닉, 평원, 브레이크의 절정에서..
넌 아직 너를 몰라, 내 말을 믿어봐,
앞으로 알게 될 거야.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건
여러 계절이 걸리는 일이지. 넌 아직 봄이야.
샤이는 극도로 불안한 꿈에 시달리고 있긴 하지만,
우리는 몇 가지 전략, 대처 방법, 밤 시간의 요령들을
적용하고 있어요. 그렇지, 샤이?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진다면, 바보 같은 짓을 그만두는
게 어때.
경고등이 켜지면, 샤이, 그게 뭘 뜻하는지 알아차리고
제대로 인식해. 지금 네가 뭘 느끼고 있는지, 그게 네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야 해.
네 인생의 운전자는 바로 너야, 알겠어?
샤이는 미소 짓는다. 어쩌면 내일 엄마에게 전화를
걸지도 모른다. 아니, 오늘 엄마에게 전화해야겠다.
샤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등에 아무 무게도
느끼지 않으며, 눈을 감고, 또 다른 날을 기다린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dasanbooks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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