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기후 대재앙에 놓인 아이들 미래주니어노블 14
앨런 그라츠 지음, 김지인 옮김 / 밝은미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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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대재앙에 맞선 아이들의 목숨을 건 사투


"우리 딸, 걱정 마, 별일 아닐 거야."

아빠 말에 아키라는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기상청은 여느 가을날처럼 오늘도 시에라네 바다산맥에

경고성 붉은 깃발을 걸었다. 그건 건조한데 강풍까지 불어

산불이 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었다.

그런데도 산기슭에 피어오르는 이 불이 '별일' 아니라니.


"자연은 스스로 치유할 힘이 있단다."

아빠는 혀를 끌끌 차 말에게 출발하지는 신호를 보냈다.

그걸로 끝이었다.


"숲의 왕자에 오른 세쿼이아의 영광을 보라."

아빠는 자연주의자 존 뮤어 말을 인용해 속삭였다.

거대한 세쿼이아 나무 수십 개가 아키라와 아빠를 둘러 싸고

있었는데, 몇 그루는 지구 역사상 가장 큰 나무에 속했다.


캘리포니아 소방청이 산불에 이름을 붙인다는 건 정말 대형

산불이라는 뜻이다. 아키라가 핸드폰을 보는 와중에 앱이 

실시간 업데이트 되었다. 산불이 훌쩍 뛰더니 도로에 붙었다.

"너무 빨라요!"

"우린 괜찮을 거야. 주차장에 거의 다왔어!"

몸집을 불린 산불에 바람이 휘몰아치면 불은 삽시간에 통제가

불가능해지는데 바로 이 순간이 가장 위험 했다.


"빨리! 빨리!"

아키라 아빠의 부르짖음에 수 아빠가 엑셀을 꾹 밟았다.

바퀴가 자갈 밭에서 잠시 헛돌더니 자동차가 돌연히 출발하는

바람에 수 옆에 앉은 아키라느 뒷좌석 깊숙이 내던져졌다.

네 사람은 맹렬히 타오르는 지옥 불의 심장을 향해 뛰어들었다.


불길이 너무 세서 앞을 볼 수가 없어요! 이 산골짜기는 죽음의

덫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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툰드라 버기 밖에 서 있던 북극곰이 코를 쑥 들어 올려 한 창문

앞에서 킁킁대자, 사람들이 즐거워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보통 수컷 북극곰의 키는 약 2.5미터 정도이고, 몸무게는

450킬로그램쯤 돼요."

오언이 대본에 있는 정보를 달달 외워 말했다.


"혹시 이런 말 들어 보지 않으셨나요? 곰에 대한 격언인데,

'불곰과 마주치면 바닥에 납작 엎드리고, 흑곰이라면 맞서 

싸워보라. 하지만 북금곰이라면, 밤의 인사를 나누어라.'"


"이미 '죽은 목숨'이란 뜻이에요. 북금곰은 정말 크고 힘도 세요.

그런데 민첩하면서 똑똑하기까지 하죠.


'새끼 북금곰을 보면 정말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새끼와 어미 곰 사이에 끼어들기라도 하면 정말 악몽일

거예요. 아마 어미 곰이 홱 때려눕힐걸요.'


'어미 북극곰은 어디 있는 걸까?'

"조지!"

오언이 부르짖었지만, 이미 때를 놓쳤다. 홱! 어미 북극곰이

조지 뒤통수를 후려갈겼고, 조지는 그대로 쓰러졌다.

시뻘건 핏방울이 새하얀 눈 위로 후드득 떨어져 새겨졌다.


조지는 꼼짝도 안 했다. 숨조차 쉬는 것 같지 않았다.

죽은 척 하는 걸까, 아니면 정말 죽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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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 토레는 소파 끝에 앉아 자신의 기상 일지를 꽉 움켜쥔

채 텔레비전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허리케인 루벤은 4등급과 5등급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가장 위력이 강력한 등급입니다."


나탈리는 주변을 두리번거리고는 이상한 걸 알아챘다.

지나다니는 차가 하나도 없었다. 전깃줄에 앉아 짹짹대는 새도

하나 없었다.

'동물은 본능적으로 알아.'


'물살에 우리 집 뒷벽이 무너지다니.'

미쳤다. 이런 일은 벌어질 수 없었다. 바다 근처도 아니고,

하이얼리아는 해변에서 몇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물은 무릎까지 차올라 폭풍이 일으키는 물살을 따라

높아졌다 낮아지기를 반복했다. 꼭 파도를 헤치며 바다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사랑해, 우리 딸!"

어렴풋이 목소리가 들렸다. 실제로 들은 게 아니라 해도

나탈리는 엄마 목소리라고 믿고 싶었다. 거리로 나온 나탈리와

추로는 푹풍에 휩쓸려 한없이 떠내려갔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balgeunmirae1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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