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의 토토, 그 후 이야기 창가의 토토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권남희 옮김 / 김영사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래서 우리의 토토는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도 나는 길에서 셰퍼드를 보면 무심코 작은 소리로

"로키!"하고 부른다. 그러고는 '어릴 때 키운 로키가 지금

여기 있을 리 없지' 하고 쿡 웃는다.


건강한 셰퍼드여서 전쟁 중에 군용견으로 쓰려고 데려갔을지도

모르겠다. '혹시 로키가 전쟁터에 끌려간 게 아닐까'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


토토는 '갖고 싶지 않아도 그냥 구경만 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라고 생각했다. 바이올린과 엄마한테만 뻐져서 살아온 아빠는

여자아이의 그런 마음을 알지 못한다.


누마하타 씨라는 아저씨는 아오모리현 산노헤군 스와노타이라에서

큰 농장을 경영하고 있었다. 어느 날, 아저씨에게 "내년에 장남이

도쿄에 있는 대학을 가는데 아는 사람이 없다. 하숙하게 해주었으면

한다."라는 편지가 왔다. 엄마는 그 부탁을 혼쾌히 수락했지만,

그 아들은 토토네 집으로 오기 직전에 군대에 소집됐고, 일 년도

지나지 않아 전사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토토가 책을 좋아하게 된 것은 아빠 덕분이었다.

밤이 되어 토토가 침대에 누우면, 아빠는 기다렸다는 듯이

책을 겨드랑이에 끼고 다가왔다. 의자를 침대 옆으로 끌어오는

소리가 곧 낭독이 시작된다는 신호였다.


'참자, 참자 ···.'

다짐하면서 토토는 생각했다.

'나는 지금 콩 열 알이 있어. 어쩌면 이제 곧 이 방공호에

폭탄이 떨어져서 모두 죽을지도 몰라. 그렇다면 지금 다 먹는

편이 좋지 않을까?'


배가 너무 고파서 잠이 이루지 못할 때는 먹고 싶은 것을

그리며 놀았다. 이 놀이는 엄마가 고안한 것으로, 먹고 싶은

음식 그림을 그려놓고 "잘 먹겠습니다" "오물오물" "더 주세요"

하고 먹는 시늉을 한다.


어른이 된 뒤에야 그 사실을 깨닫고는 그날 일장기를 흔든 것을

몹시 후회했다. 오징어가 아무리 먹고 싶었어도 토토의 행동은

무책임했다. 그리고 그 무책임함이 토토가 짊어져야 할

'전쟁 책임'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마 토토는 메이지가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메이지의 기억을 머릿속에서 쫓아내버렸을 것이다. 그래서

토토의 기억에는 메이지를 잃고 슬퍼하는 엄마와 아빠의

모습도 남아 있지 않았다.


몸속 깊은 곳에서 울려 나오는 듯한 낮고 까슬한 소리가 

방안에 가득했다. 아빠도 함께 우는 것 같았다.

다음 날 아침, 토토는 엄마에게 "왜 울었어?"라고 물었다.

엄마는 표정을 바꾸지 않은 채 조용히 말했다.

"아빠가 군대에 가."


자기가 걷고 있다기보다 어른들 짐에 끼어 이리저리 떠밀려

가는 느낌이 들었다. 왠지 너무 무서웠다. 엄마와 동생들이

점점 멀어져갔다. "아악!" 토토는 플랫폼 반대쪽으로 튕겨

나가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출발을 알리는 역무원이 목소리가

플랫폼에 울려 퍼진 그 순간, 열차 창 너머로 엄마가 보였다.


직장을 다니는 것은 태어나 처음이었지만, 엄마에게는 일단

부딪쳐보자는 정신이 있었다.


순간의 판단이었다. 토토는 선로 아래로 기어들어가 양손으로

침목에 매달렸다. 기차가 굉음을 내며 머리 위를 지나갔다.

화물열차는 대체 몇 량의 열차가 연결됐을까. 

영원처럼 느껴지는 긴 시간이 흘렀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위해서도 마음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쓰여 있었다. 체호프가 생각하는 '착함'이 토토에게까지 전해져서,

착한 사람이 되려면 교양이 있어야 한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요컨대, 습자지처럼 때 묻지 않은 사람을 한 명쯤 채용해서

텔레비전과 함께 시작해보자는 취지였죠. 즉 당신은 무색투명!

그 점이 좋았습니다.



죽을 때까지 병에 걸리지 않는 방법이 있나요?

아무튼 한 가지 방법이 있긴 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아가는 겁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gimmyoung

@chae_seongmo


#창가의토토그후이야기

#구로야나기테츠코 #김영사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토토 #전쟁 #죽음 #이별 #희망

#다짐 #굶주림 #인내 #책임 #가족

#영원 #착함 #습자지 #무색투명

#책 #도서 #독서 #철부지아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