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주의자 선언 - 공적 슬픔과 타인의 발견
최태현 지음 / 디플롯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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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슬픔과 타인의 발견


답도 없고 가능성만 있는, 그 가능성마저 충만한 것이

아니라 헐겁고 듬성듬성 존재할 뿐인 각자도생과 절망의

시대에 타인을 생각하는 사치를 시도해봅니다. 사치라는

표현은 진심입니다. 타인을 생각하는 존재가 가장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타심을 '나의 행복과 다른 사람의 행복이 겹치는

영역을 알아채고 신경 쓰는 마음'으로 정의 하고자 합니다.


이타심은 두 가지로 구성됩니다. 우선 둘이 공존 할 수 있는

영역을 인식하는 감수성입니다. 둘째는 그 겹치는 영역을

넓혀가는 노력입니다.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연민을 느끼는 한, 우리는 자신이

그런 고통을 가져온 원인에 연루되어 있지는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우리가 보여주는 연민은 우리의 무능력함뿐만

아니라 우리의 무고함도 증명해주는 셈이다.

<타인의 고통, 수전 손택>


상대와 나의 위상을 가늠하는 감정들의 반대편에는 어찌

보면 더 무서운 감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바로 상태의

존재에 신경을 쓰지 않는 무심함입니다. 그의 존재가 나에게

아무런 감흥을 불러일의키지 않는 것입니다. 이기심에는

타인과 나, 두 가지 선택지가 있기에 어째든 타인이 존재합니다.

무심함에는 처음부터 타인이 없습니다.


알베르트 카뮈에 의해 유명해진 말이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단지 정상적(으로 보)이기 위해 엄청한 에너지를 쏟고 있음을

사람들은 모른다." 마음의 아픔에 대해 한번 인지하고 나면

사람들이 달리 보이고 비로소 그들의 행동이 이해되기 시작

합니다. 하지만 그 아픔을 포착했다고 하여 옆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이해란 타인의 안으로 들어가 그의 내면과 만나고, 영혼을

훤히 들여다보는 일이 아니라, 타인의 몸 바깥에 선 자신의

무지를 겸손하게 인정하고, 그 차이를 통렬하게 실감해나가는

과정일지 몰랐다.


거리에는 공간의 거리와 시간의 거리가 있습니다.

공간의 거리가 어느 한 순간에 인식되는 너와 나의 거리라면,

시간의 거리는 두 순간 사이의 차이라고 하겠습니다. 격렬한

가까워짐에서 공간과 시간은 압축됩니다.


친구가 뭔지 알아? 너를 정말 잘 알지만, 그럼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지.


지루함이나 실망을 극복할 수 있는 세 가지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나 자신에게 찾을 수 있고, 다른 하나는 그와 나의

바깥에서 찾을 수 있고, 마지막 하나는 시간의 거리 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예의란 그가 나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나에게 맞출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어빙고프먼이 인간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연극에 비유했듯이

매일의 만남과 소통은 사회적 공연입니다.


희생하지 마세요. 조직을 위해 희생할 필요 없어요. 자기가

지치면 결국 남에게도 해를 끼쳐요. 자기가 지치지 않을

만큼 희생하세요. 여러분이 먼저 행복해야 해요.


마음의 평화를 깨야 할 만큼 대단한 일은 없다.

<파울로 코엘료>


우리가 살아가면서 이기심과 이타심의 갯벌을 마주하는

첫 번째 집단은 가족일 것입니다. 그곳에서 이기심과 

이타심의 경계는 모호한 정도가 아니라 미로나 다름없습니다.


자연은 무심하면서도 그 무심함을 끊임없이 생각하게 하는

타자입니다.


불완전한 것들이 사랑스러워지는 삶에는 인간미가 있다.

불완전한 것들은 아름답다. 완전함은 지향으로서 살아갈

힘을 주지만, 불완전함은 삶 그 자체다.


어느 쪽에 가까이 있는지가 중요한 만큼이나 어느쪽을

지향하고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전자는 현재이지만,

후자는 미래를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살든 타인의 삶과 죽음 앞에서의

진정한 위로는, 패배를 안타까워하는 것이 아니라 

잘 싸웠다고 말해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질문을 바꾸는 일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 중의

하나입니다.



@dplot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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