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일기
파블로다니엘 지음 / 파블로다니엘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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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밤을 외로이 홀로 보내지만 또다시

아침이 되면 밤만을 기다리는 외로운 이들을

위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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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란

자신에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이라

남에게 보이기 싫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자신의 일기를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된다면 


옷이 발가벗겨져 내 몸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보는 듯 한 기분이 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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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누이와 나는 첫눈이 올 때면

집 앞을 뛰쳐나가

아무도 걸은 적이 없는 눈 위에

두 명의 발자국을 남겼다


발자국은 어느새 외로운 한 명의 발자국이 되었고

한 명의 발자국은 이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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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인생을 지옥으로 밀어 넣은 그가

그렇게도 평온하고 간단하게 죽을 수 있다니

그에게는 참 좋은 세상입니다


하지만 저는 알고 있습니다

병이 아닌 제가 쓴 글들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것을


저는 살인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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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하지만 저는 사람이 아니에요"


그런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단다 피노키오야


숨만 쉬고 있을 뿐이지 세상엔

죽어있는 사람들이 아주 많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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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온통

거짓말로 뒤덮힌 겨울이었습니다


나를 위한 거짓말이었을까요

당신을 위한 거짓말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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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을 견디자

뼈가 사무칠 정도에 외로움을 견디자


모든 외로운 인간은 자신이 가장 외롭고 슬프다고

생각하듯이 인간은 참으로 외로운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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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할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내게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지만


단 한 번이라도 사랑을 느껴 본

그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겐

그저 구차한 변명일 뿐이었다


나의 더러운 속내를 보여주고

그것을 같이 견디자 하는 것은

아주 이기적인 것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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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글이 세상으로

나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내는 문장들을 구토하기 시작했다

몸 속 깊숙이 살아있던 문장들을

몸 속 깊숙이 손가락을 집어넣어

안에 있는 모든 문장들을 게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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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에 대한 정의는 모두 각자 달랐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사랑 혹은 자신이 가진

생각 즉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중

무엇인가를 잃어버렸을 때 그것에 대한

깊은 상실감에 대하여 사람들은

가장 불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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