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가라사대, 우리는 모두 별이다 - 2024 뉴베리 아너상
에린 보우 지음, 천미나 옮김 / 밝은미래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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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들에게, 당신들은 모두 별입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매번 똑같은 질문이다.

우리더러 왜 국립 전자파 제한 구역으로 왔냔다.

무슨 이유가 필요하다는 듯, 아니, 인터넷도

안 되고 휴대 전화도 안 되고 티브이도 안 나오고

라디오도 안 되는 동네를 마다할 사람도 있나?


당연히 사연은 있다. 그래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난 이렇게 답한다. 우리 가족은 알파카 때문에

오마하에서 쫓겨났다고.


큰 성당이 있다는 말은 아빠를 위한 일자리도

있다는 소리니까. 게다가 난 오마하 사건으로부터

도망칠 수만 있다면 화성으로라도 떠났을 사람이다.


또 있어, 우리 엄마가 '도살장 아들들'을 샀거든.

오래된 장례식장 알지? 농담 아니야.

그 장례식장 이름이 진짜 그래.


너 사이먼이지, 전학생. 난 아게이트야.

내가 먼저 말할게. 인간의 속눈썹에만 살도록

적응한 모닝진드기. 지금 네 속눈썹에도 있어.

집 먼지의 90퍼센트는 사람의 피부야.


좋아. 네 차례. 가장 역겨운 거?

역겨운 것들을 내가 몰라서가 아니라 

그 후보를 좁히기가 어려운 게 문제다.

시체 방귀. 많이 뀌어, 실제로.


엄마의 일을 보조하는 커티스 아저씨는

그앤베에서 우리의 삶을 힘들게 하는 요소중

하나다. '예쁜 가시'처럼 이 집과 함께 딸려 왔다고

해야 하나, 공교롭게도 마을 화장장 주인인 허셜

그룹시크의 조카이 아들이기도 하다.

문제는 커티스 아저씨가 일을 진짜 못한다는 거다.

그냥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 꽝이다.


좋다. 지금까지 난 '가짜 외계인 메시지를 만들기

대작전'이라는 그 대작전에 장단만 맞추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엄마는 이걸 나의 '사이먼 가라사대'

모드라고 부른다.


망원경이지만 이렇게 코앞에서 본 적은 처음이다.

마을에서 봤을 땐 이쑤시개로 만든 망원경 갔더니,

바로 앞에서 보니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거대하다.

그앤베 사람들은 통해 듣기로는 '매우 큰 전파 망원경'

-현지인들은 '큰 귀'라고 부른다.


반려동물로 준 건 아니에요. 우리 집에서 도우미견

프로그램으로 강아지들을 키우거든요.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사회화가 필요해서요.

이 강아지는 수컷이고 사이먼의 트라우마와 불안에도

좋을 거예요.


음, 그런데 말이다, 아게이트. 이건 큰 책임이 따르는

일이라, 아저씨가 아줌마하고 먼저 의논을 해 보고.


에뮤 초원과 거대 망원경 사이에서 아게이트와

단둘이 있을 땐 외계인 애기가 아주 이상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금 여기선 이상해도

너무 이상하다.


난 지금이란 결코 없을 것 같다.

언제까지나 지금 이전과 지금 이후만 존재할 것 같다.


목줄을 차고 겅중거리는 헤라클레스를 데리고

우리는 살금살금 계단을 내려갔다. 뭐랄까, 우리는

특별히 조심스럽게 걷는 중이었다.


2년 전, 나는 문이 하나밖에 없는 3층 교실에 갇혀

나올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 나는 걷고 있다.

우리는 걷고 있다.


살다 보면 그냥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질 때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갑자기 여름 날씨가

되어 버린 오늘처럼.


그 총기 난사 사건? 2년전, 이글 크레스트 초등학교?

"그거 나였어."


"거기 한 아이가 있었어. 그 반에. 반 아이들이 교실

뒤 비품함에 다 숨어 있었는데. 범인이 그 문을 열자

우르르 바닥으로 쏟아져 나왔어. 그중에 맨 밑에

깔린 애가 한 명 있었는데 ···, 그 애는 죽은 척했어.

죽지 않고 산 아이가 있었어."


"사이먼, 너 지금 공황발작 온 거지?"

사이렌 소리는 어마어마하게 요란하다. 너무 커서

나를 삼켜 버릴 것만 같다. 숨을 쉴 수가 없다.

공기가 파랗고도 기이하게 느껴진다.


어벤져스 합체 기념 첫 임무로 우리는 케빈네 집

전자레인지를 훔쳤다.


아게이트가 발끝으로 서서 퉁퉁거리며 말했다.

"전파 천문학자들 난리 나겠다! 내일이 되면!"

내일이 되면.

모든 게 완벽하다.


실종된 시신, 드디어 발견

성 바르바라 성당의 다람쥐들

끈질긴 비극의 희생양이 된 지역 고등학생

내 이야기다.


그런데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삶의 장면 같은 건

없었다. 둘 다 공중에서 몸을 비틀며 스카이다이버들

처럼 서로를 붙잡았다. 손목과 손목을, 손에 손을.

그리고 우리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balgeunmirae1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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