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의 대각선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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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집단의 힘을 믿는 니콜,

뛰어난 개인의 힘을 믿는 모니카,

세계를 이끄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식당 한쪽 구석에 켜져 있는 TV 스크린 위로

참사 현장의 이미지들이 끝없이 지나간다.

감염병이지, 인간의 어리석음이라는 감염병.

군집이 커질수록 악화되는 병.


전쟁 상황에서 살인자들은 적을 향한 증오심과

희생자들의 고통이 야기한 집단적 감정을 이용해

눈에 띄지 않게 살인을 저질러요. 대중의 관심이

전투와 대량 학살에 쏠려 있는 것을 교묘히

이용하는 거죠.


그녀는 군중을 죽음으로 모는 방법만 아는 게

아니라 살리는 방법 또한 알고 있어요.


난 알이야, 인간은 게임하는 동안에만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게임에 집중할 때는 유년기의 상처도,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아픈 몸에 대한 걱정도도

다 사라져. 오직 게임 그자체만 남아.


믿을 수 없어. 그가 이럴 리 없어. 더군다나

상대가 ··· <그 여자>라니. 웬만하면 감정에

휘들리지 않는다고 자신해 오던 니콜 오코너가

지금 이 순간은 동물적 분노에 휩싸인다.


다 연출이었어. 사진. 텅 빈 호텔. 열려 있던

방문. 내가 함정에 걸려든 거야.

내가 그렇게 순진하게 행동했다는 게 믿기지

않아.


감정은 마약이나 다름없어요. 화학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죠. 웃음이든 분노든

오르가즘이든 간에 모든 감정에는 티핑 포인트가

존재해요.


감각 박탈. 가장 악독한 심리 고문이지.

외부에서 유입되는 감각 정보를 모두 차단하는

거야.


이게 다 그 망할 모니타 탓이야. 여기서 나가면

내가 가만두지 않겠어. 고통이 뭔지 알게 해주지.

이제 우리 싸움은 체스 게임에서 끝나지 않아.

망할 계집애, 널 짓밟아 버리겠어. 복수하고 말겠어.


우리는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이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에요. 그녀는 집단에게 미래가 달렸다고

믿는 반면 나는 개인에게 미래가 달렸다고 믿으니까.


지금은 감정적으로 굴 때가 아니야. 니콜은 소피를

죽였고 나는 니콜의 아버지를 죽였어. 우리는 

상대방에게 소중한 말을 하나씩 잡은 셈이야.

그러니 게임은 이제 원점에서 다시 시작되는 거지.


상대를 심리적으로 제압하는 게 우선이야. 일단

상대의 심리를 불안하게 만들어 나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해야 돼.


진정한 권력은 이름도 계급장도 제복도 필요

없어요. 눈에 뜨지 않고 은밀하게 존재할 뿐이지.

그래도 굳이 하나 꼽으라면 시선일 거야.


앞이 보이지 않자 당황한 니콜이 반사적으로

방아쇠를 당겨 총을 난사한다. 그사이 모니키는

절뚝거리며 니콜의 옆을 지나 타고 온 말 등에

오른다.


예나 지금이나 그녀는 내 행동의 유일한 동기야.

<복수하려면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 있지.

난 몇 년 동안 기다릴 만큼 기다렸어. 이제 허기를

느껴. 그녀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겠어.


난 백퀸이야. 양 떼를 인도하는 양치기지.

누가 도살장으로 향하고 누가 절벽 밑으로 

떨어질지 정하는 사람은 바로 나야.


사람의 물결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황토물이

흐르는 강이라고 생각하자.


물컹한 느낌에 이어 딱딱한 표면이 감지되는

순간 니콜의 눈에서 피가 솟구쳐 오른다. 

니콜이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비명을 지른다.


나한테는 한 개인에 대한 복수보다 더 중요한

목표가 있어. 앞으로 인류를 위해 내가 해야만

할 일이 많아. 다시는 복수심 때문에 길을 잃지

않겠어.


죽음의 천사가 앞에 서 있나 싶어 모니카가

놀란 눈으로 그의 손을 내려다본다. 낫이 들려

있지는 않다.


누가 이기는지 보자. 개인이 이길지 ··· 

집단이 이길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openbooks21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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