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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크림 태양 ㅣ 그토록 시리즈 3
조하연 지음, 우샤샤 그림 / 곁애 / 2023년 12월
평점 :
○ 어떤 어른이
그날 그 자리에서
죄송하고 고마운
두 마음이 동시에 드는 거야.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둘 중 하나만 하자니 찜찜하고 아쉽고 ···
하나는 눈으로 다른 하나는 입으로 하래
내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순서쯤이야 아무렴 상관없으니
헷갈려 말래.
○ 가까운 눈물
'운다'라는 말
뚝 떼놓고 보면 하늘에 핀 구름 같은데
곁에 앉은 채랑이가 소리도 안 내고 울면
마음이 영하로 떨어져 난, 꽁꽁 얼고 말아.
그렁그렁 눈속에 비칠 분
내 쓸모는 쓸쓸해져 ···
가까운 눈물은
왜 그리 단단하고 뾰족할까?
단단하고 뾰족해 더 따가운 눈물.
○ 다퉈주세요
가끔가끔
문득문득 부러운 윗집
여기 이곳도 그래 준다면
와장창 부딪힌 간밤의 마음
아침이면 감쪽같이 숨겨보고 싶어
지워지고 금 간 자리
채우고 메워보고 싶어 고요하고 투명하기만 한
○ 너의 물음에
'왜 울어?'
묻는 눈이 있는가 하면
'왜 우는데!' 무는 입 있어.
다정한 걱정과 지긋한 짜증 사이에서
눈물은 그렇게 그렇게 철들며 말라갔어.
○ 월월
어떻게 혼이 나고도 배가 고프냐고요?
심지어 샤워할 때 콧노래가 나오느냐고요?
지금 우리는 잠시 언어가 다른 것뿐인걸요?
월월 월월 들릴 거라서
지금은 서로를 견뎌낼 때인 거래요.
○ 니네
(니네)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니네) 하고 어울리고 싶어
'니네니네니네' 라는 멜로디가
서러움 그리움 부러움으로 범벅 된 눈물 소리였다는 걸.
○ 스트레칭
하루 세 번, 태어난 날, 특별한 날, 먼 길 떠날 제
언제라도 한번 ...... 먹고 마는 밥
하루 끝에 더 간절해지는 '밥, 밥 먹자'라는 말
딱딱한 오늘을 말랑하게 만드는 별 무늬 같은 마알.
○ 자발적 소외라 해두려고
세상이 중요한 거
남들이 중요한 거
내겐 중요치 않아.
내가 주인공인 세상에서
'내'가 빠졌는데
다 무슨 소용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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