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감정, 클래식 - 기분 따라 듣는 42가지 클래식 이야기
클래식 읽어주는 남자(김기홍)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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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따라 듣는 42가지 클래식 이야기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것과는 상관없이,

내 인생은 매 순간순간이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안나 케리니나>


삶을 살아간다는 건 각자가 자기 삶의 작곡가가 된다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조성과 박자를 설정하고 음표를

하나하나 써 내려가는 것이죠.


진정한 자유와 기쁨을 찾아 안정적인 삶을 박차고 나온

모차르트와 <피가로의 결혼> 서곡의 밝고 명랑한 선율처럼,

진정으로 기뻐할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항해 나아가는 

과정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겁니다.


행복은 지나고 나서야 그것이 행복이었음을 깨닫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황홀은 그렇지 않죠. 어느 순간 

황홀함이 느껴진다면 그 순간을 마음껏 만끽하길 바랍니다.


나를 붙드는 것은 오직 예술뿐이었다. 나는 기꺼이 죽음 

앞으로 나아간다. 나의 예술적 가능성을 펼쳐 보이기 전 

죽음이 찾아온다면, 그것은 죽음이 너무 일찍 찾아오는 

것이다. 하지만 죽음이 일찍  다가오더라도 나는 행복할 

것이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


사람은 어떠한 방법으로든 존재감을 드러내며 살아갑니다.

그 과장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충돌, 이로 인한 피로감은

현대인이라면 필연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감정입니다.

바로 이 순간, 오히려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 시티의

음악이 우리에게 편안한 휴식을 선물합니다.


희망의 선율이 가득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는

오스트리아 국민은 물론 동시대 작곡가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슈만은 "바라보고 있던 사람들이 어느새 춤판에

끌려 들어가고, 연주하는 악사들도 때로는 휘파람을 불며,

모든 이가 함께 추는 왈츠, 그것이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다."

라고 극찬했다.


분노가 가득한 이 시대에 소개하고 싶은 작곡가와 작품이

있습니다. 이 작곡가의 분노는 우리보다 조금 더 묵직합니다.

타안이 아닌 타국을 향해 있거든요. 바로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쇼팽과 연습곡 작품번호 10번 중 12번째

곡 <혁명>입니다.


자괴감이 무서운 이유는 나에게 집중하는 것을 끊임없이

방해합니다. 오히려 가지지 못하고 부재한, 부족한 모습에

그 크기를 한없이 키웁니다.


슈베르트는 악상을 떠올리려 고뇌하고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는 스타일의 작곡가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내면에

떠오른 선율을 오선지에 충실히 옮겨 적을 뿐이었죠.


타레가는 영국 특유의 우중충한 날씨와 분위기에 적응이

안 돼 늘 오울함에 젖어 있었고 나중엔 향수병까지 앓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그 감정을 곡으로 써보라며 권유했고,

그렇게 작곡된 곡이 <눈물>입니다.


우울은 '무기력'이었습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아무것도

못 하겠고, 현실에서 도망쳐 영영 아무도 찾지 못하는 곳으로

누가 좀 데려다주었으면 하는 마음, 그게 우울 이었습니다.


비탄은 슬픔으로, 슬픔은 그리움으로, 그리움은 여운으로 ···

감정은 점점 여릿해집니다. 그 과정을 담담히 겪어내고 있는

이들에게 조용히 <독일 레퀴엠>을 건넵니다.


멘델스존의 하루하루는 설렘의 연속이었습니다. 새로운 

장소와 사람들, 그곳에서 마주하는 온갖 경험이 멘델스존의

마음에 차곡차곡 쌓여갔죠. '이탈리아'라는 부제를 가진

멘델스존의 교향곡 4번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탱고의 매력은 바로 '당김음'입니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쿵짝, 쿵짝'의 정박에서 안정감을 느끼는데요. 탱고는 

당김음을 과감하게 사용해 안정감을 깨뜨립니다. 탱고를

들을 때 어딘가 불안정하고 거친 느낌이 난다면 바로

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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