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것은 다 너를 닮았다 - 개정판
김지영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참을 새도 없이 눈물이 펑펑 나와서 급하게

고개를 숙였음에도 힐끔 거리는 시선을 받아내야

했던 어느 날. 나는 뉴욕으로 가는 항공권을 예매했다.

나는, 행복해지기로 했다.


한 입 베어 물었다. 수박에는 수박 냄새가 없었다.

미지근하다 못해 조금 뜨거운 것도 같았다. 무엇보다

참을 수 없는 건 시큼함이었다. 하지만 너무 맛있게

먹는 아벨리를 보며 어쩔 수 없이 수박을 꼭꼭 씹어

삼켜냈다. 


아침이 오자마자 텐트를 접고 과일가게로 향했다.

머지않아 또 상해 버릴 게 분명한 수박 한 통을 사서

아벨리에게 선물했다. 짤막한 포옹으로 작별인사를

하고나자 휑했던 파제가 아름다워 보였다.


여행지가 주는 설렘과 낭만은 사랑이 주는 그것과

비슷하다. 내가 이 풍경과 상황을 사랑하는 것인지 

혹은 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완벽하게 내릴 수 있는 사람은 단언컨대 없을 것이다.


내가 피라미드를 보다니! 내가 피라미드 앞에 서 있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 때문에 미뤄둘 만큼 철이

들었다면 누릴 수 없었던 행복.

걱정해주는 사람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꿈을 포기하지

않을만큼 이기적이었기에 할 수 있었던 경험.


외로움과 그리움을 이겨내고, 위험하고 두려운 모든

상황을 버텨내고 절대로 답이 없을 것만 같은 일들을

풀어나가며, 나는 나를 믿고 나를 사랑하는 일을 배웠다.


러시아 사람들은 일하다 웃으면 본업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다고 했다. 나는 여행객이자

그들 삶의 침략자이니 그것을 이해해야 한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얻는 것과 잃는 것에 대한 저울질이

늘어간다. 그러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얻기보다는,

내가 가진 것을 잃지 않는 쪽을 택하게 된다. 우리가

'그래서는 괞찬지 않은 나이'라고 칭하는 행위들은

대부분 눈앞에 당연하게 있는 것을 잃게 만든다.


어떤 세상인지 모르는 곳보다 어떤 세상인지 잘 아는

곳이 더 두려웠다. 나는 떠나올 용기는 있었지만,

돌아갈 용기는 아직 마련이 되지 않은 사람이었다.


생에 가장 많은 별을 보았고, 처음으로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느꼈다. 사막은 너무도 적막해서 별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아름답다는 건 이럴 때 하는

말이었다. 잠들지 않고도 꿈을 꿨다.


여행에서 미화되지 않는 고생은 없다. 시간의 간격만

다를 뿐, 해가 지면 혹은 해가 지나면 아프고 더럽고

지친 것들은 모두 미화된다.


@jeedud

@prunbook


#예쁜것은다너를닮았다 #김지영

#책제공 #협찬 #감성에세이 #공감글귀 

#좋은문장 #감성사진 #감성글 

#책선물 #책속의한줄 #푸른향기

#도서출판푸른향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추천 #에세이추천 

#여행 #행복 #사랑 #경험 #위험 

#외로움 #어른 #용기#사막 #꿈 #미화

#책 #도서 #독서 #철부지아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