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히말라야 - 설악아씨의 히말라야 횡단 트레킹
문승영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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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6천 미터에서 조난 당하다.

영하 15도의 절벽 끝에서 밤을 지새우며 찾은 

히말라야 횡단 트레킹을 하는 이유 ···


히말라야 횡단 트레일(GHT)은 동서로 뻗어 있는

히말라야산맥을 '가능한 가장 높은 경로'로 횡단하는

것이다. 이 트랙들은 트레킹을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

아닌 고대에서부터 이어진 히말라야의 소금 무역을

위한 야크 카라반이나 순례길로 현지인들의 삶이

녹아있는 길이다.


산에서 만나 사랑을 키운 우리에게는 숙명이었다.

고생스러운 허니문이 될 게 불 보듯 뻔했다.

그러나 우리는 저항할 수 없는 힘에 이끌리듯 결국

히말라야를 선택했다.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는 우리 부부의 인생계획보다

철저하고 신중하게 타오는 사진촬영을 비롯해 일정을

기록하는 역할을 맡았다. 나는 정보수집 및 장비 점검과

현지 트레킹 에이전시 섭외에 나섰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한 무게의 짐을 옮기는 포터들은

수많은 카메라의 모델이 된다. 하지만 정작 그들은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담겼는지 볼 수 없다.


우리네 김치와 비슷한 망고피클을 곁들여 식사를 한다.

인도 사람들이 즐겨먹는 망고피클은 처음 먹을 때는 썩은

음식처럼 느껴질 만큼 아주 시큼한 맛이 나지만 몇 번

맛을 보고 나면 중독이 될 만큼 맛있다.


염소는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가다가도 죽는 날이 

가까워지면 자신을 옭아맨 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 안간힘을 쓰던 염소는 운명의 날이

오자 체념한 듯 큰 반항없이 포터를 따라갔다.


야크는 우유와 고기뿐만 아니라 야크의 마른 똥은

나무가 자라지 않는 고산지역에서의 유일한 연료로

쓰이니 히말라야의 보배다.


시근벌떡 숨이 차오르니 숨 쉬는 것 자체가 고통이다.

그러다가도 고소에 적응이 되고 나면 무슨 짓을 해도

괜찮으니 과학책에서 볼 수 있는 인체의 신비를 몸소

경험하게 된다.


구름의 움직임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며 만년설 거봉들의

향연을 펼친다. 기대 이상의 풍경에 입이 떡 벌어진다.


살을 에는 추위와 사나운 눈보라는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우리는 쫓기듯 걸음을 옮긴다. 다행히 우리는 깊고 무거운

겨울만이 존재하는 그곳을 빠져나왔다. 히말라야 대자연

앞에 내가 얼마나 무기력한 존재인지 절절히 느꼈다.


계속되는 눈길 오르막에 지치다 못해 질린 기색이 또렷한

포터들은 가파른 설벽에 기대선 채로 가쁜 숨을 몰아쉰다.


코니스는 벼랑 끝에 바람에 날린 눈이 쌓여 지붕의

처마처럼 얼어붙어 튀어나온 설층이다. 때마침 포터들이

아슬아슬한 절벽을 건너오기 시작한다.


우리는 날카로운 웨스트 콜 암벽 아래 좁은 테라스에

고립되었다. 아래로는 크고 작은 크레바스가 있는 곳이다.

나는 희말라야가 좋아 이곳에 왔으니 여기서 죽어도

여한이 없다. 하지만 가족의 생계를 위해 집을 떠나온

스태프들은 꼭 살아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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