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는 책들
구채은 지음 / 파지트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직장생활이 눈물 쏙 빠지게 힘들 때,

읽는 삶은 일하는 삶을 어떻게 구하나 ···


고백하건대 나이 마흔이 다된 지금도 가끔 억울해서,

고독해서, 뭐가 잘 안 풀려서 눈물을 찔끔찔끔 쏟는다.


생산성 낮은 '도피성 독서'를 통해 단언컨대 '일하는 인간'

으로서 조금 더 단단해지고 명료해지며 단호해졌다곤 말할

수 있다.


<인간실격>은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소설이다.

'미친 사회'에 사회화되느니 반사회화되는 길을 택했다는 것이

그외 향변이다. 요조는 철저히 소외되고 배격당하다가 방탕과

향락에 빠지기도 한다. 폐인 그 자체다.


카를 구스타프 융의 '분석 심리학'의 틀로 바라보면, 요조는

'페르조나'를 썼다 벗었다 하지 못하는 인간이다. 페르조나는

집단으로부터 특정 역할, 규범, 태도를 요구받아 써야 하는

'가면'과 같다.


일하는 사람들은 일터에서 스스로를 연소시키며 산다.

마시멜로처럼 말랑말랑 순수하고 맑았던 얼굴에, 거짓과

위선의 가면, 허위와 기만의 육중하고 둔탁한 가면을 쓴다.


일터에서 소진돼 너덜너덜해진 자아를 위로받으려고 누군가를

만나 소통을 구했지만 맥주는 마시는 내내 겉도는 대화만

하다가 터덜터덜 퇴근할 때, 오히려 그 누군가와의 대화속에

인간으로부터 어떤 공감도 위안도 얻을 수 없음을 ···


영화의 카메라 기법중에 '익스트림 롱 쇼트'를 좋아한다.

건물, 옥상, 헬리콥터 위에서 밑으로 내려다보는 시선이다.

부감으로 멀찍이 내가 하는 일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자아실현 따윈 없다. 인류애도 없다. 악마적 노동만이 일터를

지배한다. 지루하고 고될 뿐이다. 고통의 연옥과 같다.

출근과 노동 퇴근의 순환고리만 있을 뿐이다.

그 흉포한 일터에서 풍튀스는 거대한 물결에 집어삼킴을 당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가 매일 일에 대한 글을 써서 책을

출판한 것도 그 이유다.<라인: 밤의 일기>


내게 '독서'란 행위는 시시각각 변해가는 내 바다를 항해하면서,

내 고통을 돌보고 자정하는 시간과 같았다.


서릿발 같은 차가움과 엄격함은, 일을 일만이 아니라 

'자기 초월'의 수단으로 여기는 데서 비롯된다. 그리고 부하 

직원들의 '자기 초월'을 도와주는 매개자로서 본인 스스로를

정체화한다.


저는 인간은 다 별로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너도 별로고,

나도 별로고 우리 다 별로기 때문에 다른 사람 말에 신경 쓸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내 성공만도 모자라 남이 실패해야 좋을까. 이토록 섬뜩하고 무서운

마음을 품으며 살아갈까. 원시인류가 진화와 적자생존 과정에서

터득한 쾌감이 샤덴프로이데의 출처란 것이다.


인생 행복의 4대 보험의 첫 번째가 바로 좋은 인간관게, 특히

'회사 상사'라고 한다. 나머지 세가지 보험은 자율성, 의미와 목적,

재미있는 일이다. 이 역시 회사 상사와의 관계가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변수다.


결국, 사람이란 자기 알아달라는 건데 그렇지 못하니까

미쳐버린 거다.


간헐적이고 불규칙적으로 이뤄지는 피드백, 무작위로 주는

보상. 이는 학습심리학의 '변동비율강화'와 다름없는 반응으로

강한 행위 중독을 일으킨다.


어떤 시기, 어떤 순간 존재할 수도 있겠다. 그런 조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수도 물론 있다. 하지만 대게는 어렵다. 일의 본질

자체가 그렇다. 일터에 지상낙원은 없다.


"젠장! 이렇게 살지 말걸. 여태 헛 살았네."

'깨꼬닥'

레프 톨스토이의 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간명하게 요약하면

이 두 줄이면 되지 않을까.


오늘 밤까지 살라. 동시에 영원히 살라.

<톨스토이>


“이 책은 파지트에서 서포터즈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출근하는책들 #구채은 #pazit 

#직장인에세이 #출근짤 #책추천 

#에세이책추천 #에세이추천 #위로에세이

#출근하는책들 #서포터즈 #파지트서포터즈

#직장생활 #도피성독서 #페르조나

#가면 #위안 #공감 #자정 #상처

#적자생존 #샤덴프로이데 #인생

#행복 #변동비율강화 #중독 #본질

#책 #도서 #독서 #철부지아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