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쟁이 중년아재 나 홀로 산티아고
이관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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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떠나라!

떠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더 많아지기 전에..


산티아고 순례길 저도 버킷리스트 중 한 가지 인데,

책을 읽는 동안 다시 가슴에 두근두근 불을 지피네요 ^.^


순례길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속도로 걷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모든 것이 낯설고 매일 매일이 새롭다. 처음 가보는

장소, 처음 만나는 사람, 처음 먹어보는 요리 ···, 내 인생에서 이렇게

특별한 순간이 또 있을까.


아침에 잠에서 깼을 때 스웨덴 여성이 속을 차림으로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걸어와 참 민망했다. 무엇보다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당혹스러웠다. 그렇다고 고개를 돌리고 말할 수도

없고, 문화의 차이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프랑스길의 시작은 완만한 경사가 계속 이어졌다. 처음에는

이 정도면 굳이 배낭을 택배로 보내지 않고 메고 갔어도 괜찮겠다

싶었는데, 점점 경사가 가파르게 바뀌면서 잘 보냈다고 생각을

바궜다.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을 걸어서 넘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순례자 메뉴는 보통 세 가지 순으로 제공된다. 먼저 수프나 샐러드,

두 번째로 고기 또는 생선 요리가, 끝으로 아이스크림 같은 디저트가

나온다.


팜플로나는 순례길에서 처음 만난 대도시였다. 중세 나바라 왕국의

수도였고, 매년 7월이면 위험천만한 소몰이로 유명한 '산 페르민 축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바로 이 골목에서 붉은 띠나 스카프로 치장한

수많은 인파와 흥분한 소들이 닥치는 대로 치고 받고 밟는 야단법석의

현장이라고 상상하니 기분이 색달랐다.


인간은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할 수 있을까?

진정한 용서는 인간이 아니라 신의 영역 이라는 말도 있으니, 그만큼

용서하기 어렵다는 말일 것이다.


까미노 길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세계 각국에서 온 순례자들과

만나게 된다. 길을 걸으며 마주치는 사람마다 서로 '올라' 또는 

'부엔 까미노'라고 인사를 나눈다. 그리 특별하다고 할 수 없을 것

같은 이 인사말은 힘이 들 때마다 묘하게 큰 힘과 위로를 준다.


부르고스에서 레온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메세타 구간은 밀밭이

끝없이 이어지는 대평원길이다. 많은 순례자가 지루하다며 이 구간을

버스로 건너뛰기도 하고, 어떤 순례자는 이곳이야말로 산티아고

순례길 최고의 구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스트로 대성당은 부르고스 대성당만큼은 아니지만 내 눈에는

적어도 레온 대성당보다는 멋진 외관이었다. 존경하는 가우디

선생께서 설계한 순례박물관이라고 했다.


폰세바돈을 출발해 얼마 지나지 않아 순례길 대표적 상징물 중

하나인 '철의 십자가'를 만났다. 많은 순례자가 이곳을 지날 때

자신의 나라에서 가지고 온 돌이나 의미 있는 물건을 십자가

밑에 내려 놓는다. 그렇게 마음의 고통, 번뇌, 무게 등을 이곳에

내려놓으며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스페인은 다른 유럽 선진국에 비해 국민소득이 조금 낮은 편이다.

하지만 하늘과 맞닿은 지평선 위에 밀과 포도가 넘치도록 풍성하게

자라고, 태양이 강하게 내리쬐면 하던 일을 멈추고 낮잠을 자거나

쉴 수 있는 여유가 있다.


까미노를 시작하면 처음에는 여러모로 낯설고 불편하다. 남녀 구분

없는 낯선 알베르게. 전 세계에서 온 많은 순례자가 합창하듯 코를

고는 사이에서 자야 하고, 매일 씻고 빨래하는 것까지 어느 것 하나

편한 게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티하고 순례길을 다녀온 많은

사람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그리워하며 다시 가고 싶어 한다는

'까미노 불루'를 앓는다고 한다.


100km 지점을 통과한 후에는 빨리 걷고 싶은 마음조자 사라져

점점 줄어드는 남은 거리 표지석이 쳐다보기도 싫어졌다.

산티아고에 도착하게 되면 내 인생에서 가장 특별하고 비현실적인

시간이 끝나고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정신과 의사 정혜신 원장은 한평생 일에 많은 시간을 바치다가 

퇴직하는 순간을 마치 감옥에서 막 출소한 출소자의 심정과 비슷하고

비유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800km, 긴 거리를 걷고 나면 분명 뭔가 큰

깨달음이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니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다. 대신, 걷는 동안 매일 어디까지 걷고 뭘 먹고

어디서 잘까만 생각하면서도 신기할 정도로 머릿속이 단순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 본 포스팅은 푸른향기 서포터즈로서 책을 지원받아,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로 직접 작성된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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