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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하늘 아래, 아들과 함께 3000일
츠지 히토나리 지음, 김선숙 옮김 / 성안당 / 2023년 7월
평점 :
'싱글 파파'와 '찐 아들'의 알콩달콩 아옹다옹 파리 일기!
아직도 싱글 파파가 된 그날의 절망감을 잊을 수가 없다.
그날부터 아들은 마음을 딛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게 되었다.
어느 날 밤, 아들 방에 가봤더니 아들이 늘 껴안고 자는 아기 곰
인형이 젖어 있었다. 그것도 축축하게.
백 권 가까운 책을 펴녔지만 쓸 게 없을 때가 바로 써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늘 뭔가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생각 하는 건 가난한
작가 근성 탓인지도 모른다.
행복이란 욕심을 내려놓을 때 비로서 살포시 다가오는 이런
부드러운 빛과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열네 살 먹은 아들과 함께 음악을 연주하는 것보다 더 행복한 것은
없다.
관광과 여행의 차이는 정해진 코스를 걷는냐, 자신이 길을 스스로
정하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여행을 한다면, 닥치는 대로 하는 것이
단연 재미있다.
사람은 말이야, 괴롭거나 슬프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땐 지글지글
볶아서 마구마구 먹는 게 좋아. 사람은 배부르면 졸리기 마련인데
말이야, 자고 일어나면 안 좋아던 마음이 싹 다 사라지거든.
아빠, 사람이란 말이야, '가만히 있으면 뭐라고 말 좀 해봐.'하고
쑤셔대는 것 같아. 무슨 말을 하면 '자기주장 하지 마라, 나서지 마라.'
하는 식으로 핀잔을 주고 말이야. 사람들은 남의 험담이나 비판을
할 뿐이지 상대에게 배려나 예의는 눈꼽만큼도 없는 것 같아.
무無가 되기 때문이지. 기타를 치고 있으면 마음이 안정돼. 기타는
배신하지 않거든. 아빠를 한 번도 배신한 적이 없어. 돈 이라든지
명예라든지 이런 것 때문이 아니라 아빠는 기타를 치고 노래할
때가 제일 행복해.
그때 나는 사람에게 실망하지 않으려면 기대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들은 나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다. '아빠, 사람에게 기대를 해도
괜찮은 거 같아.'라고 아들은 말했다.
가족이란 날마다 사는 의미를 가르쳐 주는 존재라고 생각해.
나는 안나 가족들한테 많은 걸 배웠어. 개개인의 역할 같은게
분명해서 부러웠어.
아빠란 참 신기하다. 어린 소년이든, 무례하기 짝이 없는
고등학생이든 다를 바 없다. 평생 이애는 나의 귀여운 아들인 것
이다.
햇볕을 쬐면서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고 살아가면 된다.
때로는 자유가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뜻밖에 달콤한 고독을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시시한 소리도 하고,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는 사람들과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으면 정말 힘들 때 이 친구들이 내 편을 들어주고,
손을 쓱 내밀어 주기도 하는 거 잖아.
아버지와 아들은 참 이상한 관계다. 아들이 아빠가 되고, 과거의
나처럼 아들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나서야 비로서 아빠의 마음을
알 게 될 것이다.
아들 나름의 행복을 찾았으면 좋겠다. 어떤 행태로든 좋으니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그것뿐이다···
내가 건강할 때 아들이 길을 벗어나지 않도록 멀리서 지켜보는,
한 사람의 아빠로 남고 싶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합니다.>
@sungan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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