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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널 살아 볼게 - 그림 그리는 여자, 노래하는 남자의 생활공감 동거 이야기
이만수.감명진 지음 / 고유명사 / 2023년 1월
평점 :
그림 그리는 여자, 노래하는 남자의 생활공감 동거 이야기
하루 한 번 우리는 서로를 산책 시켜 준다.
같이 살게 되면서 함께 있는 시간은 늘었지만
같은 공간에서 각자 일하는 게 익숙해지면서 오히려
입을 꾹 다물고 말없이 지낼 때가 많았다. 산책은 그랬던
우리에게 '햇볕 따라가기' 같은 것이다.
씻고 나온 진이의 머리를 매번 말려준다.
같이 살기 시작한 후로 변함없이 해주고 싶은 일의 하나다.
오빠! 우리는 타인의 삶에서 순간의 관객일 뿐이야!
아무도 우리한테 신경 안 쓴다고.
선글라스를 두고 쓸까 말까 망설이는 오빠에게 그냥 별생각
없이 던져본 말인데, 또 나한테 반한 것 같다.
함께 지내온 시간이 길어지면서 서로 모든 것에 익숙해져서
이제는 눈빛만 봐도, 입만 떼도 상대방이 할 말을 알아채는
초능력이 생겼다. 우리는 가끔 서로의 말을 쌈 싸 먹는다.
같이 산다는 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일인 것 같다.
같이 살지 않았으면 서로 부족한 부분은 감춰둔 채로 만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나도 사람인지라 때로는 밤을 새워가며 술도 마시고 싶고,
놀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런데 나한테 박혀있는 이미지
때문에 외로워진다. 오빠가 늦은 밤에 친구와 술 한잔하러
간다면서 나갔다. 나도 같이 가고 싶었는데 ···, 나는 전화기만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다. 전화 한통이면 나도 버선발로
뛰어나갈 텐데.
진이와 함께 보내야 하는 크리스마스이브를 요리조리 피했다.
연말이라 바빠서 그렇다고 속였다. 더욱 놀라운 것 어느새
나 자신도 실제로 바빠서 그렇다고 믿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존심은 자기 자신까지 속일 만큼 무섭다.
꽃이 주는 에너지를 좋아한다. 꽃 하나하나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말이지 못난 구석이 없다. 저마다 제 모습 그대로 이쁨을
뿜어내고 있다.
처음으로 '결혼'과 '결혼식'을 떼어 놓고 생각해보게 되었다.
'결혼=결혼식'이 아니다! 결혼식의 모양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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