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강은 언제나 서늘하다 - 시골 소년의 기묘한 에세이
강민구 지음 / 채륜서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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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이자 영화연구가로 활약 중인 작가의

어린 시절 경험인 50개의 기묘한 이야기로 

시골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에세이이다. 


상상은 자유다. 사실 실체를 확인하는 것보다

상상으로 남겨 두는 편이 더 행복할 수도 있다.


인간은 자신이 모르는 대상에 대해 두려움을 갖는다.

이내 그 두려움은 자신 주변에서 벌어지는 설명할 수

없는 사건들의 원인을 특정 대상에게 돌리게 하고,

다시 대상에 대한 분노로 바뀐다. 분노는 사람들에게

걷잡을 수 없는 전염병처럼 퍼지고 결국 비극을 

만들어 낸다.


아버지는 아마도 정신이 이상한 여자가 헛것을 본 

모양이라고 말씀하셨다. 사실 그 트럭에 정말 시체가 들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여자가 정신이상자로

보였기에 헛것을 보았다고 확신했을 뿐이다.

그날 정말 트럭 뒤에는 시체가 실려 있었던 것일까?


한밤중에 정신병원 근처에서. 그것도 이름 모를 묘지

주변에서 비 오는 날 흰 소복을 입은채 온몸이 젖어 손을

흔들고 있는 여자를 보는 것은 그리 유쾌하지 않은

경험인 것은 확실하다.


망자가 꿈에서 당신을 부른다면 따라가지 말라는 미신을

들은 적이 있다. 망자가 산자를 데려가기 위해 산자가

가장 사랑하던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아빠의

친구도 죽은 어머니의 모습을 한 저승사자에게 끌려간

것일까? 아빠 친구는 며칠 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아빠가 말했다.


오만 가지 상상을 하며, 발가락으로 정체 모를 것을 더듬고

있었다. 동물의 사체라고 하기에는 너무 미끄러웠고, 물고기의

사체라고 하기엔 너무 컸다. 무엇인지 알아내려는 나의

호기심은 공포를 초월했다.


어미 햄스터가 외부인이 오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기 새끼를 물어서 죽이는 경우가 있어. 그래서 좀 

잔인한 애기지만 햄스터 우리가 피범벅이 될 때도

있단다.


내가 처음 보는 모르는 대상을 마주하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내 자신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해가 쨍쨍한 날 개미를 돋보기에 비춰서 태우는 일처럼.

비온 땅 위를 기어가는 지렁이를 이유 없이 돌멩이로 짓이겨

죽이는 일처럼. 그냥 어린아이들이 흔히 하는 놀이 정도?

어린아이들이 제일 순수하고 때로는 제일 잔인하다고...


만약 물속에 있는 시체가 서 있다면 절대 다가서지 말라고,

그 이유는 와류가 발생하는 곳에서 시체가 가라앉지 않고

선 자세로 있어서, 다가선다면 와류에 함께 휩쓸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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