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눈물
하세 세이슈 지음, 허성재 옮김 / 혜지원 / 2021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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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년, 도시에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하면 아이누족에서 멀어질 수 있다며 

하루하루를 견디는 유우의 앞에 어느 날 오자키 마사히코가 찾아오며 이야기가

사작된다.

훗카이도의 드넓은 호수와 울창한 숲,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과 동물,

그리고 동일본대지진으로 죽어간 많은 사람들과 남은 사람들이 얽히고설키어

가족에 대한 사랑과 자존감에 대한 몰입감이 최고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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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훗카이도 특유의 마른 공기가 비로 인해

한 곳에 모인 습기를 쓸어 넘겼다.

푸른 하늘은 쾌청했다.

게이조가 산에서 내려온 흔적은 없었다.


어미 불곰은 늑대들을 위협하듯이 일어서서

양 팔을 번쩍 들고 있었다.

늑대들은 몸을 굽혀 어미 불곰의 등 뒤에 있는

새끼 불곰들을 노리고 있었다.

불곰도 늑대로 모두 털을 바짝 세우고 있었는데

마치 털 하나하나를 통나무에서 그대로 깍아낸 듯

질감이 생생했다.

우유도 이 작품은 좋아했다.


오자키조차도 진심으로 목조 작가가 될 생각은 없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은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았다.


무자비한 한기에 뒤덮인 이 땅에서 내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낄지 알고 싶었다. 나에게 흐르는 피가

무엇을 호소하는지를 알고 싶었다.


게이조가 완성시킨 작품은 어느 것이든 리얼함으로 

보는 사람에게 다가왔다.

보고 싶다. 게이조가 부엉이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그 순간을 이 눈으로 보고 싶다.


모든 것이 싫어져 혼자 조용히 울던 밤 언젠가는 이집을,

이 마을을 떠날 거라 자신에게 맹세했었다.

그 예행연습으로 여행용 가방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집어넣어 본것이 그 시작이었다.


줄무늬올빼미 신은 그렇게 노래 부르면서 넒은 하늘에서

춤을 추었다. 그리고 부잣집 아이들 속에 섞여 있던

가난한 집 아이를 가엾게 여기고, 그 아이의 집으로 가서

금은보화를 나눠 주었다.

<은의 물방울 내리고 내리는 주변에, 금의 물방울 내리고

내리는 주변에>


아이누인이 아이누인이 아닐 수 있는 곳, 도쿄, 

아이누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는 많은 사람들 속에 

섞여서 평범하고 행복한 인생을 손에 넣는 것이었다.

엄마도 그랬을 것이다.


뒤도 보지 않고 그 저 미래를 향해 발을 내딛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위해 게이조가 자존심을 버렸다는 것을

알아 버렸다. 이제는 마음 편히 나갈 수 없었다.

마음 한편에 찝찝함을 느끼며 몇번이나 뒤를 돌아보며

나가게 될 것이다.


지금은 불곰 사냥꾼이 거의 없어.

어린 불곰들은 인간이 무서운 존재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니까 반대로 종소리가 들리면 다가오지.


이곳에 모인 것은 도쿄와 그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었다.

쓰나미에 휩쓸린 것도, 방사선을 뒤집어 쓴 것도,

고향을 잃은 것도 아니었다. 

그 큰 쓰나미가 오기 전까지 원전을 지방으로 몰아넣고

전력을 마음껏 사용했었던 인간들이다.

그랬음에도 마치 자신들의 죄는 없었던 것 마냥

원전 반대를 외치고 있었다.


돈으로는 행복을 살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모두가 돈을 바라고 있었다. 이건 잘못되었다.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다들

아무것도 하려 하지 않았다.


수펑선 위의 한 점이 강하게 빛났다.

바다가 밀어 올리듯 태양이 모습을 나타냈다.

태양은 믿어지지 않을 만큼 빨갛게 빛나고 있었다.

하늘로 올라가는 태양과 물안경처럼 변한 해수면에

비친 태양이 딱 붙어 있었다.


시체를 만졌다.

사간에 경과할 때마다 시체가 차가워져 갔다.

그 차가움만이 유일한 현실감이었다.


동물은 과거의 일을 후회하거나 미래의 일을 

두려워하거나 하지 않아.

그때그때를 진지하게, 전력으로 살고 있지.

놀때도 전력이다. 전력으로 뛰어 돌아다니고

전력으로 웃지


나쁜 행동에 응보를 내리는 것은 신의 역할이야.

인간이 해서 될 일이 아냐.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용서하고 받아들이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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