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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비보다 비키니를 택한 사람들 - 날것 그대로의 브라질 ㅣ 연시리즈 에세이 13
차은지 지음 / 행복우물 / 2022년 8월
평점 :
가족 세계 여행을 꿈꾸고 있는 나에게,
경이로운 자연과 사람 그리고 문화 등
다양한 날것 그대로의 브라질을 느낄 수 있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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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할 때는 항상 용기를 내야한다.
행복은 선택이니까.
인생에서 가장 지루한 때가 온다면
곧바로 떠올릴 것이다.
브라질에서 가장 화려하고 뜨거운 도시
리우에서 까리오까들과 삼바를 추던
이 순간을!
'이런 걸 또 언제 해보겠어!'라는
주문이 다시 발동했다.
새로운 경험과 기회 앞에서 나를 등 떠미는
마법의 주문이다.
여행에서만 누릴 수 있는 그것,
낯선 사람을 경계해야 할 때도 있지만
무언의 확인을 마친 뒤 점차 말과 눈빛이 섞일 때,
여행의 이야기는 이전과 달라진다.
브라질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남의 품에 안겼다.
눈앞의 상대방을 직시하는 깊고 투명한 두 눈을 마주한 뒤,
볼 인사를 하기 위해 목을 길게 빼고 한 쪽 뺨을 들이밀 때면
저마다 특유의 향기..
꾸며진 말과 행동을 할 수 없었기에 '나'에 대해서
집중하고 탐구하고 끊임없이 질문했다.
그제서야 나의 감정, 속으로 하는 생각과 말, 좋아하는 것,
두려워 하는 것들이 떠올랐다.
거리는 위험하지만 울타리 안의 집은 안전하기에
그 안정감을 누리며 바깥공기를 마음껏 쐬고 싶었다.
지난날의 행복했던 기억은 현재를,
그리고 미래를 더 잘 살아갈 힘을
기꺼이 내어준다.
브라질 국기 그림이 그려진 깡가는 외국인들에게
단연 인기, 등 뒤로 펼쳐 들고 펄럭이는 브라질 국기
인증샷을 남기는 게 친구들 사이에서 약간의 유행이기도 했다.
브라질 해변에는 바로 앞에서 향긋한 허브 솔트를 찹찹 뿌린
꼬챙이 치즈가 돌아 다닌다.
일단 입에 넣으면 풍미에 혀가 녹아 내린다.
부드럽고 짭조름한 감각이 바닷바람에 취한 정신을 깨운다.
브라질은 처음 보는 이성에 대한 관심 표현이 무척이나
대담하고 적극적이다. 그다지 우물쭈물 망설이지도 않고
자신만만하게 돌직구를 날린다.
정오의 한가로운 파란 바다를 맛본
오늘에서야 결론 내렸다.
딱히 할 것 없는 상태가 이렇게 마음 편한 것임을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제대로 즐길 줄 아네! 완전 브라질 사람이야!"
즐길 줄 안다는 것.
세상에는 기회와 환경이 주어지더라도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순간에 제대로 즐기지 않으면
결국 손해는 온전히 내 몫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차츰 달라져 왔다.
많이 느끼고, 많이 사랑하고, 조금 불평하기.
그들이 '가진 것'이 아니라 '가득 찬 마음가짐'이
너무 부러워서 견딜 수 없었다.
그리워하는데도 한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피천득의 인연 中]
관광지를 평범한 휴식처처럼 여유롭게 누리는 사람들이
어느 순간부터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여행 중 각자의 자세와 쉼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낼 줄 아는 사람들을 만나면 나도 조급함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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