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관악구 연합독서회를 통해 알게 되었다.이건과 공진솔의 사랑 이야기가 가슴 설레여 이도우 작가가 이건같은 남자일거라 생각하며 기대했었다.검색을 하다가 작가가 여자분이라는걸 알게 되고 쬐금 실망했지만 작가와의 만남은 비내리는 날의 행복한 추억이었다.P43그런 걸 왜 물어요.작가 손을 떠난 글은 읽는 사람 몫인데.본인들이 알아서 느끼겠지 (이 건)공진솔이 심란할 때 연필을 깎는다는 대목에서 사각사각 연필심을 갈았던 기억이 떠오른다.나는 심란할 때 산책을 하면 기분전환이 되고 힘이 난다.추석연휴에 동네 산책길에서 보았던 목화꽃과 아욱꽃이 얼마나 예쁘던지...P68김일성이 죽었을 때 어디서 뭐하고 있었느냐고......나도 상대방 옛날을 모르고 그 사람도 내 옛날을 모르지만 동시에 같은 날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알게 되면 좀 가까운 느낌이 들더라구요.그러려면 대부분 다 기억할 수 있는 날을 대야 하잖아요.음...김일성이 언제 죽었지? 찾아보니 1994년 7월인데 그 때의 나는 대학졸업후 직장에 다니고 있던 평범한 날이었다.내게는 2002년월드컵이 그런 해인거같다.첫 아이가 태어난 해이기 때문이다.P393사람은 말이디...제 나이 서른을 넘으면 고쳐서 쓸 수가 없는 거이다.고쳐지디 않아요.보태서 써야 한다.내래 저 사람을 보태서 쓴다...이렇게 생각하라우.저눔이 못 갖고 있는 부분을 내래 보태줘서리 쓴다...이렇게 말이디.(이 건 할아버지)나도 남편을 만난게 서른 살 때였으니 우린 고칠 수가 없는거였다.보태서 쓴다고 생각할걸...얼마전 버스 안에서 엘사드레스를 입고 망토를 두르고 구두까지 신은 여자아이가 앉으라는 엄마의 성화에도 버스 기둥을 잡고 춤을 추고 있었다.남편이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애들도 저런 적이 있었나? 언제 이렇게 커버렸지..."하는데 "그런거 같아? 우리가 주말부부라 당신은 그렇게 느꼈을수도 있겠지.내가 다 키웠지,뭐..."라고 말해버렸지만 왠지 쓸쓸했다.급격하게 내려간 기온탓에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다면 이 소설을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