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이도우 지음 / 수박설탕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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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관악구 연합독서회를 통해 알게 되었다.
이건과 공진솔의 사랑 이야기가 가슴 설레여 이도우 작가가 이건같은 남자일거라 생각하며 기대했었다.
검색을 하다가 작가가 여자분이라는걸 알게 되고 쬐금 실망했지만 작가와의 만남은 비내리는 날의 행복한 추억이었다.

P43
그런 걸 왜 물어요.작가 손을 떠난 글은 읽는 사람 몫인데.본인들이 알아서 느끼겠지 (이 건)

공진솔이 심란할 때 연필을 깎는다는 대목에서 사각사각 연필심을 갈았던 기억이 떠오른다.나는 심란할 때 산책을 하면 기분전환이 되고 힘이 난다.추석연휴에 동네 산책길에서 보았던 목화꽃과 아욱꽃이 얼마나 예쁘던지...

P68
김일성이 죽었을 때 어디서 뭐하고 있었느냐고......
나도 상대방 옛날을 모르고 그 사람도 내 옛날을 모르지만 동시에 같은 날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알게 되면 좀 가까운 느낌이 들더라구요.그러려면 대부분 다 기억할 수 있는 날을 대야 하잖아요.

음...김일성이 언제 죽었지? 찾아보니 1994년 7월인데 그 때의 나는 대학졸업후 직장에 다니고 있던 평범한 날이었다.
내게는 2002년월드컵이 그런 해인거같다.첫 아이가 태어난 해이기 때문이다.

P393
사람은 말이디...제 나이 서른을 넘으면 고쳐서 쓸 수가 없는 거이다.고쳐지디 않아요.보태서 써야 한다.내래 저 사람을 보태서 쓴다...이렇게 생각하라우.저눔이 못 갖고 있는 부분을 내래 보태줘서리 쓴다...이렇게 말이디.(이 건 할아버지)

나도 남편을 만난게 서른 살 때였으니 우린 고칠 수가 없는거였다.보태서 쓴다고 생각할걸...얼마전 버스 안에서 엘사드레스를 입고 망토를 두르고 구두까지 신은 여자아이가 앉으라는 엄마의 성화에도 버스 기둥을 잡고 춤을 추고 있었다.남편이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애들도 저런 적이 있었나? 언제 이렇게 커버렸지..."하는데 "그런거 같아? 우리가 주말부부라 당신은 그렇게 느꼈을수도 있겠지.내가 다 키웠지,뭐..."라고 말해버렸지만 왠지 쓸쓸했다.

급격하게 내려간 기온탓에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다면 이 소설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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