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역사책과 고고학 관련 책을 봤을 때 궁금했던 것들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역사와 여성들의 뜨거웠던 삶을 조곤조곤 풀어 준다. 본문과 각주를 왔다갔다 하느라 바빴지만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보부아르에 대한 견해도 흥미로웠는데 그리 길지 않은 선사학의 역사와 거기에 깃든 성차별을 생각하면 그가 접했던 텍스트 자체의 한계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가 살아서 새로운 역사적 발견들과 함께 깨진 편견을 봤더라면 지은이에게 아쉬움을 주는 부분이 달라졌을까 궁금하다. 제2의성을 봐야 할 때다. 왜 여자가 파묻힌 거냐고 아이가 물어서 고고학에 대해 이야기해줬더니 흥미로워한다. 이 책은 몇 살쯤 이 책을 읽게 될지 그땐 학계에 또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궁금해졌다.
압도적이다. 그리고 너무나 아름답다. 처음 손에 들고서 눈을 떼지 못하고 읽어내려갔다. 밥하는 것도 걷어놓은 빨래 개는 일도 잊은 채로. 퇴근하고 온 남편, 아이와 배달시킨 음식을 먹는 내내도 멈출수가 없었다. 요하네스 케플러와 마리아 미첼은 이미 내 마음을 빼앗은 사람이었지만 가슴이 밀려오는 파도 같은 감정으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마러릿 풀러와 레이첼 카슨 그리고 여러 사람이 교차되는 마지막을 향하는 순간 눈물이 계속 흘러나왔다. 손에서 떼지 못하고 읽으면서도 줄어드는 책장이 안타까울 정도였다. 임신한 뒤로 40대가 된 뒤로 늦은 새벽까지 읽은 첫 책이다.그 몇 년 전이라면 밤을 새웠겠지만 체력의 한계가 슬프지 않을 정도로, 이 책의 아름다움과 뜨거움은 이미 만났고 아직 만나지 못한 수많은 아름다운 것들을 떠올리게 했다. 추천해주신 분께 너무나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