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각집 세트 - 전3권
박제가 지음, 정민.이승수.박수밀 외 옮김 / 돌베개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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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샀다! 9월 말에나 받을 거 같은데 벌써부터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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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장, 키 큰 소나무에게 길을 묻다
이덕무 지음 / 국학자료원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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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 중에 가장 좋아하는 세종대왕과 정조대왕. 그 중 특히 정조대왕 때는 변화의 바람과 함께 젊은 선비들이 많이 보이는 시기였으니, 요즘 방송 중인 <성균관 스캔들>도 이때를 배경으로 한다지 아마? <열하일기> 박지원, <북학의> 박제가 홀릭에서 시작된 정조대 훈남 선비훑기는 백탑파를 중심으로 그 범위를 넓혀갔다. 특히 박제가보다 아홉 살 많지만 마음을 주고 받은 절친 청장관 이덕무는 요즘 빠져 있는 사람이다. 그 분의 글이 담긴 절판된 책들을 찾는 게 쉽지는 않지만 즐겁다. 가장 좋은 건 전집을 사는 것일 텐데, 돈도 돈이지만 공간의 여유가 없는 지금으로선 좀 더 참아야지 싶다.  

그의 글 가운데 <이목구심서>를 국역한 이 책은 전체를 국역한 데다 글도 나쁘지 않아서 괜찮았다. 사실 책 내용 전부가 흥미로운 건 아니어서 중간중간 살짝 지루한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차분한 듯 힘이 넘치고 기품있는 선비의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듯 흐뭇하기까지 했다. 어쩔꺼야 이 훈남 선비님!   

둥글둥글한 성격은 아니었을 박제가와 둘도 없는 벗이었던 이덕무는 수많은 시와 산문과 척독에서 보이듯 다정하면서도 꼿꼿한, 이상적인 선비였을 것이다. 그가 죽었을 때 박제가가 얼마나 슬퍼했는지 보여 주는 글들을 보면서, 또 학식과 인품에 비해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그의 삶을 생각하면서 슬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허나 한편으로는 정조대왕이 살아 치세를 할 적에 눈을 감은 것이 복이란 생각도 든다. 특히 박제가의 죽음을 생각하면ㅜㅠ 삶의 자세, 학문을 하는 태도 등 새겨 들을 만한 구절이 참 많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다.

'허공에 있는 빗발은 붙잡고 관찰할 수가 없는데, 만약 관찰해볼 수 있다면 원형으로 되었을까 육각으로 되었을까?' (148쪽) 

길을 걸으며 혹은 방에 앉아 책을 읽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저것이 원형인지 육각인지 궁금해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만 같다. 달을 바라보며 저 달에 사람이 산다면 이 지구를 달처럼 바라보지는 않을까 했던 박지원이나, 자신이 산속에서 들은 것은 물소리와 스님의 낙엽 밟는 소리였다 말했던 박제가처럼, 이덕무 역시 세상을 향한 애정과 호기심을 가진 낭만을 아는 선비였을 것이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을 날이 갈수록 실감한다. 이분들 모두 참 좋다.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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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하나면 되겠니? 신나는 책읽기 26
배유안 지음, 남주현 그림 / 창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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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예쁜 책. 게다가 훌륭하기까지 해! 이럴 줄 알았음 나도 머리 빨간 지네를 만났을 때 콩 하나면 되겠니? 하고 물을걸 그랬다. 배유안 선생님의 글이 이렇게나 귀여운지 미처 몰랐다. 그림도 재미나다. 신나는 책읽기란 시리즈명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동화. 비록 알라딘을 통해서는 아니지만 나도 소장 중. <엄마 마중>에 이어 마음에 구름이 낄 때 보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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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하詩겠습니까 2 - 중학생이 사랑하는 시 아침이슬 청소년 13
이상대 엮음 / 아침이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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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대 선생님의 글을 좋아한다. 적절한 유머와 적절한 가슴 찡함,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먼저 읽게 된다는 느낌이랄까. 여튼 <거꾸로 생각해 봐, 세상이 많이 달라 보일걸!>에 실린 글도 참 좋았다. 책 자체가 너무나 좋았는데, 조금은 무거울 수도 있는 전체 분위기를 올려준 글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말하자면 진지하지만 그게 다가 아닌 점이 좋다. 특히 '시'를 이야기할 때 참으로 중요한 태도가 아닐까 싶다. 소설을 주제로 한 <로그인하시겠습니까>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당신들이 중딩을 알아?'라는 도발적인 문구가 유쾌했던 것은 나 역시 '어른들은 우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라고 탄식하는 중딩 시절을 지나왔기 때문이겠지. 파릇파릇하면서도 진지한 십대들의 소설을 읽으며 놀라움과 공감, 웃음 다양한 감정을 맛보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시란다.   

학생 시절 책을 좋아했지만 쉽게 친해지지 못했던 시. 어떤 책으로 요리했을까 궁금했다.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여러 시와 학생들의 짧은 감상. '시 감상'이기에 분량은 적지만 그 나이대 내가 했던 고민을 지금 십대들에게서 발견하니 새삼 놀랍고 웃음이 나왔다. 허나 이것은 비웃음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그 나이대 맞는 고민을 하며 성숙해지는 것이니, 이미 지나온 시절이라고 해서 어리다느니, 좋을 때라느니 말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시 돌아가면 모두 그 사소해보이는 것으로 밤잠을 설칠 게 분명하니. 아아, 이 책이 또 이렇게 내 마음을 두드리는구나. 바로 친구추가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번이 마지막은 아니겠지? 더 많은 아이들 그리고 초딩과 고딩의 로그인도 보고 싶은데 어떻게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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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이어져 있다 - 평화를 향한 이야기의 행진 낮은산 키큰나무 7
일본아동문학자협회 지음, 문연주 옮김 / 낮은산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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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박만 하면 색깔 들먹이는 그 분이 또 한 건 하셨다. 전쟁이 두렵지 않다는 이 말을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 말 그대로 받아들이자니 이것 참, 알고는 있었지만 생각한 것보다 더 엄청난 사람이구나 싶어서 무서워진다. 늘 상상 이상을 보여주는 그 분의 힘이란!  

한숨 크게 쉬며 이 책을 떠올렸다. 읽으면서 참 힘들었는데, 가공의 이야기조차 견디지 못한다면 나는 어떤 현실을 마주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마지막 장을 덮었더랬다. 단편 하나하나 가슴을 찌르지 않는 것이 없지만, 시작하는 글의 한 대목- 지도 위로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무척이나 기억에 남았다.  

전쟁이 두렵지 않다 말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생명이 고통받고 피 흘리고 절규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혹은 그래도 상관없다 여기기 때문이겠지. 전쟁을 결정하는 사람과 치르는 사람은 늘 따로 있었다. 고통받은 사람들은 소리 없이 시간 속으로 사라지고, 대의와 명분, 고귀한 희생 등의 수식어만이 남았다. 늘 그랬다. 

그 분에게 묻고 싶다. 어찌하여 그 엄청난 말을 그리 쉽게 할 수 있는지. 그 긴 시간을 살면서 전쟁의 두려움을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지를. 나는 전쟁이 무섭다. 치러본 적 없지만, 얼마나 엄청난 일인지 안다. 경험하지 않았어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으니까. 어떤 말을 갖다붙여도 분명한 사실은 전쟁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뿐. 전쟁은 안 된다. 전쟁은 두려워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당연한 것까지 말해줘야 하다니 참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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