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삶을 먹다 - 대지의 청지기 웬델 베리의 먹거리, 농사, 땅에 대한 성찰
웬델 베리 지음, 이한중 옮김 / 낮은산 / 201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종이 때문인지 처음 들었을 때는 가볍게 느껴진 책이다. 그러나 손에서 놓지 못하고 단숨에 읽은 뒤에 한편 한편 그 한결 같고 묵직한 저자의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산업화가 이루어지며 도시가 커지고, 과학이 발달하며 생활이 편리해지면서 시골을 낙후된 곳, 농업은 발전되지 못한 산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젊은이들이 떠난 공동체와 함께 그 기반은 무너지고 시골은 점점 늙어간다. 그러나 빠르고 편리한 생활의 대가는 엄청나 급기야는 생존이 달린 먹거리 문제까지 위협하고 있다. 웬델 베리는 그 문제들을 차근히 짚어가며 우리가 버린 것과 잊은 것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탐욕을 버릴 때 얻게 되는 삶의 진지함과 즐거움에 대해서도 잊지 않는다.  

저자는 우리가 진정 땅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실제 생활과 동떨어진 보호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그곳에서 꾸리는 것이라 말한다. 이웃과 함께 내 손으로 땅을 가꾸면서, 그곳에서 나고 자라는 것을 직접 돌볼 수 있을 정도의 소박한 삶. 탐욕과 속도 전쟁에서 벗어났을 때 얻는 것은 결국 자유라고 말하는 이 책은, 농부의 딸로 태어나 서울에서 먹고사는 나의 지금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삶을 고민하는 데 많은 조언을 해 주었다. 저자의 다른 책은 읽어 본 적 없지만 기대가 된다. 더불어 팔리 모왓과 조지 오웰 등을 번역한 역자의 팬으로서, 또 이렇게 좋은 책으로 만나게 되어 기쁘다는 말도 덧붙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