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식당 6
아베 야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식당이 집 근처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볼 때마다 하는 것 같다. 분량도 짧고 때로 싱겁다 싶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여전히 늘 먹어도 질리지 않는 집밥처럼 내 눈을 끄는 만화다. 그렇게 나온다고 예고만 하고 한참을 기다리게 하더니만, 결국 2010년 끝자락에서야  나온 게 살짝 얄밉기도 한데 그래도 다 보고 나니 기분이 풀렸다. 언젠가 전권을 쭉 이어보다가 한밤중에 양파튀김을 해 먹은 적도 있을 만큼, 밤에 보면 안 되는 만화 중에 하나다. <어제 뭐 먹었어?> 또한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나오는데 어째서 그건 이만큼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니, <심야식당>은 뭐든지 만들어주는 마스터가 있어서 요리를 하는 과정은 생략되거나 상당 부분 단축되기 때문인 것 같았다. 노동의 고통은 생략되고 달콤한 결과물이 있으니 당연히 식욕이 상승하는 거겠지. 아마 집 앞에 있다면, 나도 마유미처럼 온갖 다이어트에 실패하고 리바운드의 여왕이 될 듯하다. 

늘 한번 더 보게 되는 요리가 있는데, 이번엔 '토마토얇은삼겹살말이'였다. 토마토와 삼겹살의 조합이 생소했지만 신기하고 맛있어 보이기도 했지만, 그 요리에 얽힌 이야기에도 공감이 갔기 때문이다. 당차게 데뷔한 신인만화가가 슬럼프에 빠진다. 그런 그에게 '다시 그리고 싶을 때 그리면' 된다고 말해주는 이는, 그처럼 긴 슬럼프를 겪은 선배 만화가였다. 짧은 이야기였지만 마음에 살포시 다가왔다. 우리가 실패를 거듭하며 살아가는 건 아마도, 흔들리면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함뿐만 아니라 내 뒤를 이어오는 이들의 눈물을 이해하고 닦아주기 위함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번에도 집밥 한 상을 배부르게 먹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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