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쉽게 찾기 호주머니 속의 자연
이대암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고향집 대문에 앉으면 바로 앞에 마당이, 그 앞에 사람들이 오가는 길이, 그 앞에는 앞집 텃밭이 그 너머에는 자동차와 사람이 섞여 오가는 큰 길이, 그 너머에는 푸른 논이, 그 너머에는 시내의 아파트가 작게 보이고, 더 멀리에는 수묵화 선처럼 흐릿하게 높은 산들이 있다. 고개를 조금만 들면 넓고 푸른 하늘이 보인다. 어릴 때도 그랬지만, 멀리 있어 가끔 찾아가는 지금도, 그곳에 앉아 낮의 하늘과 별이 뜬 밤하늘 보는 것을 좋아한다. 어린 종종걸음으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국민학교 등교길을 오갈 때도, 버스를 타고 타녔던 고등학생 시절에도 낮과 밤의 차이였을 뿐 고개를 들면 언제나 넓은 하늘이 내 눈 앞에 있었고 그게 참 좋았다. 하늘과 구름 사진을 열심히 찍는 내 모습은 이런 과거에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낮과 밤의 하늘 모두 좋아하지만, 구름이 있는 하늘 사진을 찍는 것은 참 재미있다. 언제나 흐르고 있는 구름은, 그래서 한시도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때로는 솜처럼 하얗다가도 거무죽죽, 거인처럼 거대하다가도 새털처럼 변하고, 황금빛으로 물들다가도 붉은 노을에 발갛게 물드는 구름은 꼭 어린아이 같다. 그 생기넘치는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다. 

그래서 이 책을 보았을 때 두근두근 설렜다. 구름이 도감으로 나오리라고 생각을 못했으니까. 물론 식물, 동물, 곤충 등 다른 도감처럼 분류가 정확하게 될 수 없다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체계가 잡히도록 정리를 해놓았다. 사진들도 깨끗하다.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 내가 찍은 사진들도 이렇게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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