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듯 내가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함께하지만 그러거나 말고나 재미있는 책이다!! 역사는 나선형으로 이어진다는 비코의 말을 몇 년 전에 듣고 감동받아서 그의 자서전이 나오자마자 샀다가 안 읽고 있었는데, 회의주의 역사관에 젤 처음 반발했다니 진짜 멋지다. 비록 야만인 어쩌구 하는 부분들에서 또 짜게 식기도 했지만 르낭의 책을 읽은 뒤로 시대의 한계를 봐주기로 했으니 넘어간다. 아무튼 비코 자서전을 읽을 때가 되면 읽겠지 했는 그게 지금인가 봐!!! 콜링우드가 설명하는 비코는 역사가의.정신과 연구하려는 대상 사이에는 미리 정해진 조화가 있고 그것은 라이프니츠가 말한 기적이 아니라 역사가와 그가 연구하랴는 대상의 인물을 연결하는 공통적인 인간상에 바탕은 둔 것이라고 했단다.(95쪽) 나는 역사가는 아니지만 역사와 과거 인물들에 관심이 많은데 내가 끌리는 인물들도 나와 그런 공통점이 존재하는 걸까 생각하면 스스로를 과대평가할 것 같은 두려움과 조소가 밀려오지만 그런 면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영광이고 행복이겠다. 그들은 진짜 킹왕짱으로 멋지니까. 읽을 책이 왜 계속 늘어나냐는 딸에게 한 권 보면 세 권되고 세 권이 열 권 된다고 했더니 배를 잡고 웃었는데 이제 증식의 시기가 조금은 지나가고 묵혀둔 책 털 때가 오나 보다. 읽을수록 나의 부족함이 늘어나 막막함이 밀려오기도 하지만 누가 시킨 게 아닌 내 선택이라는 걸 잊지 말자. 막막함과 두려움 속에서도 설렘과 재미가 이어진다는 것에 감사하고. 뭐가 될까 초조했지만 그것도 이제 지나가는가 보다. 뭐라도 되겠지. 그게 뭐든 거창하든 아니든 최소한 내가 느낀 설렘과 재미는 잊히지 않을 테니 이제 상관없다. 될 대로 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