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그리스 로마 신화 : 2 저항의 계보 ㅣ 일상이 그리스 로마 신화 2
한호림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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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일상이_ 시리즈의 장점은 시리즈의 제목에 걸맞는 친숙함이다. 학자적인 고고함이 아니라 친숙한 아저씨의 언어로 인문학의 이야기를 술술 풀어낸다. 그리스 로마 신화라고 하면 보통 어린이들이 만화로 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실상 신화라는 것이 대부분 어떤 문명이나 국가의 출현 과정을 문학적 장치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므로 인문학의 입문으로서는 가장 적격이라 하겠다. 다양한 신화들이 있지만 그리스-로마 문화는 서양인들의 사고방식이나 문화의 가장 밑바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더 중요하달까.

그래픽 디자이너답게 글, 그림, 사진이 모두 저자의 손에서 나왔다. 개인적으로도 수업을 할 때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자료는 최대한 내가 직접 가서 찍은 것을 보여주려고 하는데, 저자도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 반가웠다. 인터넷에서 수많은 사진들을 구할 수 있긴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더욱 현장감이 있고, 듣고 읽는 이로 하여금 수긍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사실 ‘저항의 계보’라는 부제를 보았을 때, 어떤 의미로 그리스-로마 신화를 풀어낼지 감이 오지 않았는데, 목차를 보고 ‘아하!’를 외쳤다. 제우스를 거역한 프로메테우스와 시시포스, 우라노스-크로노스-제우스로 이어지는 반역의 계보, 그리고 두 여신 가이아와 아프로디테(비너스)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그리스 신화의 첫 연대기를 멋지게 풀어 놓았다.

어린 시절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접하고 이 내용을 처음 읽게 되는 독자라면, 아마도 많이 놀랄 것이다. 왜냐? 내용이 아주 선정적(!)이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한 번식에 가까운 신들의 이야기를 읽노라면, 그 옛날 사람들이 얼마나 투쟁 가득한 삶을 살았는지 엿볼 수 있다. 황윤 작가의 <일상이 고고학>시리즈는 7살짜리 아들도 꽤 좋아하는데, 이 책은 아들과 함께 읽기는 어렵겠다. 하하.

그들이 가졌던 가치관은 물론 나와 맞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세계관과 이야기가 마냥 무가치하지 않다. 오히려 그들이 남긴 이야기와 상징들은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유의미하게 사용되고 있으니 고대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것은 오늘 우리 일상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내러티브와 상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책 중간중간에 소개되는 영어 단어들은 보너스.

1권을 아직 안읽어봤는데 꼭 읽어봐야겠다. 일상과 신화라는 두 단어가 어떻게 접목되는지 궁금하다면? 500원, 아니 이 책을 읽어보시라.

#일상이그리스로마신화 #책읽는고양이 #한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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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패커 - 알리스터 맥그래스가 들려주는 제임스 패커의 삶과 사상
알리스터 맥그래스 지음, 윤종석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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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 있다.
임진왜란에서 이순신,
독립운동사에서 김구를 빼놓을 수 없듯이
20세기 영국과 북미 복음주의 역사에서 제임스 패커는
분명 하나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마틴 로이드 존스, 존 스토트, C.S.루이스
현대 기독교 복음주의에 대표자들과 함께
패커는 ‘사상 최대의 것’이라 할 수 있는
복음을 전파하는 신학생들을 양성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애썼다.

✅️
이 책은 평생에 걸친 패커의 ‘신학하는 행위’의 여정을
21세기를 대표하는 신학자 알리스터 맥그래스가
답사하며 가이드하듯 풀어놓은 책이다.
그의 인생 열차를 한참을 달리다 중요한 지점에서는 멈춰서서
조목조목 설명을 해주니 마치 그의 인생이
한 편의 파노라마처럼 흘러가는 듯하다.

맥그래스가 평가하는 패커는
‘유기적 신학자’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신학이라는 학문적 특성을 잃지 않으려는 학자의 머리와
그것을 탁상공론이 아닌 삶의 영역으로
끊임없이 연결하고자 애쓴 목회자의 가슴을 가진 사람이었다.
이것이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이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
다음 세대 복음 전도에서
‘변증’은 더 이상 매력적인 방법이 아니라고들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교회의 문제 중 하나가
지성화 쪽으로만 치우친다는 분석도 심심찮게 나온다.
패커의 말대로라면 ‘하나님에 대하여’ 아는 것에 치중한 결과가 아닐까.

📖
“패커는 하나님에 대하여 아는 것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고 역설한다.
참된 기독교 신학의 관건은
하나님을 아는 것이다.”
p.174

⛪️
개인적으로는 ‘보수’에 대한 패커의 시각과
맥그래스의 해석이 마음에 들었다.
복음주의자에게 역사 속 기독교와의
연속성을 재발견하게 하는 보수의 참 가치를
잘 설명해 놓았다.

이 책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영국과 북미 복음주의의 50년사를 꿰뚫게 된다.
그리고 성도에게(평신도라는 말은 좋아하지 않는다)
신학이란, 삶이란, 그 둘의 연결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
그리고 독자들 저마다의 고민과 기도와 삶을 통해
‘범사에 헤아려 좋은 것을 취하’(살전5:21)고자 했던
패커의 삶을 더 이해하고
우리도 함께 그 길을 걸어가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제임스패커 #알리스터맥그래스 #c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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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물, 진짜로 봤어? - 교과서 속 유물을 찾아 떠나는 박물관 여행 ㅣ 철수와영희 손에 잡히는 박물관 1
박찬희.배성호 지음 / 철수와영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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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이 요즘만큼 ‘핫’한 때가 있었을까. K-컬쳐의 중심에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감이 없다가도, 신라 금관이 처음으로 국립경주박물관에 모여 인산인해를 이루는 광경을 보자니 꿈은 아닌 듯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굿즈는 국내는 물론이고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필수 구입 상품이 되고 있다. 박물관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삶에 가까이 자리하게 되었다.

그러나 박물관을 ‘제대로’ 누리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박물관에 가면 다양한 유물이 전시되어 있고, 각 유물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고 친절하게 되어 있다. 많은 박물관들이 리모델링을 거쳐서 더욱 직관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어린이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컨텐츠가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박물관의 기본 존재 목적이 대중들에게 제대로 어필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따져보아야 할 문제다.

본문에 소개된 2022년 국제박물관협의회 총회에서 정의한 박물관의 기능은 아래와 같다.
“유․무형의 유산을 연구, 수집, 보존, 해석 및 전시해 사회에 봉사하는 영구적인 비영리 기관으로 대중에게 개방해 접근하기 쉬워야 하고 포용적이며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을 촉진해야 한다. 박물관은 전문적이고 윤리적이며 지역 사회와 함께 운영하면서 교육, 즐거움, 성찰 및 지식 공유를 위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곳이다.” (10-11쪽 중에서)

박물관 존재의 기본 목적은 유물을 보존하고 대중과 연결 고리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박물관이 왜 있는지, 어떻게 유물을 보존하고 전시하는지, 지역마다 있는 주요 박물관은 어떤 고유의 특징이 있는지 등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으면 더 풍성하게 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박물관에 대한 일반 대중의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책의 전반부는 박물관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을 중심으로 박물관의 정체성을 소개하고 있다. 책의 부제인 ‘교과서 속 유물을 찾아 떠나는 박물관 여행’에서 알 수 있듯이, 청소년을 주 독자층으로 삼고 교과서 속 작은 사진들로만 접하는 유물의 실재를 경험해 볼 것을 제안한다. 실제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직접 박물관 답사를 인솔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유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된다. 요즘에는 손쉽게 유물에 대한 정보를 SNS 플랫폼이나 여러 미디어들을 통해 이전보다 더 다양하고 생동감 있게 얻을 수 있지만, 그래도 직접 그 유물을 눈앞에서 보는 감흥과는 비교할 수 없다. 연예인을 미디어로 접하는 것과 실제로 앞에서 보는 것이 어찌 같겠는가.

책의 후반부는 국립중앙박물관을 시작으로 전국의 국립 박물관 14곳을 개관하며 그 고유의 특징을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후반부의 내용이 알짜배기라고 생각한다. 요즘에는 가족 단위로 국내를 여행하면서 으레 그 지역의 박물관을 코스에 포함시키곤 하는데, 사실 박물관만큼 그 지역의 역사적인 특색을 압축적으로 잘 보여주는 곳이 없기 때문에 이런 정보들을 미리 접하고 여행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실제로 답사 이전에 사전 정보를 충분히 얻고 가면 더욱 관심을 가지고 유물을 살펴보고 음미하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형성됨을 수 차례 학생들을 지도하며 얻게 되었다.

역사에 대한 관심 여부를 떠나 모든 여행자들은 그 지역의 명소를 방문한다. 그리고 지역의 명소가 ‘명소’된 이유는 대부분 역사성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나온 발자취를 살펴보는 행위를 통해 그 지역 또는 국가, 민족을 이해하게 된다. 물론 박물관은 근대 사회의 산물이며, 나름의 한계성을 갖고 있음에 분명하다. 유물도 가능하다면 그 자리에 보존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이것 또한 역사의 한 흐름임을 생각할 때, 박물관이 그 지역에서 제 기능을 한다는 것은 지역의 정체성이 잘 살아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세계화 시대의 시작점에서 외쳐졌던 구호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다.

K-컬쳐에 관심이 많은 모든 이들에게, 특히 교과서 속 유물의 생생한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겨울방학을 앞둔 요즘에 가족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가족들에게도 아주 적절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다.

#그유물진짜로봤어? #철수와영희 #해냄에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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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을 배우다 - 리처드 포스터의 마지막 수업
리처드 포스터 지음, 윤종석 옮김 / IVP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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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리처드 포스터의 마지막 수업’이라는 책의 부제가 내 마음을 이끌었다. 기독교 리더십 중 영성의 분야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분의 ‘마지막’이라면 충분히 배울 점이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폈다. 리처드 포스터는 나와 아내가 지금도 가지고 있는 ‘레노바레’ 성경의 대표 저자이기도 하다. 일상에서 말씀을 적용할 수 있는 영성으로의 초대는 당시 성경을 읽고 묵상하던 나에게 아주 신선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그가 내민 마지막 인생의 키워드가 바로 ‘겸손’이다. 솔직히 말하면, 리처드 포스터와 같이 개인의 내면과 영성에 관심을 가지고 훈련을 한 분이라면 ‘겸손’에 대하여 재차 본인에게 강조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는 이 성경 구절이 떠올랐다.

“이러므로 내게 네게 말하노니 그의 많은 죄가 사하여졌도다 이는 그의 사랑함이 많음이라 사함을 받은 일이 적은 자는 적게 사랑하느니라” (누가복음 7:47)

죄의 시작은 교만이다. 교만함의 반대가 겸손함이다. 하나님과 가까이 가면 갈수록 나의 교만함이 더 눈에 띄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그의 삶의 마지막 키워드가 겸손으로 우러나오는 것은 아닐까.

아메리카 원주민의 피를 가지고 있는 그가 미국 북부의 평원 부족이었던 라코타족의 달력을 가지고 1년을 겸손에 대해 묵상하는 책의 구성은 독특하면서도 삶의 통찰을 제시하는 듯하다. 인류 문명의 이기 속에서 하나님의 창조세계의 섭리를 잊고만 살아가는 현대 사회의 많은 그리스도인에게 진정으로 ‘말씀으로 돌아가는 삶’이란 어떤 모습일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저자가 사순절에 대한 현대의 관행을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대목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평소에 나는 사순절을 둘러싼 현대의 관행을 비판적으로 보는 편이다. 대개 민망하리만치 하찮은 그 관행이란 커피나 초콜릿이나 기타 똑같이 흔해 빠진 것을 끊는 식이다. 사순절과 관련하여 생겨난 여러 예배 전통들도 내가 보기에는 침울해질 만한 바른 근거도 없이 ‘일부로 침울해지려는’ 노력에 불과하다. 그래서 진지한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 주고 싶은 유혹이 밀려올 때가 많다. 사순절에 나는 기도를 끊을 참이라고 말이다.” (43쪽 중에서)

그러고 보면 예수님을 따라가는 제자도를 이렇게 ‘침울해지려는’ 노력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은연중에 많은 것 같다. 겸손=자기 부인 이라는 공식이 때로 너무나 어렵고 힘든 길로만 여겨지는 까닭이다. 그러나 존 파이퍼 목사님이 강조하듯, 복음의 소식은 정말로 기쁘고 즐거운 일이 아닌가!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삶에서 침울하거나 수동적이거나 올해 유행했던 영화 제목과 같이 ‘어쩔 수가 없’이 울며 겨자먹기 식 선택지가 겸손은 아니지 않은가. 겸손은 그 무엇보다 사실 자유로운 것이다. 저자의 표현대로 ‘자아에 매여 있지 않은 놀라운’ 자유다.

겸손이라는 하나의 주제 속에서 예수님이 삶에서 드러내신 많은 성품들을 찬찬히 연결해가는 것이 이 책의 묘미다. 그리고 그것을 라코타족의 달력과 그들이 추구한 성품들로부터 펼쳐나가는 자세가 인상적이다.

“라코타족의 열한째 덕목은 ‘찬데유케’, 즉 아량이다. ... 이 라코타어 단어는 ‘마음을 가지다’로 직역된다. ... 라코타족 사회에서 참된 아량은 늘 장려되고 예시되는 반면 재물의 축적은 극구 만류된다.” (190쪽 중에서)

사랑은 방향성에서 그 가치가 드러난다. 내가 사랑의 종착지가 되는 순간 그 사랑은 변질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사랑이 흘러갈 때 비로소 사랑은 생명력을 가진다. 하나님의 사랑이 나에게, 내가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흘려보내는 것이야말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진정으로 이루어가는 방법이다. 겸손 또한 예수님께서 보이신 가장 큰 사랑의 표현이 아니겠는가. 그분의 겸손이 아니었다면 지금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저자의 마지막 권면을 따라가는 삶을 살아가보자.
과감히 겸손을 배우자.
마음을 굳게 먹고 겸손을 배우자.
용기를 내서 겸손을 배우자.
긍휼의 마음으로 겸손을 배우자.

#ivp #ivp독서단 #겸손을배우다 @ivp_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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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고고학, 나당전쟁과 문무왕 - 강대국과 싸워 승리하는 법 ㅣ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16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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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 책이 아주 핫하다.
황윤 작가의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는 ‘일상’과 ‘고고학’이라는 사뭇 접점이 없어 보이는 두 단어를 ‘여행’이라는 이름 아래 자연스럽게 버무려낸 진국이다. 여행은 늘 답사여야 하는 역사 전공자인 나로서는 아주 반가운 책이다. 그간 많은 서평을 통해서도 보았지만, 답사 여행의 길잡이 no.1은 단연코 유홍준 선생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였는데, 황윤 작가의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도 그 반열에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 어느 광고 카피처럼 ‘무심한 듯 시크하게’ 여행지의 역사 이야기를 스리슬쩍 올려주는 공력이 남다르달까. 책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작가 특유의 혼자 읊조리는 듯한 TMI는 자못 전문적 역사 지식 가운데 매몰될 수 있는 가독성을 살려주는 감초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번 신간의 가장 큰 특징은 ‘역사 의식’을 잘 드러내었다는 점이다. 일단 ‘나당 전쟁’이라는 테마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상당히 신선했고, 그 지역만 방문해서는 알 수 없는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 전문적이지만 현대적 감각을 유지하는 스토리텔링이 일품이다. 역사를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기나긴 삼국시대의 통일이 왜 7세기에, 그것도 가장 약소국이었던 신라의 손에서 이루어졌을까?’, ‘신라는 어떻게 당나라라는 대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에 정확한 답을 내릴 수 없었는데, 이 책의 이야기와 여행을 따라가면서 그 이유에 대한 좋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16개의 시리즈 중에 유일하게 ‘나혼자 ~ 여행’이라는 시리즈 명이 붙지 않은 것도, 나당전쟁이라는 큰 테마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지역을 다녀서일 것인데, 그만큼 한 주제를 가지고 심도 있으면서 여행의 묘미를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무열왕, 김유신, 원효, 문무왕 등 통일기를 주름잡은 굵직한 인물들의 삶을 요소요소에 배치해 둔 것도 작가의 내공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꼭 역사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어도 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덕적도의 밤 풍경과 연천 호로고루 성의 탁 트인 임진강 뷰, 매소성(주장성)에서 들렸던 그 날의 말발굽 소리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7세기 한반도와 21세기의 한반도를 오버랩시켜보는 것은 보너스.

일단 걸어보자. 그러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머지 시리즈도 빨리 읽어보고 싶어지는군. 하하.

#일상이고고학 #나당전쟁과문무왕 #강대국과싸워승리하는법 #황윤 #역사여행에세이 #책읽는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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