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체인 수업 - 맥락 중심 성경 통독 52주 프로젝트
박양규 지음 / 샘솟는기쁨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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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누구나 제목은 알지만 아무도 선뜻 읽으려 하지 않는 책', 고전을 향한 씁쓸한 농담이다. 그렇다면 고전 중의 고전, 세계 역사상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 1위인 성경은 어떨까? 레위기에서 '위기'가 온다, 창세기와 마태복음만 수십 독을 했다는 간증이 쏟아지는 것이 웃픈 현실이다. 주의 말씀은 내 발의 등이요, 내 길의 빛이라고 했는데, 어찌하여 성경은 그리스도인에게조차 1독을 '목표'로 삼아야 하는 책이 되고 말았을까?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이 책은 저자의 표현대로 모든 성도가 성경을 '끝까지' 읽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나도 이제껏 성경에 대한 책, 통독을 할 수 있는 좋은 방법론을 소개하는 책들을 많이 보았다. 시대순으로 읽는 배열이 가장 일반적이고, 성경의 맥락(배경, 문화, 역사)을 고려한 책들도 많다. 이 책에서 빌려온 '맥체인' 선교사님이 개발한 성경읽기도 따로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이 책을 펴낸 가장 큰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인에게 성경이라는 존재가 커다란 산과 벽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미 레드오션에 가까운 성경읽기 '시장'에 또다른 무언가를 내놓기 위해서는 일단 시작이 신선해야 하는데, 그 점에서 이 책은 탁월하다. 일단 첫 주에 읽을 부분이 마가복음과 베드로전후서다. 왜지? 궁금하지 않은가? 그러면 일단 이 책은 성공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현재의 필요에 의한 책읽기를 좋아한다. 대부분의 독자들이 책을 읽는 이유도 현재 내 삶에 어떤 영역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성경 또한 그리스도인이 왜 읽어야 하는지, 내가 왜 이 시점에서 이 성경을 읽을 필요가 있는지를 가르칠(납득시킬) 필요가 있다. 단순히 '성경이니까' 읽어야 한다는 것은 맹목적인 신앙인의 의무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맥체인 수업>은 성경이 기록된 시대의 저자와 독자의 상황과 성경을 읽는 현대 그리스도인 독자의 시각을 적절하게 연결시켜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맥체인 수업>에서 제시하는 성경 읽기의 뼈대는 '구속사'다. 사실 구속사라는 표현 자체는 상당히 포괄적인 표현이다. 성경이 제시하는 주제 자체가 구속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성경의 전체적인 주제가 신구약을 넘나들며 어떻게 얼키고설켜 있는지를 조목조목 보여준다. 이 책은 전체 8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첫째는 현대 독자들의 시선에서, 둘째는 인간이 삶을 살면서 묻는 주된 질문에 대한 성경의 답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나머지 다섯 개의 파트는 하나님의 구속의 섭리가 어떻게 성경 전체를 통해 전개되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서 중요 키워드는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통치'다. 이는 이스라엘이라는 실제 왕국을 통해서도 드러나지만, 왕국의 멸망과 흩어짐(디아스포라) 이후에도 계속해서 드러난다.

이 책이 가지는 강점 또 한 가지는 저자의 탁월한 인문학적 소양과 그것을 활용한 성경 맥락의 연결이다. 역사적인 명화들, 대영박물관 아카이브, 인문 서적 인용구 등은 성경이 역사와 동떨어지지 않은, 역사 속에서 늘 살아 숨쉬는 텍스트이자 컨텍스트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데, 저자의 꿰는 기술은 자못 대단하다. 저자의 이전 시리즈를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드라마 바이블-공동체 성경읽기'와 'Reading Jesus'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5년간 계속해서 성경을 1년 1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성경읽기의 공동체성의 중요성과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성경을 읽어내는 관점을 얻었다. 이 책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성경의 메시지가 구약과 신약 가운데서 어떻게 환상적인 하모니를 이루어 하나의 멋진 교향곡을 연주하는지를 보여주는 오케스트라의 악보와 같다고 생각한다. 좋은 악보를 얻었으니, 함께 그 연주를 들으며 악보를 따라가 본다면 어떨까. 레위기의 위기를 넘어서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의 절정을 체감하는 시간이 되리라 믿는다.

#맥체인수업 #맥락중심성경통독52주프로젝트 #박양규 #샘솟는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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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 죄를 말하다 - 세상 모든 문제 이면의 핵심
팀 켈러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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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구속의 역사를 말하는 책이다.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개념은 반드시 '어디로부터'에 대한 말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죄다. 곧, 성경은 죄에 대해 말하는 책이기도 하다. 팀 켈러의 영적 유산을 남기는 첫 번째 프로젝트의 목적은 책의 부제와 같이 '세상 모든 문제 이면의 핵심'이 되는 죄의 속성을 낱낱이 밝히고 그 해법을 알리는 데 있다.

죄는 세상에 만연해 있지만, 죄라는 단어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마치 옛날 아파트에 '4'를 뛰어넘어 표기하였으나 우리 시대에 죽음이 없어지지는 않은 것처럼. 세상에 많은 법과 규칙이 있으나 그것이 범법 행위를 막지는 못하는 것처럼. 인간의 내면과 삶의 모든 양상에서 죄는 전방위적으로 여전히 활약하고 있다.

이 책의 전반부는 그러한 죄의 민낯을 밝히는 작업이다. 부제와 같이 죄란 평범한 인간의 마음 한복판에 숨어 사는 '낯선 괴물'과 같은 존재다. 죄에 대한 신학적인 정의를 내리자면 한도끝도 없다. 수직적으로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어그러지는 것, 수평적으로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평화가 깨어지는 것, 그 모든 관계의 기울어짐은 '나'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그 결과로서 자기 자신도 파멸에 이르는 것, 이것이 죄다. 맹수, 자기기만, 누룩, 불신, 자기 의, 나병, 예속... 죄를 향한 다양한 부제목들은 죄가 얼마나 우리 삶에서 다양하고도 복잡 치밀하게 작용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사실상 죄에 대해 인간이 'case by case'로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에는 뿌리를 잡아 캐내는 수밖에 없는데 그것도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러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저자는 일단 죄라는 것이 그만큼 복잡하며 힘이 강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내가 그런 죄인임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알코올 중독자에 관한 저자의 비유와 같이,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는 첫걸음은 자신이 알코올 중독자임을 깨닫는 것이다. 내가 죄인인 줄 알고, 그 죄가 엄청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어찌할꼬?'라는 탄식이 내 입에서 나올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죄의 자기기만에 대한 내용이 인상적이다. 나는 종종 내가 '회심한 죄인'임을 잊고 사는 것 같다. 물론 죄가 나의 삶을 근본적으로 뒤흔들지는 못한다는 확신과 감사가 있지만, 다윗의 범죄에 대한 성경의 기록과 같이 죄는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도 틈을 타고 들어올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경계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 인상깊은 부분은 죄와 은혜의 차이에 대한 통찰이다. 내 삶을 위해 네 삶이 있는지, 네 삶을 위해 내 삶이 있는지... 단어 두 개의 순서를 바꾸었을 뿐인데, 의미는 180도 달라진다. 죄인의 삶은 끝없이 '나'를 향한 갈구가 이어진다. 그러나 은혜의 삶은 '너'를 향한 축복이 끊이지 않는다. 물이 썩지 않으려면 고이지 않고 흘러가야 하듯, 내 삶에 죄가 씻겨 내려가려면 그리스도의 보혈이 계속해서 흘러가야 함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그리스도인은 다윗을 일깨운 '나단'이 되어야 한다고 외친다. 성경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죄인임을 외치는 참 나단 되시는 성령님을 만나야 한다. 이 책은 죄에 대해 말하지만, 결국 은혜에 관한 책이다. 사랑에 관한 책이다. 성경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 중 하나인, 예수께 향유를 부은 여인에 대해 예수님이 하신 말씀과 같이.

"이러므로 내가 네게 말하노니 그의 많은 죄가 사하여졌도다 이는 그의 사랑함이 많음이라 사함을 받은 일이 적은 자는 적게 사랑하느니라" (눅7:47)

이 얼마나 죄인을 향한 사랑 많으신 하나님의 표현인가! 하나님은 나의 많은 죄를 보시지 않고, 죄로부터 자신을 구원한 하나님에 대한 죄인의 사랑 표현을 보신다. 그래서 죄에 대한 통렬한 고백인 이 책은, 하나님의 깊은 사랑에 대한 절절한 표현이기도 하다.

#팀켈러 #죄를말하다 #두란노 #세상모든문제이면의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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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선교 - 삶으로 드리는 예배
유경하 지음 / 소망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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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일요일과 월요일의 간극'(Sunday-Monday Gap)을 느껴본 적 있는가? 물론 주말을 어떻게 보냈건 상관없이 월요일을 앞둔 직장인의 마음은 무언가에 짓눌려 있다. 이는 단순한 육신의 피곤함일 수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정신적, 영적 반응일 수 있다. 하나님은 온 세상을 지으신 창조주이신데, 왜 내가 일하는 곳에서는 아무런 역사가 없으신 것 같은 것일까?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삶의 예배자'라는 구호는 구체적으로 어떤 삶인 것인가? 직장에서 전도하고, 신우회를 조직하는 것 이상의 무언가는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해 보았다면, <일터선교>는 이 질문의 뿌리부터 건드리는 아주 적절한 책이다.

직장인 출신 일터사역자이자 일터신학자인 저자는 '일터선교'라는 개념을 너무 편협하게 사용해왔다는 지적과 함께 일터선교'학'의 개론 수준으로 이 책을 펴냈다. 1부에서는 복음의 총체성이라는 신학적 개념 아래 복음을 따르는 성도의 삶으로서의 총체성을 이끌어내며 성도의 삶의 공간 중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일터 또한 하나님의 통치 공간임을 밝힌다. 2부에서는 일터선교의 실천적 주체인 교회, 채플린(사목), 평신도의 역할을 성경과 역사를 통해 개략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3부는 일터선교의 역사적 발자취를 밟는데, 유럽과 미국에서의 종교개혁 및 근대화 과정과 맞물린 일터선교의 확장을 한 축으로, 우리나라의 다양한 영역(군, 노동, 다문화 등)에서의 선교 역사를 또 다른 축으로 하여 일터선교의 다양한 기둥을 촘촘히 살핀다. 마지막으로 4부에서는 현대사회의 핵심 이슈인 AI를 중심으로 그리스도인이 일터에서 어떻게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 제언한다.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선교의 주체를 하나님이라고 밝혔다. 팀 켈러도 <일과 영성>에서 일은 타락 이전부터 하나님이 선하게 창조하신, 인간이 하나님을 예배하는 주된 방법임을 말한다. 그런데 교회가 이제까지 일터를 다루는 깊이는 성경적 가치에 비해 상당히 제한적이었음이 사실이다. 포스트-크리스텐덤의 시대에서 교회의 생존과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하다보니, '모이는' 교회를 강조하는 데 비하여 '흩어지는' 교회는 사상적, 학문적으로도 그 기반이 약했다. 이 책을 통해 그런 흩어지는 교회의 기반을 다질 수 있어 감사했다.

저자가 인용한 글과 같이, 현대사회에서 일과 예배의 관계는 거의 '이혼' 수준이다. 현대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영성을 추구하지만 그 영성 안에 하나님의 구원의 진리를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상황은 일터가 결코 중립적인 공간이 아님을 역설한다. 이런 관점에서 역사적으로 기독교가 어떻게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왔는가를 3부의 긴 호흡을 통해서 여러 층위로 살펴볼 수 있다. 처음에 목차를 보고 '왜 이렇게 역사적인 이야기의 비중이 높을까?' 의아스러웠지만, 책을 덮으면서는 이렇게 기독교는 자기 스스로의 가치를, 진리의 힘을 삶의 여러 자리에서 증거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제국주의에 편승하였다는 역사적 과오 또한 기억하고, 오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이슬람화를 이룬 인도네시아의 예를 반면교사삼아 참 의미의 '일터선교'를 이 땅에서 이루어낼 필요를 느끼게 된다.

추천사와 같이 이 책은 일터사역의 경험과 신학적 연구가 조화를 이룬 책이다. 그래서 마냥 쉽게 읽히진 않지만, 찬찬히 읽으며 고민하며 곱씹어볼 내용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진정한 시작은 책을 덮고 나서가 아니겠는가. 오늘도 각자의 삶의 자리로 파송되는 일터선교사들이 '나는 누구이며, 여기는 어디'인지 자각하게 되는 출발점이 되리라 기대한다.

#일터선교 #삶으로드리는예배 #유경하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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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전·허생전·호질 외 - 연암 박지원 소설 전집 현대지성 클래식 74
박지원 지음, 한동훈 그림, 이명현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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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수능 준비로 고전소설을 공부했다면 양반전과 허생전을 읽어보았을 것이다. <열하일기>로 유명한 조선 후기의 학자 연암 박지원은 어떠한 생각과 시선으로 이런 작품을 펴낸 것일까?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의 연암 박지원 소설 전집은 시대의 전환점 즈음에 서 있던 한 명의 사색가의 삶과 작품을 다루고 있다.

아무리 번역된 내용이라 하더라도, 당시의 용어나 사상, 문체가 다르기 때문에 고전을 읽는 것은 쉽지 않다. 연암의 소설 또한 당시의 지명, 관직명, 관용구, 고사의 인용 때문에 내용을 즉각적으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소설을 읽는 재미가 있다. 당시 조선에 팽배했던 사대부들의 의식과는 다르게 박지원은 실용적이고 개혁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이는 짧은 문장의 흐름이라는 문체의 변화에서부터 다양한 신분과 직업을 가진 주인공들과 그들이 펼치는 촌철살인의 이야기까지 시대의 경계선을 넘나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평생 벼슬에 욕심을 갖지 않고 살았지만, 조선 사회가 변해야 한다는 생각은 강하게 품고 있었던 것 같다. 그의 학문과 글의 배경은 당연히 옛 것을 기초로 하고 있다. 그래서 짐짓 개혁적인 것 같은 주인공들의 언행에서도 기존 체제와 질서를 바탕으로 한 표현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그는 그곳에 머물러 안주하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소설임에도 실제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여, 마치 요즘 잘 만들어진 팩션(Fact+Fiction) 사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상당한 몰입감과 현장감을 준다. 자신이 1인칭 화자로 등장하는 것 또한 그러한 재미를 증폭시킨다. 현대의 시선에서 그 당시를 비추어본다 하여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세련된 감각이다.

선구자적 시선과 삶은 순탄하지 않다. 시대의 기득권을 따르지 않으니 부와 명예가 따라올리 없다. 당시 문예부흥을 이끌었던 정조에게서도 박지원의 문장은 고문과 다르다는 이유로 평가절하가 되었다니 벽에 부딪히는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김신선전에서 '신선이란 마음이 답답해서 뜻을 얻지 못한 사람이 아니겠는가.'라는 표현이 더욱 처량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젊은 시절 경험한 우울증이나 서슬퍼런 당파 싸움의 칼날을 지척에서 경험해야 했던 아픔 또한 바람 잘 날 없던 당시 조선 사회의 한복판에 그가 서 있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는 무기력한 학자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의 처지와 신변의 위협과는 다르게, 그의 글과 이야기는 힘이 있었고, 분명 앞으로는 다른 세계가 펼쳐지리라는 것을 예상했던 것 같다. 그래서 <호질>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중원의 혼란이 맑아질 때까지 기다릴 뿐이다.'

책 읽기를 즐겨하는 사람들은 꼭 고전을 읽어보기를 권하는데, 고전의 높은 문턱에 헤매는 사람들에게 이 정도의 현대적 감각을 지닌 고전은 추천할 만하다. 이야기당 분량이 많지 않지만, 비슷한 주제의식으로 뭉쳐 있는 이야기들이라 옴니버스적인 느낌도 있다. 단편영화 보듯 시각적으로 상상하며 읽으면 어떨까. 마침 상상을 시각화한 삽화도 곁들여져 있고, 당대의 민화도 수록되어 있으니 금상첨화다.

박지원의 문장을 읽으며, 이 시대의 실학은 어떠한 학문이어야할지도 생각해본다면 더욱 뜻깊을 것이다.

#연암박지원 #고전소설 #현대지성 #양반전_허생전_호질_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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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출근 수업 하나님의 수업
서창희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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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나는 직장인 13년차, 두 번째 육아휴직 중이다.
(당연히) 육아를 목적으로 하는 휴직인데, 처음 육아휴직을 할 때 주변에서 '휴직 때 뭐 할거냐?'고 많이 물어봤다. 일반적으로 남자가 육아휴직을 할 때는 보통 이직 준비를 한다는 사실을 그때 알았다. (내가 속한 직업군은 다행히도 그런 분위기에서는 자유롭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쉼'을 명분으로 다음 '일'을 준비한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내가 쉬고 있는데 굳이 읽을 필요가 있나?'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읽을수록 '쉴 때 읽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상에 쫓기며 살아갈 때는 주변을 둘러보거나 내 삶을 천천히 관조하기 쉽지 않다. (그런 중에 이 책을 집어든 분이 있다면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육아의 현장도 사실 만만치 않은, 계속되는 출근터이므로 지금의 나에게도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개혁주의 신앙의 출발은 근대 사회의 태동과 깊은 관계가 있다. 더 나아가 성경이 말하는 인간의 삶의 목적은 노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하나님이 일하니시 나도 일한다'는 예수님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그러나 수직적인 거룩을 강조하는 교회의 분위기는 '모이는 교회'는 강조하되 '흩어지는 교회'는 살피지 못하는 한계를 가져왔고, 나 또한 청년 때 삶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시민으로 살아가는 구체적인 방향성을 잡지 못해 적잖은 고민을 해야 했다.

이 책은 직장인 출신 목회자의 글이라는 점에서 힘이 있다. '일'이 가지는 성경적인 의미를 짚으면서, 커리어의 전환이나 일터에서의 관계 등 직장인과 취준생이라면 누구나 고민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해서 자신의 경험과 성경적인 원리를 동시에 제시하기에 일반 목회자의 글보다 설득력이 있다.

물론 이 책은 모든 직장인들의 물음에 답을 해 줄 수 있는 만능 도구는 아니다. 그러나 저자는 분명히 말한다. "내가 커리어를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의 커리어를 나 대신 이미 준비하셨다."(16쪽 중에서) 그렇다면 나의 질문은 "나는 무엇을(어떤 직업을) 하고 살까?"가 아니라 "나는 어떻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 것인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조금 조심스러운 표현이지만, '하나님 은혜 100%, 나의 노력 100%' 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하나님의 전지전능함을 무시하는 표현이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전지전능함을 강조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나의 무력감을 반대하는 말이다. 하나님이 나의 삶을 이끌어가신다는 확신 아래 있는 사람은 건강하게 자신의 삶을 경영할 수 있다.

이 책의 자매품으로 [현장 실천편] 책이 있다. 본 책의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고, 자신의 삶을 점검할 수 있는 질문과 소그룹에서 나누기 좋은 질문들이 제시되어 있다. 자신의 진로를 설계하는 청년들은 이 두 책을 통해 성경적인 직업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직장인들의 경우에는 이제까지 자신의 직업관을 돌아보고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예배당을 나선 뒤에 때로 내가 삶의 전선에서 홀로 서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기억하자. 하나님은 늘 나와 함께 하신다.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충분히 하나님은 영광 받으실 준비가 되어 있다. 이제는 내가 삶의 예배자로 준비할 차례다.

#하나님의출근수업 #하나님의출근수업_현장실천편 #서창희 #생명의말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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