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을 배우다 - 리처드 포스터의 마지막 수업
리처드 포스터 지음, 윤종석 옮김 / IVP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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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리처드 포스터의 마지막 수업’이라는 책의 부제가 내 마음을 이끌었다. 기독교 리더십 중 영성의 분야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분의 ‘마지막’이라면 충분히 배울 점이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폈다. 리처드 포스터는 나와 아내가 지금도 가지고 있는 ‘레노바레’ 성경의 대표 저자이기도 하다. 일상에서 말씀을 적용할 수 있는 영성으로의 초대는 당시 성경을 읽고 묵상하던 나에게 아주 신선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그가 내민 마지막 인생의 키워드가 바로 ‘겸손’이다. 솔직히 말하면, 리처드 포스터와 같이 개인의 내면과 영성에 관심을 가지고 훈련을 한 분이라면 ‘겸손’에 대하여 재차 본인에게 강조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는 이 성경 구절이 떠올랐다.

“이러므로 내게 네게 말하노니 그의 많은 죄가 사하여졌도다 이는 그의 사랑함이 많음이라 사함을 받은 일이 적은 자는 적게 사랑하느니라” (누가복음 7:47)

죄의 시작은 교만이다. 교만함의 반대가 겸손함이다. 하나님과 가까이 가면 갈수록 나의 교만함이 더 눈에 띄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그의 삶의 마지막 키워드가 겸손으로 우러나오는 것은 아닐까.

아메리카 원주민의 피를 가지고 있는 그가 미국 북부의 평원 부족이었던 라코타족의 달력을 가지고 1년을 겸손에 대해 묵상하는 책의 구성은 독특하면서도 삶의 통찰을 제시하는 듯하다. 인류 문명의 이기 속에서 하나님의 창조세계의 섭리를 잊고만 살아가는 현대 사회의 많은 그리스도인에게 진정으로 ‘말씀으로 돌아가는 삶’이란 어떤 모습일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저자가 사순절에 대한 현대의 관행을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대목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평소에 나는 사순절을 둘러싼 현대의 관행을 비판적으로 보는 편이다. 대개 민망하리만치 하찮은 그 관행이란 커피나 초콜릿이나 기타 똑같이 흔해 빠진 것을 끊는 식이다. 사순절과 관련하여 생겨난 여러 예배 전통들도 내가 보기에는 침울해질 만한 바른 근거도 없이 ‘일부로 침울해지려는’ 노력에 불과하다. 그래서 진지한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 주고 싶은 유혹이 밀려올 때가 많다. 사순절에 나는 기도를 끊을 참이라고 말이다.” (43쪽 중에서)

그러고 보면 예수님을 따라가는 제자도를 이렇게 ‘침울해지려는’ 노력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은연중에 많은 것 같다. 겸손=자기 부인 이라는 공식이 때로 너무나 어렵고 힘든 길로만 여겨지는 까닭이다. 그러나 존 파이퍼 목사님이 강조하듯, 복음의 소식은 정말로 기쁘고 즐거운 일이 아닌가!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삶에서 침울하거나 수동적이거나 올해 유행했던 영화 제목과 같이 ‘어쩔 수가 없’이 울며 겨자먹기 식 선택지가 겸손은 아니지 않은가. 겸손은 그 무엇보다 사실 자유로운 것이다. 저자의 표현대로 ‘자아에 매여 있지 않은 놀라운’ 자유다.

겸손이라는 하나의 주제 속에서 예수님이 삶에서 드러내신 많은 성품들을 찬찬히 연결해가는 것이 이 책의 묘미다. 그리고 그것을 라코타족의 달력과 그들이 추구한 성품들로부터 펼쳐나가는 자세가 인상적이다.

“라코타족의 열한째 덕목은 ‘찬데유케’, 즉 아량이다. ... 이 라코타어 단어는 ‘마음을 가지다’로 직역된다. ... 라코타족 사회에서 참된 아량은 늘 장려되고 예시되는 반면 재물의 축적은 극구 만류된다.” (190쪽 중에서)

사랑은 방향성에서 그 가치가 드러난다. 내가 사랑의 종착지가 되는 순간 그 사랑은 변질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사랑이 흘러갈 때 비로소 사랑은 생명력을 가진다. 하나님의 사랑이 나에게, 내가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흘려보내는 것이야말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진정으로 이루어가는 방법이다. 겸손 또한 예수님께서 보이신 가장 큰 사랑의 표현이 아니겠는가. 그분의 겸손이 아니었다면 지금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저자의 마지막 권면을 따라가는 삶을 살아가보자.
과감히 겸손을 배우자.
마음을 굳게 먹고 겸손을 배우자.
용기를 내서 겸손을 배우자.
긍휼의 마음으로 겸손을 배우자.

#ivp #ivp독서단 #겸손을배우다 @ivp_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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