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소망 - 오늘을 견디고 이겨낼 수 있는 힘
류응렬 지음 / 두란노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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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의 제일은 사랑이라.”
사랑장으로 유명한 고린도전서 13장의 마지막 구절은 사랑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믿음과 소망이라는 가치가 우리 삶에서, 특히 예수님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에게 언제나 주어지는 축복임을 알려준다. 류응렬 목사님의 『매일 소망』에서는 소망이라는 가치에 대하여, 책의 부제와 같이 ‘오늘을 견디고 이겨낼 수 있는 힘’으로 정의하고 있다.

믿음은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로 소유하는 것, 사랑은 하나님과 성도, 성도와 성도 사이에서 이루어져야 할 관계를 의미한다면 소망이란 성도의 삶의 의미를 제공하면서 삶의 지향점을 제시하는 것, 혹은 그러한 삶을 소유한 상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두 개의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 파트의 부제는 ‘오늘을 이겨 내는 호흡, 소망’인데 개인적으로는 이 영역을 ‘하나님과 나’ 사이에 누릴 수 있는 소망의 영역을 다룬다고 느꼈다. 우리가 ‘소망’을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우리의 삶이 광야와 같기 때문이다. 광야와 같은 인생, 고난이 끊이지 않는 인생이지만 예수님의 삶을 통해 우리는 고난에도 ‘불구하고’ 인생이 아니라 고난 ‘때문에’ 구원받는 인생으로 변화되었음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신앙도 귀합니다. 그러나 ‘불구하고’라는 말 대신에 ‘때문에’로 바꾸어 보기를 바랍니다. (중략) 십자가에도 ‘불구하고’가 아니었습니다. 십자가 ‘ 때문에’, 서른 세 살의 젊은이가 생명을 바친 피 때문에 우리가 살아난 것입니다.” (31-32쪽 중에서)

‘때문에’와 함께 이 부분에서 인상적인 표현은 ‘하지만’이었다. 이전에 읽은 책에서도 ‘그러나 나는’이라는 말 대신 ‘그러나 하나님은’이라는 고백을 드려보자는 제안이 있었다. 이 책에서도 비슷한 표현이 나왔는데 그것이 바로 ‘하지만’ 신앙이다.

“‘하지만’ 신앙, 왜 이런 고백을 할 수 있을까요? 내가 연약하고 부족해서 넘어진다 해도, ‘하지만’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시며 그 자비한 사랑의 손길로 나를 일으키시기 때문입니다.” (77쪽 중에서)

결국 소망이란, 내가 살아가는 삶의 모든 순간에서 하나님을 경험하고, 그 하나님을 노래할 수 있는 나의 삶의 태도를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삶은 분명히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주게 마련이다. 내가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다른 사람도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번째 영역, ‘내가 너와 영원히 함께, 소망’은 나에게 그러한 삶을 실제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영향력에 대해서 말한다고 느낀다. 종교개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마르틴 루터, 파리 올림픽에서 자신의 신앙 정체성을 드러낸 네마냐 마이도프 선수,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고 신앙적인 관점에서 파리 올림픽의 후원을 중단한 C Spire 회사, 다니엘과 세 친구, 중국 지하교회를 위해 헌신하는 한 자매, 주일 성수를 위해 올림픽 출전을 포기한 에릭 리들.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의 발자취는 소망을 가진 이들이 어떻게 세상을 변혁시켜 가는지를 보여 준다.

그리고 저자는 그리스도인의 소망의 근본은 바로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소망에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 책은 그래서 사순절에 읽기에도 아주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겪는 수많은 고통 중 가장 근본적이고 절대적인 고통은 바로 죽음이다. 그러나 육신의 죽음을 이겨내시고, 우리 영혼의 구원의 문제까지 해결하신 주님을 믿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질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자 소망이다.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숱한 고난을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것이 아니겠는가?

이 책의 마지막 제목과 같이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님 나라를 누리며 살아가지만, 우리가 죽음 너머 만나게 될 그 세상은 지금의 수많은 고통과 눈물을 다 잊고서도 남을 만큼이지 않을까. ‘Goodbye’가 아닌, ‘See you later.’라고 작별의 인사를 할 수 있는 그리스도인의 삶이야말로 가장 큰 축복이라 생각한다.

오늘을 견디고 이겨내야 할 힘을 얻기를 소망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매일소망 #류응렬 #오늘을견디고이겨낼수있는힘 #두란노 #두란노서평단 #나를복음으로살게한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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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로잡을 용기 - 자아 중독을 이기는 영적 습관 12단계
존 오트버그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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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을 소개받고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일단 저자인 존 오트버그 목사님과 그 가족에 관한 몇 가지 이슈들을 들었기 때문이다. ‘유명인’에 대한 일종의 ‘불신’이라는 것이 있는 나에게는 그래서 이 책이 ‘오! 무조건 읽어야겠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지는 않았다. 어떤 이를 존경하거나 그의 생각과 책을 사모했다가 배신감을 느낀 경우들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먼저 모든 사람이 완전하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따지자면 성경에서도 읽지 못할 저자의 작품들이 얼마나 많은가? 다윗 정도만 말해도 충분할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목사님의 최신작이니 그분이 이러저러한 사건을 겪은 뒤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삶을 바로잡을 용기’는 그래서 저자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시작한다. 사역을 하면서 겪었던 자신의 가시, 수많은 실패들로 점철된 사역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그로 하여금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고 신앙을 저버리는 결과를 낳지는 않았다. 오히려 ‘삶을 바로잡는 용기’를 권장하는 복음의 전달자로 살게 하였다.

‘자아 중독을 이기는 영적 습관 12단계’라는 부제를 읽으며, 많은 사람들이 ‘나는 그 정도는 아닌데’라고 생각할 것이다. 나도 그렇다. 그러나 한편으로 마음 깊숙한 곳을 들여다보면(아니 그정도로 깊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내가 어떤 부분에 중독되어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책에 언급된 표현을 빌리자면, ‘그 친구는 그렇게까지 상태가 나쁘지는 않았어.’... 그 친구는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죽었다!

내가 좋아하는 책 <슬로우 영성>의 저자인 존 마크 코머는 이 책의 추천 서문에서 그의 슬로건 답게 ‘이 책을 천천히 읽으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나는 이 책을 천천히 읽지 못했다. 여전히 내 삶은 바쁘고, 여러 일에 치여서 산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조금 더 하나님 앞에서 자유롭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여러 가지 중독의 문제, 하나님보다 나를 낫게 여기는 삶을 벗어나기 위한 문제-해법-결정-조사-고백-준비-간구-피해-보상-반복-연결-소명으로 이어지는 12단계를 소개한다.
단계별로 실천 사항과 내용 요약이 잘 되어 있어서 책을 다 읽은 후에 적용해보기 좋다. 저자의 오랜 사역과 영성 훈련에서 비롯된 통찰들이 많아 감명 깊었는데, 몇 가지 인상적인 내용을 발췌하여 소개해본다.

훈련과 노력은 은혜와 자유를 거스르지 않는다. 이들은 하나로써 연결되어 있다. 하나님은 언제나 은혜롭고 용서해 주신다. 자기조사를 할 때 우리는 자신의 죄를 구체적으로 알고 치유의 은혜를 받는다. 삶에 관한 진실을 피하는 것은 그 부분에 관한 하나님의 은혜를 피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은혜와 진리는 항상 짝을 이룬다. 예수님은 이들로 충만하셨다. 은혜는 자기를 냉철하게 조사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150쪽)

성경에서 “두려워하지 말라”는 단연 가장 자주 나타나는 명령이다. 그런데 그것은 “두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라”는 뜻이 아니다. “두려움에 빠지지 않도록 두려움을 유발하는 상황을 피하라”는 뜻도 아니다. 이 명령은 대부분 “네가 두려워하는 그 일을 하라”는 뜻이다. (167쪽)

예수님은 인생 계획을 말씀해 주시는 것이 아니라 그냥 다음번 할 일을 지시하신다. 다음번 ‘큰’ 일이 아니다. 다음번 ‘극적인’ 일이 아니다. 다음번 ‘거창한’ 일이 아니다. 다음번 ‘힘든’ 일이 아니다. 그냥 다음번 ‘옳은’ 일이다. (374쪽)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돌려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 해결에 직설적이다. 그러나 상처를 후벼 파는 고통이 아니라, 문제 상황을 직시하게 만드는 용기를 준다. 우리는 크고 작은 강박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면서도, 때로 그것으로 인해 힘들어하한다. 그러나 복음은 그러한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그저 힘을 빼고 하나님을 향해 손을 뻗기만 하면 된다. 이 책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책이다. 자,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 천천히 책을 읽어보자. 나부터 다시 그렇게 해야겠다.

자신의 삶을 점검하고, 삶을 바로잡기를 원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혹은 그리스도인이 아닐지라도 그러한 용기를 갖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분명 힘이 될 것이다.

#삶을바로잡을용기 #존오트버그 #두란노 #자아중독을이기는영적습관12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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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 마음 - 성경적 마음 이해
김은영 지음 / 두란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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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옛말처럼, 사람의 속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일이다. 그중에서 가장 모르는 것이 자기 자신의 마음이다. 물질의 풍요 속에서 마음의 빈곤이 이슈가 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 정신분석학과 같은 심리학의 분야에서 대부분의 이론들이 기독교와는 코드가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김은영 박사님의 이 책은 성경적으로 우리 마음을 들여다보는 좋은 기회가 된다.

이 책은 마음과 관계 영역에서 일어나는 대표적인 12가지 주제들을 기독교적인 시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에서 나왔다. <part 1. 나를 알고 너를 아는 시간>에서는 성경적인 마음 이해의 기초로부터 남자와 여자의 차이, 자존감, 경청의 기술 등에 대해 다루고 있고, <part 2. 내 마음을 내가 몰라서>는 부끄러움, 방어기제, 욕구와 욕망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part 3. 더 나은 어른이 되기 위해>에서는 에릭 에릭슨의 심리정서 발달단계의 기독교적 적용을 통해 정서적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방법과 함께 정서적 관계를 중시하는 가족의 의미,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이 책의 서두와 결론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균형’이다.
‘우리는 개별적이면서 관계적 존재로 창조되었다. 따라서 스스로를 존중하되, 관계적 존재로서 서로 주고받는 영향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28쪽)
‘결국 우리가 가정 안에서, 공동체 안에서 정서적 건강을 이루어 가려면 개별성과 연합성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286쪽)

나 자신에 대해서 올바르게 이해하고 건강한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나의 말과 행동, 상대방의 말과 행동이 끼치는 영향을 균형있게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함을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대화를 할 때 수면 위에 드러난 직접적인 표현에만 치중하기보다는 그 사람이 그렇게 말하게 된 배경과 의도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사실 이것을 전혀 몰라서 못한다기보다는 알고 있는 부분들이지만 막상 삶에서 실천하기 쉽지 않은 영역인데, 그런 점에서 이러한 시도와 노력을 더욱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건강한 공동체 안에 거하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생각된다.

서두에도 언급했듯이 기독교적 관점에서 심리학을 접근하는 것은 아주 의미있는 작업이다. ‘지혜와 키가 자라가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욱 사랑스러워 가시더라’(눅2:52)는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도 정서적으로 발달해가셨고, 성경에서 드러난 예수님의 행적을 통해 심리학적인 인사이트를 찾아내는 작업이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아시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마음과 생각을 지킬 수 있는 지혜를 계속해서 제공해주실 줄 믿는다.

건강한 가정,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좋은 팁들을 얻기를 바란다.

#편한마음 #두란노 #두란노서평단 #성경적마음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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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을 딛고 믿음으로 - 불확실한 상황에서 하나님을 신뢰하는 법
필립 라이큰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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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하나님을 의심하나요?”
라는 질문을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받는다면, 무엇이라 대답할까?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을 ‘의심’한다는 것은 다소 금기 사항이 아닐까 생각한다. 신앙의 연수가 깊으면 깊을수록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모든 그리스도인이 찬양 속 가사처럼 ‘모든 상황 속에서 주를 찬양하는’ 확신에 찬 믿음으로만 살아갈까?

‘이렇게 하나님을 의심해도 괜찮을까?’라는 다소 도발적인 질문으로 서문을 여는 이 책은, 의심을 통해 믿음이 성장한 성경 인물 열 명의 이야기이다. 저자는 ‘의심을 품는 것’에 대해 ‘믿음이 없음’이라 말하지 않고, 오히려 믿음으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임을 여러 ‘믿음’의 선조들을 통해 보여 준다. 이 책의 각 소제목들은 우리가 얼마나 하나님을 의심하는 존재인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 약속, 소명, 보호, 후하심, 공의, 돌보심, 치유, 부활의 능력을 의심(했거나)하는 존재이다. 저자는 ‘우리의 의심을 솔직히 인정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방식으로 그 의심을 다루’고자 한다(59쪽).

의심과 믿음은 서로 동떨어진 영역이 아니다. 저자가 인용한 필립 얀시의 표현이 아주 인상적이다. 우리는 ‘믿음의 국경지대’에 서 있다. 우리는 ‘의심하는 신자’이며, 믿음과 회의주의 사이를 자주 오가는 존재다. 믿음과 의심은 스위치를 켜고 끄는 것이 아니라 조광기를 조절하는 것과 비슷하다(173쪽). 책에서 인용된 키스 존슨의 표현 또한 주목할 만하다.

‘의심은 믿음의 반대말이 아니다. 의심은 그리스도인들이 이해의 한계 밖으로 과감히 나아갈 때 나타나는 믿음의 한 형태일 뿐이다.’ (174쪽)

‘요한의 목표는 도마를 악한 의심을 품은 자, 절대 따르지 말아야 할 본보기로 그리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요한은 도마를 그리스도인의 모범으로 제시한다.’ (195쪽)

돌이켜 보면, 나의 믿음이 바닥을 친 때는 거센 풍파에 부딪혀 허덕일 때이기보다 오히려 내가 ‘선 줄로 여겼을 때’(고전10:12)였다. 거센 풍파를 만나면 물론 힘들긴 하겠지만 그래도 자연스럽게 주님을 바라보게 된다. 의심할 겨를이 없다. 빠지면 죽기 때문이다. 그러나 빠지기 직전에는 주변을 바라보고 의심하게 된다. 이 책의 마지막에 제시된 베드로의 예가 그렇다. 그러나 믿음과 의심이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까닭은 베드로가 물에 빠지기 직전에는 물 위를 걸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저자는 베드로의 이 발걸음을 ‘닐 암스트롱의 발걸음을 포함하여 인류 역사상 가장 과감한 발걸음’으로 표현하고 있다(207쪽).

성경은 믿음의 선진들이 사실은 의심하는 자들이었음을 보여준다. 그들이 흠이 없는 순전한 믿음을 가져서 성경에 기록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의심 위에 부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그들을 믿음의 자리로 이끌어 내었음을 성경은 보여 준다.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믿음을 위해 계속해서 싸우라고 격려하는 이야기’다(48쪽).

우리는 성경에 대한 확신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살 길은 오직 말씀을 굳게 믿는 데 있다. 그러기 위해서 저자는 ‘의심하는 것을 의심’하라고 강력히 권한다.

‘우리의 의심을 의심하는 것. 이것은 때로 예수님을 믿기 힘든 모든 사람을 위한 건강한 마음의 습관이다.’(219쪽)

예수님은 물에 빠진 베드로를 건져 주신 후에 이렇게 질문하셨다.
“믿음이 작은 자여, 왜 의심하였느냐?” (마14:31)

예수님을 인격적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예수님에 대한 의심이 합리적일 수 없음을 잘 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의심하는 기적을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우리가 의심해야 할 것은 복음이 아니라 ‘사탄이 우리로 하여금 믿게 만들려는 모든 것’(220쪽)이 되어야 할 것이다. 책에서 인용된 설교자 톰 스키너의 말에 큰 공감이 된다.

‘의심스러운 것들을 이해하려고 오랫동안 애쓰던 나는 믿는 것들을 보는 편이 더 낫다는 것을 갑자기 깨달았다.’ (220쪽)

유다서 22절은 이렇게 권면한다. ‘어떤 의심하는 자들을 긍휼히 여기라.’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그렇게 하셨기 때문이다. 의심은 정죄 받을 태도라기보다는 믿음의 한 걸음을 떼기 위한 아기의 넘어짐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의심하는 태도만을 유지해서는 걸을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과 같이 의심을 ‘딛고’ 믿음으로 걸어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예수님께 시선을 고정해야 한다. 이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 많이 생각났다. 눈에 보이는 것을 믿으려는 세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믿으려고 애쓰지만 의구심이 들고, 그런 의구심을 드러내려 해도 터부시 되는 현실 속에서 주저하다 믿음의 길을 벗어날까 염려스럽다. 이들을 예수님의 사랑과 긍휼로 품어 안아주는 믿음의 선배들이 교회 공동체에 많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며, 다음세대를 양육하는 부모와 교사, 목자 등의 리더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 또한 늘 주님 앞에 믿음이 부족한 자였고 지금도 그러함을 깨닫는 은혜가 있기를 바란다.

#의심을딛고믿음으로 #필립라이큰 #두란노 #두란노서평단 #나를복음으로살게한문장 #기독교서적 #기독교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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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와 재 - 아편의 감춰진 이야기
아미타브 고시 지음, 김홍옥 옮김 / 에코리브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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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없는 무역도 무역 없는 전쟁도 있을 수 없다.” (얀 피터르스존 콘, 네덜란드 식민지 개척자, 이 책 146쪽에서 인용됨.)
인간 문명의 역사는 교류와 전쟁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둘은 언뜻 상반된 것 같지만 실상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물건’이 있다. 그런 점에서 인간 문명의 핵심적인 물건들은 단순한 물건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 책에서 인용된 미국의 역사가 윌리엄 매컬리스터(William B. McAllister)의 표현대로 ‘그 자체로 하나의 행위자’인 셈이다.

‘아편’이라는 소재는 그중에서도 독특하면서도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물건이다. 의약품 또는 마약류라는 점에서 독특하며, 근현대 제국주의의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그런데 제국주의라는 소재는 동양과 서양의 대립이지만 그 역사적 기록의 축이 서양에 치우쳐 있어서 이것을 동양의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자료는 가치가 있다.

아미타브 고시의 『연기와 재-아편의 감춰진 이야기』는 저자가 소설 『아이비스 3부작(Ibis Trilogy)』을 쓰면서 조사했던 자료를 바탕으로 아편이 현대 세계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책이다. 말하자면 소설가의 눈으로 바라본 제국주의의 민낯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아편 무역이 단순한 약물이나 상품을 넘어서서 제국주의의 도구로 사용되었으며,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이 동양 국가들에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을 강요했던 대표적인 사례임을 제시한다.

자신의 개인적인 가족사를 비롯한 경험의 측면(주관)과 역사적 자료(객관)가 적절히 결합되어 복잡다난한 아편 무역의 스토리를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은 점이 이것이다. 주로 제국주의의 피해자인 국가들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경험과 증언 등의 기록이 중심을 이루어 그들 국가들이 경험한 피해들을 감정적으로 제시하는 경향이 있고, 제국주의의 가해자였던 국가들은 그들의 입장을 여러 이론과 편향된 역사적 자료로 정당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둘 사이의 균형을 적절히 이루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역사교사의 입장에서 이 책은 ‘제국주의’라는 거대 담론을 세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된다. 중학교 교육과정에서도 ‘아편’이라는 소재는 중요하게 다뤄진다. 대영제국이 청나라와의 두 차례 전쟁을 통해 중국을 무너뜨리는 과정은 우리 역사의 흐름에도 아주 상징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편이라는 소재가 식민지화를 겪는 나라들의 상호 관계에 영향을 주는 부분까지는 다루지 못하기 마련이다. 중국과 인도의 긴장관계를 역사적으로 고찰하는 것은 현대 사회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지만, 이정도까지를 수업시간에 접근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구중심적인 세계사교육을 벗어나고자 하는 차원에서, 이 책에 나타난 다층적인 인식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있다. 이 책에서 인용된 파시교도 인도인 다다바이 나오로지의 『인도에서의 빈곤과 비영국적 통치』(1901)에서 살펴볼 수 있는 식민지 아편 무역 반대론이나, 고팔 크리슈나 고팔레의 “나는 사실상 중국인의 타락과 도덕적 파탄에서 비롯된 이러한 아편 수익을 떠올리면 언제나 깊은 굴욕감을 느낀다.”는 언급은 탐구활동 과제로 사용하기에 적절해 보인다.

역사 수업을 진행하다보면 학생들이 역사교사의 판단을 요구하는 질문을 자주 한다. “이 사람은 착한/나쁜 사람이에요?”라는 질문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우리는 ‘피아식별’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인식이 이항대립적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의 모양은 매우 다층적이다. 이러한 경향은 현대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그렇다. 영국과 인도, 영국과 중국이라는 두 축을 비교하면 간단해 보인다. 그러나 영국 내부, 중국 내부, 인도 내부의 각 사회 계층으로 들어가면 어떨까? 영국과 중국의 경우에도 아편 전쟁 이전의 불균등한 무역 구조에 대해서는 어떨까? 위의 언급과 같이 인도와 중국간의 관계는? 이렇든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고 그 안에서 역사적 판단력을 요구하는 질문은 교사와 학생 모두의 역사인식 변화에 유효하다.

아편 무역은 지나가 버린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현대 영국, 중국, 인도를 비롯한 주요 제국주의 국가와 정복을 당한 국가들 사이에 여전히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아편 무역 구조를 생생하게 바라봄으로써 국제 사회에 대한 더 깊이 있는 이해를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마약에 대한 역사적인 고찰을 한다는 점에서도 의미는 작업이 될 것이다.

#연기와재 #아마타브고시 #아편무역 #Smoke_and_ashes #에코리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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