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마음산책 짧은 소설
이기호 지음, 박선경 그림 / 마음산책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편이건 장편이건 재미있다면 다 좋아한다.

어떤 단편집들은 가끔 도대체 이 소설이 무얼 말하려고 하는 거지? 애매하고 안갯속을 헤매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러나, 이기호의 이 단편 소설집은 너무나 이해하기 쉽게 잘 써주셨으니 걱정은 No No ~~

삶의 편린들을 예리하게 잘 잡아내 어떤 편에서는 공감하고 안쓰러운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어느 편은 또 폭소가 터져 나와 얼굴에 붙이고 있던 스킨 시트가 우수수 떨어져 내리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ㅋㅋㅋ


**우리에겐 일 년 누군가에겐 칠 년**

딸이 엄마에게 선물한 봉순이. 먼저 떠난 가족의 빈자리를 채워주던 반려견.

친구처럼 가족처럼 든든히 의지하던 봉순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엄마의 마음을 알기에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법규에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처리하란 말을 차마 꺼내지 못하는 딸.

결국, 봉순이를 묻을 구덩이를 파내는데, 이때 나누는 둘의 대화가 울컥하게 한다.


** 한밤의 뜀박질**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흔히 겪는 층간 소음. 혹시 무서운 일이라도 일어날까? 했는데 다행이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너는 카프카, 나는 야누흐**

살다 보면 별의별 황당한 일이 일어나기 마련. ㅎㅎ

지하철 수사대에 끌려오게 된 주인공, 맞은편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의 손에 든 책이 낯익다.

헤어진 옛 연인을 생각나게 하는 책표지. 반가운 마음에 카메라를 켜고 최대한 티 내지 않고 조용히 몇 장의 사진을 찍었을 뿐인데..... Black comedy?

그 외 귀촌 한 아버지가 보내준 토마토에 얽힌 <두고 봐라>, 깜찍한 꼬마 아이들의 거짓말 <개골개골>, 아내의 출산 과정을 그린 <아아아아>는 정말 너무 재미있어 한 밤중 책 읽다 박장대소가 얼마 만인지.

이런 얘기 계속 써주세요. 작가님~~

웃픈 이야기 <5월 8일생> 과거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소용없다는 말> 어쩜 이렇게 재미나게 잘 쓰시는지 그래서 이기호 작가의 팬들이 많은가 보다.

** 이런 분께 추천(★★★★★)

- 유머속에 담긴 날카로움이나 진솔함을 찾는 분

- 일상에 담긴 작지만 깊은 공감을 원하는 분

- 재미난 책 찾으시는 분 누구나


민수는 남자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할머니 앞에서 최선을 다해 이리저리 도망쳐 다니는 학생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1302호 남자의 아들은 지친 기색 하나 없이 밝은 표정이었다. 민수는 말없이 그 아이의 표정을 따라 지으며 자신의 딸 또한 저런 표정으로 자라나길 속으로 바라보았다. - P17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