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고양이
이성민 지음 / 풍백미디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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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책을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부류의 책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내는 20통의 편지를 엮어 만든 책이다. 그동안 읽어 왔던 책들 중 감명받았던 문학작품을 삶과 연결해 사유하는 글을 편지 형식으로 썼는데, 젊은 시절의 자신과 비슷한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어 써 내려간 말들엔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저자는 대학시절 야학을 시작으로 논술강사, 대안학교 및 초등학교 교사, 대학 강사를 하며 지도를 하다 보니 말하기보다 잘 들어주던 어른의 이미지와 자꾸 멀어지는 것 같았고, 그 과정에서 어린 영혼들과 대화 하고 싶다는 갈망이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문학작품 속 인물과 사건을 오늘의 현실과 역사적 맥락 속에서 설명하면서 수많은 작품들을 거론한다. 

그러나 단순 책 소개가 아닌, 문학을 통해 삶과 사회의 결을 천천히 들여다 보며 깊은 사유를 전한다.

이미 읽어 본 작품도 다수 있어서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고, 아직 읽지 못한 작품은 새롭게 읽어 보고 싶은 호기심도 불러일으킨다.



목차를 보면 어떤 작품들이 다루어지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는데 이 중에서 특히 인상 깊은 부분이 있다. 바로, 박경리와 박완서를 비교한 부분과 백석 시인의 후반부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백석 시인하면 광화문 거리를 활보하던 청년기 시절의 잘생긴 모던보이를 흔히 떠올린다. 짧지만 가장 빛나던 시절이다.

이후 그는 고향인 평안도 정주로 돌아 가서 삶을 이어가게 된다. 당시 시대 상황으로선 어쩔 수 없던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김일성 체제 하에서 그의 삶을 크게 달라졌다.

백석은 아동은 아동답게 순수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 그 당시는 천리마 운동이 한창이던 시대의 사회주의 혁명 앞에서 불온한 것으로 취급되었다. 결국 그는 터무니없는 검열에 걸려 한반도에서 제일 높고 추운 삼수갑산으로 귀향을 가게 된다. 그곳에서 양을 키우고 농사를 지으며 살아야 했다.

그는 84세로 세상을 떠날 때 무려 37년을 그곳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당시 그의 시에 대대 가해졌던 비판을 보자면 헛웃음이 절로 나온다, 대체 그 당시엔 어떤 시를 써야 했던 걸까?

메'돼지

곤히 잠든 나를
깨우지 말라.
하루 온 종일
산'비탈을 감자밭을
다 쑤셔 놓았다.
소 없는 어느 집에서
보습 없는 어느 집에서
나를 데려다가
밭을 갈지나 않나!

비판 : "남의 감자밭을 쑤셔 놓고도 그것을 장한 일이나 한 줄 생각하여 이러쿵저러쿵하는 자를 조소하는 자를 강하게 역점을 찍어주지 못한 데 그 결함"(리원우 작가동맹 아동문학분과 위원장)

시인으로 시집을 내고 잡지 창간하고 편집에 힘쓰던 사람, 러시아 통역과 러시아 문학을 번역하던 사람을 서투른 농사일에 양을 키우게 하다니 게다가 그는 굉장히 결벽에 가까울 정도로 깔끔했다고 하는데 죽을 때까지 삶이 어떠했을지 생각하면 무척 가슴 아픈 일이다.

또, <삼국지>,<수호지>,<서유기>에 대한 부분도 독특한 해석이 있어 신선했는데,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저자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해석을 덧붙인다. 이 부분은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는 편이 좋겠다.

왜 제목이 <문학 고양이>일까? 궁금했는데 그 의미도 인상적이다. 고양이는 호기심과 탐구를 상징하고, 편지를 쓰는 고양이는 어린시절 책을 통해 세계를 탐험하던 저자 자이며, 편지를 받는 고양이는 그 세계로 초대 받은 아들이라고 한다.

문학 작품을 편지 형식으로 풀어 설명하기 때문에 학술적 해설서보다 훨씬 읽기 편하다는 점도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책에 대한 책을 좋아하는 독서가
 - 독서 방향을 넓히고 싶은 사람
 - 문학을 좋아하지만 어렵게 느끼는 사람
 - 문학적 사고를 키우고 싶은 10~20대
 -자녀와 독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부모
 -문학을 삶과 연결해 읽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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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고래 2026-03-28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자 이성민입니다~^^ 여름정원님의 글을 읽으니 그 편지를 썼던 시간이 떠오릅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