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작품의 양으로 알아보자. J.S.바흐는 BWV 1128까지, 비발디는 RV 819까지 현재 작품목록이 정리되어 있다.

 헨델은 HWV 612, 크반츠는 597개(크반츠는 작품번호를 매기는 순서가 가장 획기적인 것 같다), W.A.모차르트는 KV 626까지,

텔레만은 3,000여개의 작품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도 정리를 하는 중이다. 슈베르트는 D 998까지, 블레이크는

계속 작곡을 하고 있어 Op. 654까지 있다. 킬피넨은 가곡만 800곡 가까이 남겼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기록들이다. 양이 많다고해서 질까지 높다고 할 수는 없으나, 함부로 범접할 수 있는 수준은 분명

아니다. 모두 창작에 대한 열정이 용솟음치기라도 했었던 모양이다..

 

 바이올린 협주곡을 가장 많이 남긴 작곡가는 비발디인 것 같다고 이전에 얘기했었는데, 확실하지는 않았다.

 허나 아무래도 맞는 것 같다.. 솔로 바이올린 협주곡의 개수를 헤아려보니 264개에 이른다(유실된 것 포함).

 이런 말도 안 되는...(?)

 물론 모두 짧은 악장들이고, 리트로넬로 형식에 기인한 비슷비슷한 곡들이긴하나 상상을 초월하는 양이다.

 타르티니가 135곡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남긴 것을 생각해도 명함을 못 내밀 처지다(;;)

 

 바로크 시대까지 포함해서 10곡 이상을 남긴 작곡가를 꼽으라면 셀 수도 없이 많다. 그래서 고전~낭만까지

시기에 다수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남긴 작곡가를 꼽아보기로 했다(근대~현대에는 내가 잘 모르기도 하지만

바제비츠 [Grażyna Bacewicz 1909~1969]가 7곡을 남긴 것 외에 더 많은 수는 본 적이 없었다).

 

 

 

 

로드 Pierre Rode (1774~1830) '13곡'의 바이올린 협주곡

 

 

 Yo! 드디어 간간히 언급하던 피에르 로드가 등장했다. 훗. 음반에는 약간 부랑자같은(?) 이미지가 있는 로드지만 이 초상

화는 매우 기품있게 표현되어 있다. 어려서부터 바이올린에 있어서 초절정의 기교를 과시하던 인물답게 바이올린 작품을

주로 남겼는데, 파가니니의 카프리스와 쌍벽을 이룰만한 로드의 24개의 카프리스도 나름 유명한 작품이다.

 낭만의 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그의 협주곡들은 근래들어 재인식되고 있는데, '잊혀진 거장의 부활'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작품들이 하나같이 뛰어나다. 아직까지는 낙소스에서만 그의 협주곡들이 발매되고 있다.

 

 

 

 로드의 바이올린 협주곡 7번이다. 이런 작품이 지금까지 잊혀져 있었다니! 통탄할만한 일이다. 자신의 기교를 과시하기

위한 작품들을 주로 남겼다고는 하나, 이는 파가니니도 마찬가지다. 작품의 질까지 떨어뜨릴만한 일은 아니라는 얘기.

 현재는 3, 4, 6, 7, 10, 13번이 녹음되어 있다. 다른 협주곡들도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하다.

 

 

 

 

 

크라머 Franz Krommer (1759~1831) '12곡'의 바이올린 협주곡

 

 

 크라머, 크로머, 크롬머 등으로도 불린다. 동명이인인 작곡가가 꽤 많은 편이라서 프란츠 크라머만의 영역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한가지 더 애석한 것은.. 12곡의 바이올린 협주곡 중 현재까지 녹음된 것이 한 편도 없다는 것이다!(...)

 녹음이나 초연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그에 대한 평가는 미룰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의 클라리넷 협주곡이나 오보에 협주곡 등으로 보아, 조심스럽게 지레짐작 해보았을 때 모차르트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곡들이 잠들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크로이처 Rodolphe Kreutzer (1766~1831) '19곡'의 바이올린 협주곡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9번으로 유명한 루돌프 크로이처! 역시 동명이인의 작곡가가 있지만 상기의 루돌프가 잘 알

려져 있는 편이다. 역시 아직까지 모든 작품의 녹음이 이루어지진 않았으며, 조금씩이나마 재발견이 이루어지고 있다.

 로드와 마찬가지로 빼어난 기교가 살아있는 악장들을 눈여겨 볼 만하며, 마지막 작품인 19번은 나도 정말 좋아한다.

 지금까지 평가절하되고 있는 이유를 딱히 알기가 어렵다.

 베토벤과의 일화로 짐작해보건데 크로이처도 만만한 성격은 아니었던 것 같으나(?), 그런 약간의 깐깐한 성격이 자신의

작품에 결점을 남기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던 건지도 모를 일이다.

 언젠가는 그의 협주곡들이 부활되기를~

 

 

 

 

 

슈포어 Louis Spohr (1784~1859) '18곡'의 바이올린 협주곡

 

 

 키도 크고 나름 훈남(;;)이었던 루이스 슈포어. 일반적으로 15개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작품

번호가 없는 WoO의 3작품까지 포함해서 18곡을 남겼다. 하이페츠의 연주로 유명세를 탄 8번이 가장 잘 알려져 있고,

그 외에는 다른 작품의 이렇다할 녹음이 없다. CPO에서 나온 전집 앨범이 있긴하나 아직 구하질 못해 인터넷으로만

찔끔찔끔 감상하는 중..(ㅜㅜ)

 그는 바이올린 협주곡 뿐만 아니라 실내악이나 오페라 등에서도 상당수의 작품을 남겨, 아직 재평가될 부분이 많기도

하다. 피에르 로드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파가니니와의 악연(?)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들어본 일부 협주곡들의 감상은, 슈포어의 곡 또한 '묻혀있기에는 안타깝다'라는 것.

 자신의 작품으로도 당당히 평가받을만한 높은 수준의 협주곡들이다. 좀 더 활발한 녹음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

 

 

 

 작품번호가 없는 Violin Concerto in G major, WoO 9의 2악장 Adagio이다. 잔잔한 느낌이 너무 좋다~

 

 

 

 

 

베리오 Charles Auguste de Bériot (1802~1870) '10'곡의 바이올린 협주곡

 

 

 일반적으로 '베리오'라고 하면 현대 작곡가인 루치아노 베리오(1925~2003)가 주로 연상되지만 이 샤를 오귀스트

드 베리오도 나름 유명세가 있다. 보기 드문 벨기에 출신의 작곡가로, 바이올리니스트로도 명망 높았다.

 전반적인 작풍의 특징은 빼어난 기교와 프랑스적인 우아하고 기품있는 선율을 결합했다는 것. 피에르 로드와 유사하다

고 할 수 있다.

 현재 자주 애청되는 것은 없으나, 적지 않은 나이에 남긴 9번(1859)은 특히 기억해둘만한 협주곡이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건 낙소스와 CPO 레이블의 음반들인데, 그의 다양한 협주곡들을 감상할 수 있다.

 

 

 

 

 여러 정보들을 찾아보았으나, 이들 외에는 10곡 이상의 바이올린 협주곡들을 남긴 작곡가들을 찾기 힘들다(바로크 제외).

 대표적으로 비오티가 29곡을 남겼으나 많이 언급해서 제외시켰다. 이 외에는 비외탕(Henri Vieuxtemps, 1820~1881)이 7곡을

남겼다. 현대에도 많은 수의 바이올린 협주곡들을 남긴 작곡가들이 있을 수도 있으나, 정보부족으로 알기가 힘들다.

 듣기는 더 힘들고..

 

 남들은 하나 남기기도 벅찬 마당에 이런 다수의 바이올린 협주곡들을 남겼다는 것은 눈여겨볼만한 점이다.

 많이 작곡했다고 능사는 아니라지만, 하나같이 빼어나고 아름다운 곡들이며, 고전-낭만시대의 곡들이라는 점을 봤을 때,

몇 번씩이라도 무대에 올려진다면 주요 레퍼토리로 정착하기에 크게 무리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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