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도 어느덧 중순이 다 되어가고 있다. 날은 여전히 춥고, 마음 또한 시리다.

 역시 겨울에는 뭐든지 위축되는 것일까. 활동적인 면이 줄어들어서인지 잡생각만 늘게 된다.

 쉬는 날 하는 것 없이 집에서 전기장판 틀어놓고 뒹굴뒹굴 하다보면 잠들고, 밥먹고, 또 누워 있고(;;)

 책 보거나 핸드폰 만지작 만지작.. 음악 듣는 게 전부다. 아아.. 쉬는 날이 너무 허무하다..ㅜㅜ

 이럴수록 뭔가 자극적인 것(?)이 필요하겠지만.. 조금 지나다보니 그냥 그러려니~하고 지내게 되는 갑다.

 음악 듣는 것도 귀차니즘에 빠져서... 등 따시게 하고 누워서 듣다보면 잠들어버리기 일쑤다.

 수면유도로 음악을 듣는 것도 아닌데 이거야 원..

 

 ........

 내용이 자꾸 삼천포로 가는 듯.. 제목과 관련된 포스팅으로 돌아가보도록 하자(;;)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음악을 듣는 가장 큰 이유가 '듣는 게 좋아서'이다. 어떤 장르의 음악이든 자신의 취향에 맞고,

감상 후 기분이 나아진다면 듣는 목적은 다 이룬 셈이라고 생각한다.

 수필가 전혜린은 '즐거운 기분일 때는 어떤 음악이든지 즐겁게 들린다. 따라서 어느 음악을 막론하고 사랑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라고 했다. 정말이지 참말이다.

 물론 기분에 따라 이런저런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슬플 때 해독제 차원으로 경쾌하거나 발랄한 음악을 들을 수도 있고,

외려 더 슬프거나 고독한 느낌의 음악이 절실할 때도 있지 않은가.

 사실 감성적, 혹은 감상적인 클래식 음악이란 건 듣는 이의 마음에 따라 달려있기 때문에 정해진 틀은 없다고 봐도 무방

하다. 자신이 듣기에 '음..오오오...ㅜㅜ'라고 느낄 수 있을 정도면 어느 것이라도 괜찮지 않을까? ^^

 내가 들었을 때 마음이 짠했던 몇 가지 음악들을 올려볼까 한다.

 

 

 

 

Geirr Tveitt (1908~1981) - Vélkomne med Æra (Welcome with Honour), Suite 1, No. 1

 

 

 트베이트는 피아노 협주곡 추천을 하면서 몇 번 언급한 적이 있었다. 노르웨이 현대 작곡가 중 세베루드와 함께 우선시

되는 인물이긴하나 정작 알려진 것들은 그다지 없어 안타까울 때가 많다..^^

 노르웨이 민속선율을 편곡한 곡인데, 38초부터가 트베이트의 편곡버전이다.

 제목과는 다르게 쓸쓸하며 깊은 비애감을 드러내지만 실로 아름답기 그지없는 음악이다.

 왠지 모르게 겨울과도 어울리는 묘한 우수감이 서려 있는 느낌..

 

 

 

 

Guillaume Dufay (1400?~1474) - Mass For St. Anthony of Padua(Padova) - Offertorium : Veritas mea

 

 

 중세나 르네상스 음악은 개인적으로 그다지 즐겨듣는 편은 아니다. 조스캥 데 프레나 팔레스트리나, 빅토리아, 게레로

등 나름 알려진 인물들의 곡만 접해본 것이 전부여서 레퍼토리도 넓지 못한 편이다.

 뒤페는 음악사적으로 중요인물이라 그런지 꽤 많은 음반들을 만나볼 수 있다. 그의 미사곡들은 평온한 느낌의 곡들이

주를 이루지만 그 이후 세대에 나타나는 감정적인 기복의 선율도 일부 서려있다. 우아하고 표현미 넘치는 감성적인

음악.. 정말 좋다~!

 

 

 

Edward Macdowell (1860~1908) - Romance for Cello and Orchestra, op. 35

 

 

 에드워드 맥도웰이란 인물 자체가 별로 안 유명하다만 그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매우 좋아한다.

 이 작곡가의 음반들은 구하기가 어렵지만 열심히 모으는 중..^^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로망스는 짧은 형식의 소품이다. 짧지만 깊은 서정성을 가진 선율이 매력적이며,

미국의 후기 낭만주의 대표 작곡가였던 맥도웰의 작품세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Henry Purcell (1659~1695) - Bid The Virtues

 

 

 영국의 작곡가 퍼셀과 소프라노 패트리샤 프티봉을 한 번에 좋아하게 만든 바로 이 작품!!

 17C 영국 가곡의 진수를 보여주는 음악이라 할만하다. 정말이지 들을 때마다 감성 충만(;;) 시켜주는, 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가곡이다.

 

 

 

Alessandro Marcello (1673~1747) - Oboe Concerto in D minor : Adagio

 

 

 A. 마르첼로의 이 곡은 정말 유명한 선율이고, 그만큼 사랑받는 작품이다. 나도 정말 좋아하는 매력적인 곡 중 하나다.

 오보에의 매혹적 음색을 십분발휘한 그런 음악이 아닐까 한다. 들을 때마다 사색에 잠겨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맨 처음 이 곡을 듣고 얼마나 빠졌었는지 모르겠다. 앞으로도 오보에를 사용한 음악 중 이런 작품은 나오기 힘들 것

같은 생각마저 들게 한다.

 

 

 

 감성적인 클래식 음악을 올린다고 했더니 중구난방격이 되어버린 것 같다(;;)

 감정에 취하고 싶을 때, 선율에 몸을 맡긴 채 물 흐르듯 마음이 흐르도록 내버려두는 것도 괜찮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시키는 대로 놔두어 버리면, 보다 진실된 마음으로 유유하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누구나 동일한 음악에 똑같은 감정을 느낄 순 없으니, 자신만의 느낌이 드는 곡을 찾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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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아 2014-01-23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와... 진짜 곡이 마음에 들어요..
특히 'Guillaume Dufay '가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데
잘듣고 가요^^

미리내 2014-01-24 22:1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곡이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입니다 ^^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