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연주되는 바순(Bassoon = Fagott 파곳) 음악들은 대부분 바로크와 고전시대의 것들이다.

현대에는 다양한 형식의 바순 음악들이 작곡되고 있지만 대중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해 이렇다할 작품을 찾기는 힘들다.

 

 비발디의 작품은 당시에 독주악기로 사용되는 일이 드문 것이 몇 개 포함되어 있는데, 만돌린이나 피콜로, 바순 등을 위한

작품도 그 수가 꽤 된다. 이는 비발디가 그와 같은 악기의 가능성을 추구하고, 새로운 음향을 탐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비발디의 작품이 크나큰 인기를 얻고, 그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지는 불과 반세기 전이다.

 1940년대까지 그는 잊혀진 작곡가였으며, 카셀라(1883~1947)가 '글로리아'를 부활시키기전까지는 그냥 '동일한 곡을 많이

작곡한 작곡가'정도로만 치부되는 성향이 강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것이 그래들어 새로운 평가를 얻어 바로크의 거장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것이 타당하다.

 플루트 협주곡을 최초로 출판한 인물은 비발디이며, '바순 협주곡'이란 형식을 처음 남긴 인물은 분명치 않으나 비발디가

선구자 격이다. 또한 현재까지 가장 많은 바순 협주곡을 남긴 작곡가이기도 하다(39곡).

 

 

 

 

 

 물론 이전에도 바순이 오페라 간주곡이나 기타 기악곡 형식에서 사용되긴 했었으나 독주 악기로서 그 가능성을 활짝

열어놓은 것은 비발디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비발디의 바순 협주곡 중 가장 사랑 받는 것을 꼽으라면 리옴번호 RV 484인 E단조 협주곡을 꼽을 수 있다.

 

 1악장은 누구나  처음 듣더라도 그 친숙미에 귀를 기울일만하며, 3악장은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에도 사용되어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나도 비발디의 바순 협주곡 중 이 E단조를 가장 좋아한다. 다른 작품보다 선율미가 탁월하며, 쉽게 친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독주악기로써 바순의 가능성을 크게 열어놓은 작품이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유명한 작품인만큼 그동안 손에 꼽을 만한 명연들이 수두룩하지만, 이 협주곡을 처음 접하거나, 비발디의 곡들을 새로이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한 추천 곡들을 올려볼까 한다.

 

 

 

 

 

 

 

 

 

 

 

 

 

 

 

 

 

 

 

 

 

 

 비발디의 바순 협주곡들이 알려진 것은 클라우스 튜네만(Klaus Thunemann, b. 1937)의 영향이 큰데, 1970년대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들을 발견하여 연주한 공로가 크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무지치와 함께한 연주들은 선구자의 녹음이자 시대가 가도 변하지 않을 명녹음으로 꼽힐만하며, 중후한 이미지의

녹음과 연주는 지금 들어도 깊은 서정성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탁월하다.

 낙소스의 타마스 벤코스의 녹음은 현재 5집까지 나와 있고, RV 484 녹음이 없는 게 애석하긴 하지만 모두 탁월한 연주이다.

 시리즈 녹음이 현재 중단되어 버렸는지 2008년 이후 향후 녹음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녹음으로는 아졸리니의 나이브 음반들이 3집까지 나와 있으며 모두 괄목할 만한 연주이다. 3집은 그라모폰의

'에디터스 초이스'에 뽑힐 정도로 주목받았던 음반이다.

 그 외에도 바순의 거장인 발레리 포포프의 비스타 베라(Vista Vera) 레이블의 음반도 언급할 만하다.

 나긋나긋한 관현악과 비발디 바순 협주곡들의 매력을 여실히 포착하는 연주는 언제 들어도 뛰어날 정도랄까.

 다니엘 스미스는 비발디의 바순 협주곡 전곡을 녹음하였는데, 니니크 지휘의 관현악 반주가 탁월할 뿐만 아니라 유머러스

한 부분까지 세세하게 드러나는 보기드문 명연주이다.

 

 

 사실 바순이 그리 친근한 악기도 아니고, 전공자가 아닌 이상 취미로 하기는 구하기가 어려운 악기라서(가격이 매우 비싼

편에 속한다) 비주류에 속하는 것이 사실이다.

 허나 관악기, 목관악기 중에서도 저음을 내는 바순의 음색은 다른 악기와는 매우 다른 멋을 낸다.

 바순의 음색을 처음 들었을 때는 매우 독특하다고(?) 생각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고고한 멋을 자아내는 악기라고

생각되었다고나 할까. 모차르트와 비발디의 바순 협주곡들 외에도 단치나 그라우프너 등의 뛰어난 곡들이 많다.

 바순에 관심이 생긴다면 비발디의 유명한 RV 484 협주곡부터 시작해서 고색창연한 음색의 세계로 빠져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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